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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의 국회 보이콧…야전사령관 미스터X 누가 될까?

거대담론과 총론 김종인과 분담…21대 국회 내내 야성으로 각론 아우를 작전능력 필요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0.06.05 10:51:29

[프라임경제] 결국 미래통합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모두 본회의장에서 떠났다. 5일 국회에서는 의장단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개회했지만,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절차상 문제점과 위법 논란을 짚으면서 공세에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177석으로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다수결에 매몰되는 집단은 반드시 '집단사고의 위험에 빠진다는 점을 경고했고 이후 통합당 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함으로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반발 의사를 드러냈다.

제21대 국회의 초입에서, 여당과 제1야당 사이의 갈등은 이로써 일단 최악의 구도로 치달았다. 당장 언제 국회로 돌아오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여의도 정가 전반에서 치열한 민주당 대 통합당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는 새 패러다임이 등장한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제21대 국회가 본회의에서 제1야당 의원 전원이 퇴장하는 사태로 첫 단추를 끼웠다. 위기 구도에서 통합당이 향후 대여 전선 구축을 어떻게 할지 당내 거물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 프라임경제

이런 상황에서 통합당의 위기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이 지도부를 비상대책위원회에 맡긴 상황에서 갈등 진행이 쉽지 않다는 것. 다만 주 원내대표의 강경한 반대 의사와 소속 의원 전원의 퇴장 불사로 드러났듯, 통합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및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에서의 연이은 패배 등 어려운 상황에도 대여 견제와 갈등 구도 감수가 필요하다는 점에 일단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가 일단 힘을 일부 잃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근래 "(혹시 불만이 있더라도) 너무 시비를 걸지 말아 달라"면서 통합당 의원들의 당 개혁 시도에 협조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보수와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당의 본질적 철학 가치에서 김 위원장이 지나치게 보수 가치를 경시하는 쪽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내부 불만이 민주당의 독주 우려 상황과 맞물려 위기 게이지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김 위원장은 최근 '삼성 개혁'과 '기본소득' 문제로 너무 나갔다는 우려도 사는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시도는 그가 원래 경제민주화를 띄운 인물인 데다, 아이템을 선점하는 차원에서라도 잘 활용하면 괜찮은 수를 둔 셈이라는 별개의 풀이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당을 건강하게 다시 살려내는 문제 자체에 집중하고, 몇 가지 시대 담론이 필요한 거대 이슈에 특유의 식견을 보태는 식으로 당 발전에 에너지원을 공급하는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리쇼어링(해외로 떠났던 한국 기업이 다시 국내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 지원법' 이야기를 꺼낸 것이 신선했다는 평은 이런 방향으로 역할 조정이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문제는 '주전 공격수 이상의 인물' 즉 운동으로 따지면 팀의 주장 혹은 전쟁의 야전사령관은 누가 될 것이냐는 대목이다. 김종인호가 엄연히 총론 그리고 미래 한국의 발전을 위한 거대 담론을 책임지고 정당의 발전 전반을 지휘하는 총사령관 역할을 수행하겠지만, 전선의 일차적인 야전사령관은 그와는 다른 다양한 문제를 읽어내고 대응하는 각론의 총지휘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

현 상황에서는 통합당 내부 인사 중 선수와 경륜, 그리고 인품과 판단 능력이 검증된 인사들이 이 같은 역할을 하는 쪽으로 비공식 추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주 원내대표가 자연스럽게 대여 협상 재개와 대결 등 강온 양측 방법론 구사를 맡는 것도 물론 점쳐진다. 전천후 대여 창구 역할을 맡는 셈이다. 한편, 정진석 의원은 앞서 새누리당 시절 원내대표를 지냈고 기자 출신으로 판단이 빠르고 적당하다는 평이 많다. 여권의 울산광역시장 선거 개입 논란으로 조명을 받은 김기현 의원도 인품과 능력이 출중하다. 다만 선거 개입 사건 피해자인 그가 대여 강경책을 구사하는 게 맞물려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유일한 약점이 우려를 살 수 있다. 

서병수 의원도 일찍이 당 사무총장을 지내고 부산광역시장을 역임한 터라 주목된다. 본인은 후진 양성 등에 마음이 더 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회 보이콧 구도에서 통합당 신진 정치 세력을 위해 평화시처럼 일할 상황이 안 되면 그가 지금 꿈꾸는 역할론도 제약이 불가피하다. 결국 당이 힘들어질 경우 전면에 소환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 체제에 거부감을 표해온 자강론 계열에도 인재가 적지 않으나, 현 구도에서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원론적 문제가 있다. 즉 이 계열에서는 쌍두마차를 끌러 협력에 나설 가능성은 약하지 않냐는 지적이 우세하다. 

야성은 물론 능력을 갖춘 데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가 정상적인 당 지도 체제로 교체되는 상황까지 혹은 그 이후까지 모두 보면서 일을 하는 건 쉬운 게 아니다. 이번에 부각될 미스터X가 차기 당 지도부로 부각될 인사와 교집합 내지 교감 가능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관측도 그래서 뒤따른다.

21대 국회 내내 대여 대응 그리고 정부 견제의 '궤도'를 까는 것 자체보다 어려운, 궤도 밑에 받침으로 쓸 '침목'을 다듬고 운반해 주는 일을 선뜻 맡을 이는 없겠지만, 당내 거물로서 그리고 보수 정치인으로서의 숙명이라는 점에서 떠맡겨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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