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확대·재건축압박·법인투기차단" 정부, 21번째 부동산대책

2020-06-17 13:37:51

- 과열요인 '두더지잡기'…전문가들 "얻어걸려라 마구잡이식 규제칼날" 비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규제지역확대와 법인투자차단, 정비사업 규제강화가 골자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정부가 21번째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규제지역을 확대하고, 정비사업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금융규제로 투기성 법인투자를 차단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러한 정부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실수요자보호도 도외시한 마구잡이식 규제칼날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이번 대책발표는 지난해 12·16대책을 보완하고 다시 꿈틀대고 있는 시장을 다잡겠다는 의도에서 발표됐다는 것이 정부가 말하는 핵심이다. 다시 말해 대책이 효과가 있었지만, 최근 금리인하 등 외부요인으로 시장이 움직일 기미가 보여 이를 선제적으로 다잡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부 분석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해 급매물 위주의 시장이 운영되던 상황이 변곡점을 맞은 것일 뿐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수도권에서 汎수도권으로" 규제지역 확대…갭투자 원천차단

규제지역 확대에서는 업계 예상대로 경기·인천 등 수도권 뿐 아니라, 대전·청주지역까지 조정지역으로 편입시켰다. 투기과열지구 경기 주요지역과 인천 일부지역, 대전시 중심지역이 새롭게 포함됐다.

서울에서도 잠실 스포츠‧MICE 민간투자사업과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의 영향을 받는 송파구와 강남구 지역을 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 후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에서 발표한 확대된 규제지역표 ⓒ 국토교통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허가대상 면적 초과 토지(주택인 경우 대지지분면적을 의미)를 취득하기 위해서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해당지역에 대한 고강도 실거래기획조사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자금조달계획서도 규제지역 내 3억원 이상 주택거래 시에만 해당했던 것을 금액제한 없이 필수적으로 내도록 강화했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을 경우 6개월 내에 기존주택을 처분하고 신규주택으로 전입신고를 하도록 의무화했다. 보금자리론의 경우 3개월 내 전입신고와 1년 실거주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이를 어길 경우 대출금을 회수하게 된다.

갭투자 방지책도 내놨다. 기존에는 전세대출을 받아서 9억원 미만 주택을 구입할 수 있어 전세자금으로 주택을 구매해 재 임대를 주는 '갭투자'가 성행했다.

하지만 이제 규제지역 내 시세 3억원 이상 초과 주택을 구매하게 되면 전세대출을 즉시 회수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1주택자 대상 전세대출보증 한도를 2억원으로 인하해 갭 투자 용도로 전세대출을 받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정비사업 조이기 "안전진단강화·재초환시행·조합원분양요건추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대한 정책적 조이기도 본격화 된다. 재건축 시작의 선봉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안전진단을 강화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본격 시행되며, 조합원 분양을 받기 위한 거주요건이 추가됐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에 따른 재건축부담금 시뮬레이션 결과. ⓒ 국토교통부



안전진단강화는 광역자치단체의 권한강화와 현장조사 중요성 대두, 부실안전진단에 대한 제재강화를 골자로 이뤄진다.

2021년부터는 1차 안전진단 기관 선정권한을 기존 시·군·구의 기초자치단체에서 광역시·도로 변경하고, 2차 안전진단 의뢰 주체도 광역시·도가 담당하게 된다.

서류심사 위주에 그쳤던 1차 안전진단에 대한 적정성검사도 철근부식도·외벽마감상태 등 정성적 지표 검증을 위해 2차 안전진단 기관의 현장조사를 의무화한다.

2차 안전진단 자문위원회도 분야별 분리를 통한 개별심의와 총점 비공개로 그간 제기됐던 판정에 대한 자문위원의 부담감을 줄여 책임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허위작성 시에만 처벌됐던 안전진단보고서 작성책임에 대해 부실작성에 대한 과태료 처벌을 신설하고, 허위·부실 작성 적발 시 안전진단 입찰제한(1년)도 추가했다.

