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계획 보류한 김정은, 지원 등 대화 틈새 열어보려는 속셈?

2020-06-24 08:39:42

- 강경 대립 무리수는 김여정 두고 열매는 1인자 오빠가 챙기는 구도 확인

[프라임경제] 북한이 대남 긴장감 조성에 쉼표를 찍을 태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3일 대남 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등장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그는 한때 사망설에 휩싸였지만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다만 이후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역할이 늘어나 의문이 증폭돼 왔다. ⓒ 연합뉴스



24일자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5차 예비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중앙군사위가 보고한 최근 정세를 평가했다. 아울러 총참모부가 앞서 제기했던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요군사 정책 토의안 심의가 이뤄졌고 전쟁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적 대책을 반영한 여러 문건도 도마에 올랐다. 북한의 군사력을 누가 지배하는지 자연스럽게 과시하기 좋은 무대였다는 풀이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북한이 대남 제스처 변화 문제를 저울질하는 게 아니냐는 풀이와 함께, 미국을 향한 태도에도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김 위원장은 건강 악화설과 사망설 등 다양한 난제를 겪었다. 잠시 건재함을 과시하는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으나, 이후 동생 김여정 노동장 제1부부장이 전면에 등장, 앙칼진 태도로 대남 압박을 진두지휘함으로써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 바 있다.

김 제1부부장의 이 같은 역할 증대에 김 위원장의 유고 가능성 등 그의 역할 줄이기가 필요한 불가피한 상황을 점치는 시각도 대두됐었다. 다만 한편에서는 김 제1부부장은 어디까지나 2인자로 북한의 대남 전략 구사에서 궂은 일을 도맡으면서 오빠인 김 위원장을 위한 방패 역할을 한다는 시각도 대두됐었다.

결국 김 위원장이 이번에 전면에 나서면서, '대남 강경 기조는 일단 김여정 선에서 관리'라는 전제가 확인된 셈이다. 대남 공세를 펼치고 여기에 무게감을 싣고는 싶은 게 분명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군사적 모험 등을 최고 지도자가 처리하는 국가적 결단 상황은 아니라는 발뺌의 여지를 북한이 바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존 볼턴 전 백악관 보좌관 회고록 문제 등으로 고전하고 있으나, 좀처럼 평양에서 바라는 대로 국제 정세가 풀릴지 단언하기는 어려운 점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미국 대선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터에 북한이 대남 압박이나 대미 강경책으로 일관하는 데 약간의 부담을 느껴 쉬어가기를 바라는 것일 수도 있다. 

볼턴 회고록 내용이 북한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하노이 협상 당시, 북한 측에서 유연한 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자꾸 영변과 제재 전반을 교환하자는 억지를 부렸다는 것.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매파인 볼턴 측에서 지나치게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워 일을 망쳤다는(북한과의 대화 기회를 통째로 깼다는) 일말의 대북 동정론이 함께 피어오르는 상황이다. 북한으로서는 강한 제스처로 일관하면서 무리수를 둘 상황을 줄곧 겪다가 잠시 진공 내지 공백이 생긴 셈이다. 이를 어떻게 해결하거나 활용할지 북측도 고심이 없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평양에서는 당장 대남 기류를 확실히 온건하게 가져가는 등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도 정중동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안테나는 다만 서울이 아니라 워싱턴이지 않겠냐는 추론이 뒤따른다. 일단 동생이 벌인 무리수를 좀 수습하러 최고 지도자까지 직접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를 다시금 대남 지원책 요구 압박으로 사용할지 등을 타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이번에 북한이 확인하고 또 불만을 드러냈듯, 대북 제재를 푸는 문제 등은 우리 측이 임의로 할 수 없음이 명백하므로 결국 원하는 바를 위해서는 미국과 한국 모두와 어느 정도 대화를 이어갈지 조율을 해나가야 하는 게 북측의 과제라고 하겠다. 중요한 과제 해결을 위해 동생을 잠시 옆으로 비껴서게 하고 다시 '김정은 부각' 카드가 사용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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