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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MSCI 선진지수 불발…여전히 넘지 못한 벽

MSCI 신흥시장 지수 한국 비중 축소…중국 1위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06.24 08:31:02
[프라임경제] 세계 최대 증시 관련 지수 산출 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는 글로벌펀드 투자기준이 되는 대표적 지표로 최초 국제 벤치마크입니다. 

MSCI 신흥시장 중국 A주 편입 결정 하루 만인 2017년 6월22일 당시 중국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선전(CSI) 300지수가 전날 종가보다 1.33% 뛴 3,635.53에 거래됐다. 이는 장중 기준으로 지난해 1월4일 이후 1년5개월 만에 최고 기록. 사진은 MSCI 세바스티안 리프리히 전무이사가 뉴욕 증권거래소 입회장을 방문한 모습. ⓒ 연합뉴스

MSCI지수는 크게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중심의 세계지수(World Index)와 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지수(Emerging Markets Index)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 가운데 한국시장이 포함된 지수는 '신흥시장지수'를 포함해 '아시아지수' '극동지수' 등이 있습니다. 

이 중 한국증시를 가장 잘 설명하고 해외펀드들이 한국시장에 투자할 때 투자판단으로 삼는 대표 지수는 '신흥시장지수' 입니다.

10년 전 오늘 2010년 6월24일 한국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세 번째로 불발됐습니다. 

◆MSCI 선진지수 편입 불발…업계 '각양각색' 반응  

MSCI 지수를 작성하는 MSCI바라사는 당시 한국 MSCI 선진지수 편입 실패와 관련해 "경제 발전과 증시 규모 및 유동성, 그리고 여러 가지 시장 운영 기반 등은 선진 시장 기준을 충족한다"면서도 "투자자들은 특히 중요한 시장접근성 문제에 대해 계속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한국 증시에 대해 "수년간 시장 접근성 면에서 개선이 있었으나 아직 선진시장의 기준을 충족하기에 여전히 불충분하다"며 "한국 원화의 활발한 역외 시장 부재, 역내 외환시장의 제한적 거래시간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식을 거래하려면 미리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이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될 경우 수조원, 많게는 수십조원의 외국인 신규 자금이 국내 증시에 들어오고, 국가적 위상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선진지수로 편입 후 거액의 외국 투자자금이 신규 유입되면 환율관리가 어려워진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실제 편입 불발 이후 삭티 시바 CS증권 글로벌이머징마켓전략 대표는 "MSCI의 편입 효과로 유출되는 자금보다 유입되는 자금이 더 많다는 의견도 있지만, 외국 투자자들이 IT와 자동차 등 대형주 위주로만 대응할 가능성이 커 한국증시 전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죠. 

그러면서 "한국 시장이 외국인의 유출입에 휘둘리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탄탄해지는 등 내실을 다진 이후에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는 것이 더 좋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2008년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처음으로 포함됐지만 원화 환전성 개선과 코스피지수 이용권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해 2014년부터 명단에서도 빠진 뒤 2020년 현재까지 MSCI 선진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MSCI 신흥국지수 한국 흔드는 중국

이후 2017년 한국이 계속해서 MSCI 선진 지수 편입과 씨름할 때 중국 본토에 상장된 이른바 A주(중국 A주)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에 성공하면서 신흥국지수엔 지각변동이 생깁니다.

중국 본토 상장기업은 내국인만 투자할 수 있는 A주와 외국인이 투자 가능한 B주가 있는데요, 홍콩 거래소를 통해 선전과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거래할 수 있는 '선강퉁'과 '후강퉁'이 열리면서 A주가 사실상 외국인들에게 허용된 것입니다. 

중국 증시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됨과 동시에 외국인이 자금 재배분에 나서면서 한국 증시에서 일부 투자자금 이탈은 불가피했습니다. 졸지에 한국과 중국 증시가 MSCI 신흥시장 지수 안에서 공존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을 나눠 갖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었죠. 

때문에 중국 본토기업들이  MSCI 신흥시장 지수로 들어오면서 지수 변경 때마다 국내 기업들이 MSCI지수에서 제외되는 일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MSCI는 2018년부터 중국 A주를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포함시켰고 갈수록 그 비중을 대폭 올려왔습니다.

결국 2019년 3월 기준 국내 증시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5%에서 12.9%로 감소, 종목수 역시 114개에서 107개로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기업 비중은 31.85%에서 34.02%로 증가했죠. 

외국인 자금이탈도 MSCI지수 변경마다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2019년 지수조정이 적용된 5월과 8월, 11월 한 달 동안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 각각 2조5000억원, 2조3000억원, 3조5000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신흥시장 지수에서 한국 기업 비중이 줄면서 한국의 국가별 비중 순위도 2위에서 3위로 하락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한국증시가 MSCI 선진국 지수에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MSCI가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국내 외환시장인데요, 원화가 환전성이 부족하기에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서는 뉴욕이나 런던 같은 외국에 원화시장을 개설해 24시간 원화가 거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역외 외환시장을 열면 사실상 환율시장 개입을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역시 사실상 포기 상태죠.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역외 외환시장 개설의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국내증시 비중이 계속 줄어들면서 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출되는 것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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