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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부동산에 좌우' 가계대출 증가세…올해는 코로나로 반토막

이사 수요 증가에 따른 대출도 늘어나…규제에 따라 증가폭 좌우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0.06.16 07:28:30

지난 2010년6월16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당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을 완화했을 때 가계부채 급증이 우려,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등) 나중을 위해서도 이를 유지하는 게 좋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2010년 6월16일, 당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 같이 말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가계 부채 등을 크게 좌우하는 건 부동산인 듯합니다. 시장 침체시 증가세가 둔화되는 반면, 주택 거래량이 늘어날 경우 증가폭이 커지기 때문이죠. 

특히 4월은 1분기 주춤했던 이사 수요 등이 늘면서 계절적으로 대출이 늘어나는 시기죠. 이는 10년 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2010년 6월16일 발표한 '4월중 예금취급기관(예금은행+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른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대비 3조5000억원 증가한 557조7000억원입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정부 대출 규제 강화 덕에 증가세가 둔화됐죠. 

실제 가계대출 60% 정도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잔액(336조원)도 전월대비 0.76% 늘어났는데요, 2009년 5~8월 '전월대비 1% 증가율'과 견주면 증가세는 더딘 셈이죠.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412조원으로, 이중 주담대는 276조9000억원이었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1~2월 비수기와 비교하면 주담대가 늘긴 했지만, 대출 규제와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증가폭이 지난해에 비해 둔화됐다"라고 설명했죠. 

그렇다면 이후 4월 가계대출 및 주담대 분위기는 어떠했을까요. 

이후 시간이 흐른 2013년 4월 가계대출 잔액은 656조5000억원으로, 2012년 12월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주택대출(401조1000억원)이 감소한 듯 보였지만, 주택금융공사로 넘어간 보금자리론 및 적격대출 채권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2조원대 가량 증가한 것이었는데요, 특히 예금은행 가계 대출은 463조3000억원으로, 이중 주담대가 314조7000억원이었죠. 

당시 한은 관계자는 "은행 주담대가 1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지만, 기타금융기관인 주택금융공사로 넘어간 모기지론 등이 2조2000억원에 달한 만큼 실제 2조1000억원 이상 증가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로 급감했던 소비심리와 달리, 가계대출(695조5000억원)은 오히려 사상 최대치 행진을 이어졌습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484조1000억원)은 물론, 주담대(425조6000억원) 역시 전월대비 증가했죠. 

지난 2015년 4월에는 가계대출(765조2000억원)은 한은 통계 집계 시작(2003년 10월) 후 사상 첫 '월간 증가액 1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전세난에 지친 주택 실수요자가 돈을 빌려 집을 사면서 주담대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또 그해 3월 한은 기준금리 사상 최저치(연 1.75%) 인하와 함께 안심전환대출 출시 여파로 시중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연 2%대로 내려앉은 것도 대출 증가 요인으로 꼽힙니다. 

2010년 4월부터 2020년 4월 11년간 은행 가계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현황. = 전훈식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이듬해인 2018년 전후 잠시 주춤했던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781조5000억원)은 4월이 되자 주택 관련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당시 발효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양도 차익 최대 60%까지 세금 부과)'를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부동산을 급매물로 내놨기 때문이죠. 실제 주택 매매거래 감소로 주담대 증가세도 다소 둔화됐습니다. 

지난해에도 수도권 아파트 입주 관련 집단대출 수요로 은행권 가계대출은 4조5000억원 증가했죠. 주담대가 3조6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견인했는데요, 이는 4월 기준 2016년 4월(4조6000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라고 합니다. 

한은 관계자는 "(신규 매매거래보다) 집단대출 증가 영향이 컸다"며 "지난 몇 년 새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거래 수요 영향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관련 영향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분위기는 어떠할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4월은 기업대출 증가폭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9년 6월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가계대출은 주택매매 거래가 뚝 끊기면서 반토막났죠. 

한은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가계대출(915조7000억원)은 전월대비 4조9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2월과 3월 각각 9조3000억원, 9조6000억원씩 고공 행진을 이어오다 큰 폭 둔화한 것입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만큼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계대출이 자칫 국내 경제 전반에 부실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부동산대출 규제 강화로 급전을 마련하려는 수요에 더해 저금리로 돈을 빌려 증시에 투자하려는 수요까지 겹치면서 신용대출은 예년보다 2배 가까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언젠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는 다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즉, 가계 대출에 대한 규제가 되고 빚을 갚아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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