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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10년째 '제자리 걸음'

보험사·카드사, '소비자 편익' 주장하며 '줄다리기'

김청민 기자 | kcm@newsprime.co.kr | 2020.06.14 10:40:57
[프라임경제] 2020년 현재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한 장만으로 재화 및 서비스 대부분을 결제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신용카드업은 민간 소비지출의 72%를 넘어 보편적인 지급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지난 1월 말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신용카드 결제가 활성화된 가운데, 신용카드 거래 비율이 채 20%도 되지 않는 분야가 있는데요. 바로 '보험료 납부'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6월8일, 신용카드 결제금지 대상을 구체화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에는 저축성 보험을 포함한 전체 '보험상품'은 결제금지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 교보생명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보험사의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지수는 △생명보험 4.6% △손해보험 15.9%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는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금융위 "보험상품 신용카드 결제는 보험사와 카드사간 계약"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6월8일, 신용카드 결제금지 대상 구체화를 담은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어 해당 개정안은 당월 13일부터 시행됐죠.

이 개정안으로 △가계 건전성을 저해할 수 있는 도박 등 사행행위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금융투자상품 △신용공여 기간을 이용한 차익거래 및 불건전한 현금 융통 가능성 있는 예·적금 및 부금이 신용카드 결제금지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반면 저축성 보험을 포함한 전체 '보험상품'는 결제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이미 상당 기간 신용카드로 보험이 결제된 점 △공공요금에 대해서도 신용카드 결제가 확대되는 상황 △해외사례 등을 이유로 보험상품을 금지대상에 불포함한 것이죠.

하지만 보험상품에 대한 신용카드 결제는 원칙적으로 보험사와 카드사간 계약으로 제한 가능하다는 해석을 달았습니다. 이로 인해 보험사와 카드사간 '보험료 카드납부'에 대한 지루한 공방이 시작된 것입니다.

당시 보험업계는 저축성 보험을 제외한 순수 보장형 상품만 카드결제가 가능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카드사에 3%에 달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더해 "가맹점 수수료 부담은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소비자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카드업계는 "순수 보장형 상품은 10% 미만"이라며 "순수 보장형 상품만 카드결제를 허용할 경우 실제 카드결제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고 반박했죠.

당시 소비자들은 이 같은 양 업계의 갈등을 '소비자 편익'보다는 단순히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는 상황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미비한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지수…소비자는 '뒷전'

관련 법이 개정된 지 한참 지난 2018년에도 보험사·카드사의 보험료 카드결제를 둘러싼 갈등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금융당국에서는 급기야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지수'를 2018년 2분기부터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수 공개로 인해 카드 납부를 독려하겠다는 방침이었습니다.

첫 공개 당시 납부 지수는 △생명보험 4.0% △손해보험 13.2%로 나타났죠.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지수(2020년 1분기 기준)는 △생명보험 4.6% △손해보험 15.9%로 나타났다. 이는 납부 지수를 처음으로 공개한 지난 2018년보다 각각 0.6%p, 2.7%p 상승한 수치다. 사실상 제자리 걸음인셈. ⓒ 생명·보험협회


다시 그로부터 2년 뒤인 2020년 현재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 지수(1분기 기준)는 생명보험 4.6%, 손해보험 15.9%입니다. 2년 동안 각각 0.6%p, 2.7%p 상승한 수치로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것이 실정입니다. 사실상 '제자리 걸음'이라고 할 수 있죠.

손해보험이 생명보험보다 더 많이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요. 생명보험 상품은 대부분 장기간을 기준으로 설계돼, 보험사에서 카드 수수료를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품별로 납부 지수를 살펴보면, 생명보험 분야 △보장성 보험 8.6% △저축성 보험 0.7% △변액보험 0.7%로 나타났으며, 손해보험에서는 △보장성보험 14% △저축성보험 5.4% △자동차보험 72.7%입니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대부분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데요, 이는 '온라인 다이렉트 보험' 활성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죠. 아울러 자동차보험은 1년 단위로 갱신하는 특성으로 인해 보험사에서도 카드납부를 피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는 '소비자 편익' 관점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국민 대부분이 신용카드를 통해 생활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해당 사항을 두고 보험사와 카드사는 여전히 '줄다리기' 중입니다. 심지어 10년 동안이나 말이죠.

이들은 각자 '소비자'를 핑계로 자신들의 이익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업계는 카드 수수료로 인해 상승하는 보험료는 소비자에게 손해가 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으며, 카드업계는 소비자는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로 편리해질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죠. 사실상 소비자는 이미 '뒷전'인 모양새입니다.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는 이미 지겨우리만큼 상황이 진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진정으로 '소비자'를 위한 해결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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