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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재입찰 개막" 한남3, 1차 합동설명회서 제안강조 '진검승부'

GS "계약 후 설계변경" · 대림 "기술혁신 장수명" · 현대 "임원진이 조합원"

장귀용·김화평 기자 | cgy2·khp@newsprime.co.kr | 2020.06.05 13:36:16

한남3구역재개발조합이 정기총회 겸 1차 합동설명회를 갖고 시공사 선정 절차를 본격 재가동 했다. 사진은 총회가 열린 서울 중구 소재 제이그랜하우스 렉시가든 안팎에 조합원들이 자리잡은 모습.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과열 경쟁을 이유로 정부의 입찰 무효라는 초유의 철퇴를 맞았던 한남3구역재개발사업이 지난 4일 정기총회 및 1차 합동설명회를 갖고 본격적인 수주 경쟁 2차전을 시작했다. 각사는 과열경쟁으로 인해 사업지연을 겪은 상황을 의식해 상호비방보다는 제안내용 강조에 공을 들였다.

기호 순번 역순으로 진행된 이번 합동설명회에서 △GS건설은 계약 후 설계변경과 공사비 인상 없음을 △대림산업은 기둥보방식을 채택해 장수명주택을 짓겠다는 내용을 △현대는 윤영준 주택사업총괄대표를 위시한 임원진들이 조합원이라는 점과 아파트·상가 100%대물변제를 내세웠다.

합동설명회 전 실시된 조합 정기총회에서는 다득표자 시공사선정이 부결돼, 기존의 결선투표제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GS건설 "원안입찰 후 혁신설계안 설계변경"…대표단지 조합장 내세워

처음 발표자로 나선 기호3번 GS건설은 원안입찰 후 철거·이주 기간 내 '혁신설계안'으로 설계변경을 공사비 인상 없이 실현하겠다는 것을 주요한 약속으로 내세웠다. 여기에 권역별로 나뉘어 공사기간을 설정해 사업기간을 최대 22개월까지 단축하겠다고 단언했다.

김규화 GS건설 건축주택부문대표(사진)가 한남3구역 합동설명회에서 인사말과 각오를 건내는 모습. = 김화평 기자



GS건설의 이러한 제안은 불법논란으로 사업지연이 일어났던 조합원들의 아픈 기억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GS건설은 이러한 전략을 조합원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자사 사업장의 조합장들까지 등장시켰다. 조합장 출현은 한남하이츠 수주전에서도 사용한 호소방법으로 '자이연대감'을 부각시키는 GS건설의 주요 공략법이다.

영상에 출현한 구대환 서초무지개아파트(서초그랑자이) 조합장과 조병국 남천삼익비치 재건축 조합장은 "일반적으로 계약을 하고 나면 갑과 을이 바뀐다"며 "GS건설의 경우는 여전히 을로 남아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부산 대표 재건축으로 꼽히는 남천삼익비치는 최근 설계변경안을 통과시키면서 바다조망을 더욱 극대화시킨 전례가 있어, 이번 한남3구역 제안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설명회장을 찾은 김규화 GS건설 건축주택부문대표(부사장)는 "대한민국 최고의 유산 한남자이 더 헤리티지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림산업 "기둥보방식 장수명, 조망극대화"…특화설계·상가리츠 강조

대림산업은 기술특화와 한강조망 극대화 설계를 강조했다. 대림산업이 4세대 전략 중 가장 주요하게 꼽고 있는 완벽한 '비내력벽구조'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기둥보구조가 눈에 띄는 요소다. 상가는 리츠로 일괄매각해 미분양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제안했다.

배원복 대림산업 대표이사는 한남3구역 1차합동설명회에 직접 방문해 수주의지를 강조했다. = 장귀용 기자



흔히 라멘구조로 불리는 기둥보구조는 건물의 무게하중을 기둥과 보가 지탱한다. 이 때문에 내부 구조를 쉽게 변경할 수 있어 방 크기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특히 30년 연한이면 위험성이 커지는 벽식구조(벽체가 무게하중을 견딤)나 무량판구조(보가 없이 기둥과 벽체가 무게하중을 견딤)보다 견고해 오래 사용할 수 있어 '장수명주택'으로 불린다.

여기에 디자인혁신을 통해 트위스트타워와 틸트타워 기술을 도입, 한강조망권 세대를 최대한 늘리고 발코니와 테라스도 3775세대까지 확보하겠다는 제안도 내놨다.

현장에 직접 나온 배원복 대림산업 대표이사는 "한남3구역을 최고의 명품단지를 만들어 조합원들께 최고의 이익을 안겨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최고위 임원진이 조합원, 내 집이라 다 담아" 연대감 강조

현대건설은 윤영준 주택사업총괄 대표(부사장)가 카운터펀치를 날렸다. 작년부터 한남3구역 조합원이 됐다는 윤영준 부사장을 비롯해 김태균 도시정비영업실장(상무) 등 다수의 임원진이 조합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영준 현대건설 주택사업총괄 대표는 작년부터 한남3구역 조합원이 됐다면서 현대건설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공언했다. = 장귀용 기자



윤영준 부사장은 "작년 가산을 정리해 한남3구역의 조합원이 됐다"면서 "조합원이 되니 비로소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현대건설의 모든 역량을 담아내도록 직접 사업을 챙겼다"고 말했다.

건설업체들이 자주 내세우는 "내가 살 집을 짓는다는 마음"을 현실로 만들어 조합원들에게 구체적 제안보다 직감적으로 확실히 와 닿는 연대감을 강조했다는 평가다.

구체적인 제안 중에는 16단계 미라클윈도우로 9m 동간거리로 사생활 보호 기능 강화와 최초 일반분양가 기준, 아파트·상가 100%대물변제가 강조됐다.

여기에 더해 사업촉진비 5000억원을 약속하고, 업계 최고등급인 AA- 신용등급을 활용해 총 1090억원에 달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수수료를 아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공언했다.

상가에 관해서는 대물변제 제안과 함께 현대백화점그룹과 공조한 계열사 입점으로 분양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다득표자 시공사선정 정관 개정안 부결…결선투표 가능성 높아져

한남3구역은 합동설명회 전 실시된 정기총회에서 다득표자를 시공사로 인정하는 정관개정을 추진했지만 조합원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총회에서는 △2019년도 정비사업비 등 사용내역 의결의 건 △조합정관 개정의 건 △선거관리규정 변경의 건 △부정행위 단속반 운영 및 비용 집행 승인의 건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다.

한남3구역 정기총회 겸 1차 합동설명회장에 입장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본인 확인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 김화평 기자



이 가운데 2-2호 안건이었던 다득표자를 시공사로 선정하도록 하는 개정안이 표결에서 저지된 것이다.

이번 표결로 인해 한남3구역은 기존 정관대로 결선투표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합에서는 향후 논의를 거쳐 다시 한 번 투표방식 변경을 다룰 예정이다.

한편 이날 총회에는 서울시 공공변호사가 참석해 과열경쟁과 불법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 정부와 지자체가 아직까지 한남3구역을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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