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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비무장지대 군 진출' 언급, 모호성으로 '긴장감 방부제'

당과 김씨 일가에 군부 충성 이미지 얻고 장기적으로 한ㆍ미에 부담 포석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0.06.16 08:58:05
[프라임경제] 북한군 총참모부가 비무장지대의 군 진출 등 강도높은 적대 행위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총참모부는 16일 '노동신문'에 공개보도 형식으로 이 같이 선언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13일 "다음 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라고 군 병력을 활용한 적대 행위 가능성 밝힌 것에 군부가 화답한 것이다.

총참모부는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 관계 부서들로부터 북남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하여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한 것에 대한 의견을 접수하였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군사적 행동 계획을 작성하여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특히, 군부의 독자적 도발이 아니라 북한의 총체적 정치구상으로 군사적 적대 행위가 이뤄질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노동당이 군부 우위에 있다는 지위상의 구도 표명으로도 읽혀, 권력 구조 전반이 공고함을 은연 중 강조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이어 "지상전선과 서남해상의 많은 구역들을 개방하고 철저한 안전조치를 강구하여 예견되어 있는 각계각층 우리 인민들의 대규모적인 대적 삐라 살포 투쟁을 적극 협조할 것에 대한 의견도 접수하였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총참모부의 이번 행보는 여러 함의를 갖는다. 북측이 당초 우리 시민단체가 보낸 대북 전단을 문제 삼았지만, 자신들도 삐라 발송 가능성을 방법으로 검토 중이라는 점에서 본질은 따로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대남 강경 도발인 비무장지대 군 진출과 삐라를 함께 저울질하는 것으로 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고 있는 정도라는 종합 검토로도 볼 여지가 아직 있다. 발표 형식을 공개보도로 한 점은 성명이나 담화보다 유연하고 격이 낮다는 점도 있다.

결국 김씨 일가와 당이 주도하는 강력한 대적 행보에 군부가 적극 호응, 군사적 긴장을 높이겠다는 총체적 의견인 것이다. 설사 휴전선 인근 등에서 군사 충돌이 있더라도 해석상 혼란과 대응 곤란을 한국은 물론 미국에도 유발하려는 모호성 전략일 여지도 있다. 

이는 군부의 우발 행보가 아닌 평양의 공식 방침에 부합하는 것이지만, 그 대신 전면전은 또 아니라는 이중적 태도를 내포하는 셈이다. 미국의 대선 스케쥴까지 큰 제스처 없이도 긴장감을 끌고 가려는 방부제를 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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