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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조롱을 응원으로" 비의 초심이 만들어낸 '나, 비 효과'

'1일1깡' 깡 안무 '깡 챌린지' 등 새 놀이문화…1020 새 팬층 영입 주목

김다이 기자 | kde@newsprime.co.kr | 2020.06.09 06:41:36

[프라임경제] 최근 '깡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1일 N깡 열풍을 만들어낸 가수 비. 기세를 몰아 농심 새우깡의 모델로 발탁되는가 하면 '깡 리믹스'로 음원차트를 석권하고 있습니다.

2010 MTV 무비 어워드에서 최고의 액션스타상을 수상한 비. ⓒ MTV코리아

10년 전 오늘의 이틀 전, 2010년 6월7일은 가수 비가 '2010 MTV 무비 어워드 최고의 액션스타상'을 수상한 날입니다. 이날 비는 미국 깁슨 앰피씨어터에서 열린 MMA에서 영화 '닌자 어쌔신' 주연 자격으로 안젤리나 졸리, 샘 워딩턴 등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2002년 '나쁜 남자'로 공식 솔로 데뷔를 한 비는 2003년 '상두야 학교 가자'를 시작으로 '풀하우스' 등 드라마에서 대박을 터트리며 한류스타로 자리매김했는데요. 이후 2006년 '타임지에서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한국 연예인 최초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JYP와 결별한 후 2014년 발매한 6집 RAIN EFFECT와 '깡'이 수록된 미니앨범은 '어디가요. 오빠' '차에 타봐' 등 개연성 없고 유치한 가사로 대중들의 혹평을 받게 됩니다.

특히 '깡'은 2017년 12월1일 발매된 미니앨범 'MY LIFE愛'의 타이틀 곡인데요. 당시 음원차트 TOP 100 진입에 실패하며 비의 곡 중 매우 난해하다는 평가와 함께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 비의 한결같은 스타일을 담은 '시대를 뒷선 곡'이라는 평가와 함께 '깡'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는데요. 작년 말부터 깡 뮤직비디오에는 곡에 대한 재밌는 댓글이 달리면서 해당 영상은 네티즌들의 놀이터로 전락했습니다.

비의 '깡' 뮤직비디오. 백댄서들이 RAIN이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춤을 추고 있다. ⓒ GENIE MUSIC 유튜브 캡쳐

자신의 커리어를 자랑하다가 갑자기 화려한 조명에 감싸지며,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 춤을 추지만, 자만하지 않겠다는 개연성 없는 노래. 여기에 갑작스러운 발라드 전환과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춤이 결합된 곡 '깡'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1300만회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신기한 것은 이렇듯 유치하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듯한 노래를 자꾸 찾아보게 된다는 것인데요. 영상에 달리는 댓글을 통해 많은 사람이 즐거움을 되찾으며 소통하는 '깡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있고 하루에 한 번씩은 깡을 봐야 한다는 '1일 1깡' 깡 안무를 따라 하는 '깡 챌린지' 등 새로운 놀이 문화가 생겨났습니다.

비의 '깡 신드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방탄조끼에 RAIN 글씨가 새겨진 스냅백, 꾸러기 표정 등은 비가 왕성하게 활동했던 2000년대 초반에나 볼법한 과장된 콘셉트지만, 이를 포기하지 못하는 비의 모습을 보며 대중들은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이죠.

최근 비는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대중의 '조롱'을 재치 있게 받아치면서 "1일 3깡은 기본이다"라며 쿨하게 자학개그를 선보였습니다. 또 "화려한 조명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당당하게 자신을 어필하는 모습은 깡 신드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는데요

지난 4일에는 박재범과 식케이, 김하온 등 래퍼들과 함께 발표한 '깡 리믹스'가 음원 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왼쪽) MBC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 이효리, 비가 '싹쓰리'로 음원을 준비하고 있다. (오른쪽) 박재범, 김하온 등 래퍼들이 비와 함께 '깡'을 재해석한 '깡 리믹스 버전'을 선보였다. ⓒ 비 인스타그램 캡쳐

비의 파급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천연 라텍스와 건강 기능 식품, 러닝머신 브랜드, 중국 화장품 브랜드의 모델로 국·내외를 넘나들며 광고계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1일 1깡'의 파급력으로 비는 농심 새우깡 모델로도 발탁됐는데요. '이러다 새우깡 모델 하겠다'는 유재석씨의 말이 현실화 된 것입니다. 농심은 최근 밈(meme)으로 시작된 '깡 열풍'과 맞물려 새우깡이 함께 언급되고,  많은 누리꾼들이 댓글로 모델 섭외를 요청하는데 힘입어 '비'를 광고 모델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새우깡은 내년 50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2011년 40주년 누적 70억봉. 2019년 81억봉 판매한 국민 스낵으로 연간 700억원 가량 판매됩니다. 하반기에는 M.net에서 운영하는 M2채널에서 비와 함께하는 '깡 챌린지'가 예정돼 있는데요. 최종 우승작에 대해서는 농심 새우깡 CF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들로부터 시작된 신드롬이라 너무 감사드린다. 소비자 반응에 부응하기 위해 비를 모델로 섭외하게 됐다"라며 "앞으로 대국민 참여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1일1깡 열풍과 함께 새우깡도 큰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깡을 통해 기존 비를 좋아했던 팬층이 아닌, 새로운 팬층으로 1020 MZ세대의 영입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7일 음원차트 멜론의 분석에 따르면 '깡 리믹스' 버전의 감상자 절반은 20대로 나타났는데요. 시대를 거스르며 깡과 2000년대 초반 감성이 전파되고 있는 것이죠.

비의 깡 뮤직비디오는 8일 오후 기준 약 1300만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원조 곡인 비의 '깡' 역시 지난달 25일 멜론 실시간 인기차트 8위에 진입하기도 했는데요. 현재 인기차트 100위 안에서 순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MBC '놀면 뭐하니?' 프로젝트로 비, 이효리, 유재석이 결성한 혼성그룹 '싹쓰리'가 7월 중순 발표 예정인 음원은 벌써 대중들로부터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비는 네이버TV 채널 'Rain(정지훈)'을 오픈하는가 하면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 출연해 새로운 채널을 만들 것을 예고한 바 있는데요. 이대로면 제2의 전성기라고 불릴 만 한것 같습니다.

대중의 놀림을 유연한 대처로 '긍정적 영향'으로 바꿔낸 비의 '나, 비 효과'. 앞으로 비 팬들이 이뤄내고 있는 '깡동단결'이 불러올 효과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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