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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범수 vs 금태섭, 작은 차이가 명품 만든다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0.06.05 23:29:17

[프라임경제] 서범수. 이렇듯 요새 행복과 불안, 그리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과 한없이 무거운 어깨를 동시에 느끼는 이가 있을까?

그는 미래통합당 소속 초선 국회의원이다. 경찰대학장과 울산지방경찰청장을 지냈다. 행정고시 합격 후 처음 발령받은 곳은 경찰이 아니었지만 이내 제복을 입고 정의사회 구현에 수십년을 바쳤다. 

그런 인연에서일까? 최근 경찰 관계자들을 만나 경찰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후속 작업 등 든든한 우군 노릇을 할 뜻을 시사했다. 

같은 당 정치인들은 대개 경찰수사권 강화에 부정적이다. 당장 김기현 의원 관련 피해 의혹만으로도 다수의 통합당 의원이 불만을 갖고 있다. 

경찰 등 여러 힘이 동원돼 울산광역시장 선거에 태클을 걸었다는 게 의혹의 골자이고, 이때 시장 재선에 실패한 김 의원은 총선을 통해 기사회생했다. 이 의혹 관련 시기에 울산지방경찰청장이었던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 수사대상으로까지 지목됐다.

그럼에도 서 의원은 친정을 찾아 소신 발언을 했다.

가뜩이나 형인 서병수 의원의 그림자 때문에 위축될 법도 한데, 날씨를 안 가리는 순찰 경관처럼 현안에 계산없이 직면하러 나선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들 형제는 총선 과정에서도 한 집안에 같이 공천을 줘도 되냐는 식의 공격에 시달렸지만, 각각 능력과 열정이 있다면 된다는 당 공천시스템 운영자들의 공감대 덕에 둘 다 등원하는 영예를 누렸다.

또다른 비교 요소는 반대 정파인 더불어민주당에 있다. 일명 조국 비리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문제로 눈 밖에 난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이번 총선 공천도 못 받았고 징계까지 받았다. 공수처 당론 투표 이슈가 징계 사유라는데, 의원의 정치적 자유와 책임을 당론 투표로 압살하면 안 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서 의원이 비록 개인적으로 금 의원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인재인지, 기자로서는 단언키 어렵다. 설사 판단이 선다 한들 언급치 않는 게 예의일 것이다. 다만 확언할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서 의원은 금 전 의원 이상의 명품 정치인으로 클 것은 당연하고, 5선인 형 못지 않은 정치 거목으로까지 자랄 것이란 부분이다. 그 바탕엔 '자유'가 있다는 점이다. 아주 작은 차이가 명품이 되고 안 되고를 좌우할 수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치에서, 결단코 '자유'는 작은 게 아니다. 

서범수 의원이 지금 등원이 기쁨과 어려운 나라 사정, 초선의 조심스러움과 여러 처신상의 힘든 점에서 오는 고심을 안고 있음을 잘 안다. 그럼에도 입법권이 있고, 자유와 신뢰를 주는 당이 있으니 지역 유권자들이 맡긴 짐이 어깨를 짓누른들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금 전 의원처럼 무기력하게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축복인가? 형을 청출어람하고 국민들을 위한 정치인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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