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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한남3 자금유동력 총동원…'압구정현대'까지 내다본다

3000억원 규모 이익 '과감한 포기'…임원들 부서구별 없는 '조합원 행렬'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6.10 16:05:02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에서 임원들이 조합원 참여에 나서고 공사비용 이익분 감수와 원가 절감으로 3000억원 규모를 양보하면서 수주의지를 불태웠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대건설 행보의 끝자락에는 압구정현대아파트가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에서 원가절감과 이익분 포기로 승부수를 던진 가운데, 그 배경으로 한남3구역 수주를 발판삼아 '건설왕가' 자부심의 상징이었던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대건설은 사내 No.3인 윤영준 주택사업 총괄대표(부사장)을 위시해 사업팀과 설계팀 등 직접 연관부서 뿐 아니라 지원부서까지 임원들이 한남3구역 조합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현재 조합원 자격 획득을 추진 중인 임원까지 합치면 그 수가 상당하다.

이러한 조합원합류 행렬은 임원들 개개인의 이익추구보다는 "회사를 위해 직을 건다"라는 느낌이 강하다는 것이 현대건설 내부의 전언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강남권에서 'The H(디에이치)' 브랜드 공급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지만, 하이엔드 브랜드 출시가 타 업체에 비해 늦은데다 한강변에 눈에 띄는 '랜드마크'를 가지지 못했다는 약점이 있었다.

물론 최고의 부촌 아파트로 불리는 '압구정 현대아파트'가 상징적이지만 197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기 때문에 최신의 트렌드를 이끈다는 이미지와는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다. 

여기에 실제 당시 압구정 현대아파트 건립의 중심이었던 주택사업부가 HDC현대산업개발의 전신이 됐다는 점에서 '명예타이틀'의 소유권에 대한 이견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에서는 한강변에 남쪽에 위치한 반포1·2·4주구 수주에 엄청난 공을 들였었다. 한남3구역은 한강 북쪽에 위치한데다 남산을 등지고 있어, 서울 내에서 가장 뛰어난 경관 명당으로 꼽히는 만큼 큰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수주를 통해, 기존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쪽에는 한강남변의 반포1·2·4주구, 동쪽에는 한강북변의 한남3구역을 수주해 서울을 횡단하는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에서 바라다 보이는 '랜드마크' 완성 전략을 짰다. 

그런데 한남3구역에 현대건설을 포함해 시공능력평가 2~4위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과열경쟁양상을 띄었고 급기야 입찰무효라는 정부와 지자체의 결정이 사업추진을 가로막았다.

이에 현대건설은 주택사업을 총괄하는 최고 리더부터 임원들이 직접 조합원이 되는 결단을 통해 전 조직적으로 사업수주 의지를 불태웠다.

공사비도 도급건설사가 가져가는 이익을 과감히 포기했다. 원가절감과 기간단축 등 현대건설이 가진 '본원적 경쟁력'을 통해서 비용을 줄이고 회사 이익분을 줄여 3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금액을 조합에게 양보했다.

만약 한남3구역을 현대건설이 수주하게 되면 현대건설이 궁극적으로는 나아갈 방향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이다.

아직까지 재건축 추진이 지지부진한 압구정 현대아파트지만 지어진 세월을 감안하면 언젠가는 재건축이 불가피한 단지다. 단지주민들은 일반 분양분을 완전히 포기한 '1:1 재건축'까지 고려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과 마찬가지로 이익분 감소를 감수하고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에 깃발을 꽂는다면, 현대건설이 부르짖어온 '건설명가 재건'의 상징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남3구역은 임원들 다수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원가절감 등과 회사이익분의 상당 부분을 포기해 3000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조합에 양보했다"면서 "그만큼 수주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해서는 "현대건설이 처음 일으킨 상징적인 곳인 만큼 재건축이 추진된다면 당연히 큰 관심을 가지고 접근 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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