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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재보험사' 신규설립 유도한다는데…그게 뭐지?

보험사를 위한 보험사…원보험사 경영 안전성을 위해서 필요해

김청민 기자 | kcm@newsprime.co.kr | 2020.06.17 15:04:23
[프라임경제]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재보험사 신규설립을 유도해 재보험시장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어느 분야든 경쟁이 강화되면 △가격·서비스 개선 △R&D 투자확대 등이 활성화돼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곤 합니다.

이처럼 재보험시장도 경쟁이 강화되면 다양한 혜택들이 생길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하지만 '재보험'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재보험이란 무엇일까요?

'재보험'이란 보험사가 인수한 보험계약 관련 보상책임의 일부 또는 전부를 다른 보험사에게 전가시키는 보험을 의미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재보험은 보험사를 위한 보험입니다.

이 같은 재보험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을 재보험사라고 부릅니다. 즉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증권을 발급한 원보험사에게서 위험을 전가 받는 보험사가 재보험사인 것이죠.

아울러 재보험사도 인수한 위험의 일부 혹은 전부를 다른 재보험사에게 다시 전가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를 재재보험이라 하고, 해당 보험사를 재재보험사라고 지칭합니다.

얼핏 들으면, 고객의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사가 다른 재보험사에 보험을 가입한다니 다소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재보험의 필요성을 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강력한 지진으로 다수 건물이 붕괴되고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등 사고로 인해 천문학적인 비용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손해에 대한 보험금이 한 보험사에 집중적으로 청구된다면, 해당 보험사는 단 하나의 원인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악화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심각할 경우 파산에 이를 수도 있게 되겠죠.

이 경우 해당 보험사의 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은 앞으로 보험보장을 받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매우 심각한 경제적 · 사회적 피해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죠. 즉 보험사 경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재보험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외에도 △보험사 인수 능력 증대 △보험계약자 보호 △신상품 개발 지원 등 재보험이 필요한 다양한 이유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재보험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최초 전업 재보험사는 독일의 콜론 재보험(Cologne Reinsurance)으로 지난 1846년에 설립됐습니다. 이후 스위스 재보험(Swiss Reinsurance)이 1863년에 설립되는 등 유럽을 중심으로 여러 재보험사가 탄생했습니다.

이 재보험사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특히 1950년 이후 전 세계적인 추세로 퍼져나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재보험사가 필요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태풍 루사와 매미를 들 수 있습니다.

실제 이들은 각각 지난 2002년·2003년 한반도를 강타해 막대한 피해를 입혔는데요. 보험 손실액만을 따져봐도, 루사는 6조원 규모, 매미는 약 6445억원 보험피해액을 입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일 보험사들이 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았을 경우, 여러 보험사가 도산했을 가능성이 있는 피해액입니다.

해외 경우, 9·11테러와 태풍 카트리나를 들 수 있습니다. 특히 '9·11테러'의 경우 약 47조원에 이르는 관련 보험금 청구로 인해, 대형 재보험사들 재무건전성이 취약해지거나 파산 및 인수합병되는 등 세계 재보험 시장의 판도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세계 주요 재보험사들로 △스위스 리(스위스) △뮌헨 리(독일) △하노버 리(독일) △버크셔 해서웨이(미국) △로이드(영국)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세계 10대 재보험사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도 '코리안리'(003690)라는 재보험사가 있습니다. 국내 유일한 재보험사입니다. 당사는 지난 1963년 국영기업인 '대한손해재보험공사'로 설립돼, 2002년 현재 이름인 '코리안리재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세계 10위권 재보험사로 성장했습니다.

코리안리는 국내에 유일한 재보험사이기 때문에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오해를 사곤 합니다. 물론 당사는 설립 이후 약 30여년 간 원보험사의 코리안리에 대한 '의무출재규정'에 따라 국내 재보험시장을 독점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1997년 해당 규정이 폐지돼, 국내 재보험시장 자유화가 이뤄졌죠. 현재는 다양한 해외 재보험사들이 국내 재보험시장에 진입한 상태로, 국내 보험사들은 세계 주요재보험사들과 거래를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더해 금융위원회는 신규 재보험사 설립을 유도해 국내 재보험시장 경쟁을 더욱 활성화할 방침입니다.

재보험은 현행 보험업법에 따라 손해보헙엄의 한 종목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곧 해당 법안 개정을 통해 별도 재보험업으로 분리할 계획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재보험사 △허가요건 △영업행위규제 등 다양한 분야의 규제 완화 및 차등화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특화 재보험사 출현에 따라 재보험시장의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금융위원회의 계획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국내 재보험시장은 현재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향후 새롭게 탄생할 재보험사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한 성장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재보험사로 거듭나는 모습을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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