조합원 분양 조건도 까다로워진다. 기존에는 거주여부에 상관없이 조합원 분양자격이 주어졌지만 12월로 예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이후에는 합산 거주기간 2년을 넘겨야 조합원분양신청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올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된다. 가장 먼저 적용될 단지로는 한남연립과 두산연립이 예상된다.

부담금 산정은 종료시점과 개시시점의 공시가 차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 12월 경 한국감정원을 통해 동일한 공시비율 산정에 대한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법인활용 투기근절" 종부세·대출규제…부동산매매업 '법정업종'으로

정부는 법인을 활용한 투기수요를 근절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기존에는 개인·법인에 대한 구분 없이 납세자별로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을 합산해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했지만, 앞으로는 법인 보유 주택에 대해 최고세율을 단일세율로 세금을 부과하게 된다. 단 사원용 주택, 기숙사 등에 대한 비과세 특례는 유지된다.

다주택자가 개인과 법인으로 소유를 나눠 납세자별 종부세를 내게 돼 공제를 받았던 현행 편법도 앞으로는 법인에 대한 종부세 공제를 폐지하기로 해 길이 막히게 됐다.

여기에 지금까지는 법인이 보유한 8년 장기 임대등록 주택(수도권 6억원, 비수도권 3억원 이하)은 종부세가 부과되지 않았지만, 이번 정부 개선안에는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종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법인이 주택 양도시 발생하는 추가세율도 기존 10%에서 20%로 상향하고 추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됐던 8년 장기 임대등록 주택 양도도 추가세율을 적용한다. 이외에 법인거래에 대한 실거래 조사 강화도 실시된다.

그간 자유업으로 영업을 영위한 부동산매매업도 설립요건과 의무사항 규정 등을 마련해 '법정업종'으로 편입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왕창 쏟아낸 정책…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글쎄…"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대책에 대해 오히려 실수요자들을 압박하는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와 함께 또 다른 풍선효과를 낳을 뿐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번 방안은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강화가 돼 정책의 방향성이 무주택자와 실수요자를 위한 방안인지 의구심이 생긴다"면서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의 규제로 주택거래시장에 불법거래들도 향후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진단 추가적 강화와 재건축 부담금 징수는 재건축사업 장기화를 야기해 신규주택구매와 재개발입주권투자가 성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지영 양지영R&D연구소 소장은 "시장의 기대감이 꺾이지 않는 이상 투자수요는 또 다른 규제 구멍을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미 투기과열지구보다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가 덜한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일부 서울 집값을 뛰어넘는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소장은 또 "재건축안전진단 절차를 강화하고, 재건축부담금을 제도개선 하는 등 재건축을 규제하는 것은 공급부족에 따른 불안감을 더욱 조성해 새 아파트 가치를 더 높이는 부작용이 크다"고 말한 뒤 "현재 대출을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사람들은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가진 준 실수요자들이 많다. 때문에 전입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투자수요를 차단하는데 큰 도움은 되지는 않을 뿐더러 오히려 전입 의무로 인해 전세 물량이 감소하여 전세시장 불안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준열 투자의신 대표는 "이번 정부 들어서만 정책이 21번이나 나왔지만 결국 시장을 잡은 것은 코로나였고, 코로나가 둔감해지고 급매물이 소화되자 시장이 다시 움직이는 상황이지 않냐"면서 "두더지잡기 식으로 문제발생 지점을 때려봤자 또 다른 곳에서 튀어 오르는 상황만 반복될 뿐"이라고 단언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오히려 평범하게 직장인들에게는 관련 증빙서류 발급받으러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다. 투기세력을 잡겠다는 자금조달계획서 때문에 실 거주하려는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까지 묶여서 피해를 보게 된다"면서 "갭투자 또한 결국 집값이 뛰는 것을 눈으로 본 무주택자들의 '불안감'에 기인하는 것으로 지나친 '투기' 프레임 씌우기는 옳지 않다"고 바라봤다.

이어 "규제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들기 전에 급격하게 오르는 국내 물가 등 현상의 근본적 원인을 직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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