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대비 여전히 미흡" 내진건설 '인식 개선' 필요

2020-06-16 09:53:45

- 전문가들 "지속적 관심 통한 연구·노하우 축적 필요"

▲3월24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중장비 기사가 2017년 포항지진으로 큰 피해가 난 대성아파트를 철거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경주지진과 포항지진 등 국내 지진발생 사례가 늘어나면서 지진 방재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비용 문제가 발목을 잡아 추가적인 연구와 노하우 축적이 더딘 상황에서 의식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내에서 최근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피부에 와닿는 사례는 경주와 포항이다. 경주에서는 2016년 9월12일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해 진원지 인근은 물론 경주 중심가까지 건물이 파손됐었다.

포항에서 발생한 2017년 11월15일 규모 5.4 지진은 대학건물 일부가 무너지는 등, 지진에 대한 안전성 확보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했다. 이외에도 전남 해남에서는 지난 4월26일부터 한 달 동안 지진이 75회 관측되기도 했다. 

▲포항지진에 의해 손상된 건축물 정리. 2019년 2월 국토교통부·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발행한 '지진재난대응력 강화를 위한 건축물 손상-손실 관계를 고려한 내진성능지수 개발 최종보고서' 일부. ⓒ국토교통부·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이처럼 내진능력(지진 발생 시 건축물이 견딜 수 있는 능력)과 내진설계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관심이 오래가진 못했다.

건물 설계 단계부터 지진에 견디도록 한 내진설계란 지진에 저항성을 높이는 설계방법이다. 국내 건축물 내진설계 규정은 1988년에 처음 시행됐다. 

이후 2017년부터는 내진설계 의무 대상을 층수가 2층 이상, 연면적 200㎡이상의 건축물로 확대했다. 다만 목구조 건축물은 상대적으로 지진에 강해 3층 이상, 연면적 500㎡ 이상인 경우에 내진설계를 하도록 했다. 

특허청(청장 박원주)에 따르면 큰 지진 발생 후 면진기술에 대한 특허출원이 급증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32건이었고, 경주 지진이 일어난 2016년부터 증가, 포항지진 직후인 2018년 40건으로 역대최고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진 이슈가 수그러든 지난해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상태다.

내진기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연구·개발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에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최근 상황은 아쉬운 대목이다. 

분야별 출원동향에 대해 살펴보면, 지반과 건물을 분리하는 면진받침(지반과 건물을 분리하는 면진구조의 핵심부)에 관한 출원이 87%로 다른 분야(에너지 소산장치 3% · 시공방법 2% · 기타 주변기술 8% 등)에 비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지진에 대한 복원력을 강화하는 기술과 고무 노화를 최소화해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는 기술들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실제 국내에서 면진 구조로 지어진 건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 결국 비용이 문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면진 구조로 건축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어 업계에서 꺼리는 분위기"라며 "지진으로부터 사람과 건축물이 안전할 수 있도록 설계·시공·감리 전반에 대한 절차 및 규정이 지금보다 더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건이 발생하면 그때마다 대응하는 정부와 관계기관의 대처도 문제다. 포항지진은 850억원 재산피해와 약 1800명의 이재민을 남겼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한 배상책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진 방재 설계 구조의 종류는 크게 △내진 △제진 △면진 구조로 나뉜다. 이 중 면진구조에 대한 연구와 시공노하우 축적이 향후 경주와 포항의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내진 구조는 철근 콘크리트 내진벽과 같은 부재를 설치해 지진 발생 시 전체적인 구조나 시설물이 파손되지 않도록 튼튼하게 건축하는 것이다. 

제진 구조는 다양한 제진 장치를 이용해 건물의 강성·감쇠 등을 제어, 건물 피해를 줄이는 방식이다. 

면진 구조는 건물과 지반 사이에 추가 구조물을 설치해 땅의 흔들림이 건물에 전달되는 것을 감소하도록 설계하는 방법이다.

오랫동안 내진 구조가 주류였지만, 1995년 일본 고베에서 발생한 지진에서 내진기준을 충족한 건물 중 8% 가량이 파괴되면서 면진 구조가 주목받게 됐다.

여덕호 특허청 주거기반심사과장은 "경주·포항에서 발생했던 지진과 비슷한 규모 지진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지진에 대비해, 우리나라도 면진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시공노하우 축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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