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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그때나 지금이나 최악 남북관계 "6·15성명 20주년도 무색"

6.25 70주년에도 남북 갈등 첨예…'핵폐기·경제제재' 해법 없인 평화 소원해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06.25 07:54:18

10년 전 이명박 대통령이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6.25전쟁 6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6.25전쟁이 발발한 지 올해로 70년째를 맞고 있는데요, 시간이 지나도 한반도 곳곳에 아직도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상흔이 남은 것처럼 우리 기억과 가슴 속에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60주년이자 '6.15 공동선언 10주년'이던 지난 2010년 당시에도 남북 관계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었죠. 특히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은 지금까지도 남북 관계 주요 장면으로 회자될 정도로 국민들 공분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거치며 경색국면이던 남북관계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통일이 거론될 만큼 진전을 이루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하노이 북미회담(2019년)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북한은 대남 비난을 이어갔고, 최근에는 대북전단을 빌미로 그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6·25 전쟁 60주년 이후 여전히 불안정한 외줄 위에서 밀고 당기기를 멈추지 않고 있는 남북관계의 지난 10년을 돌아봤습니다. 

◆롤러코스터 같았던 남-북, 북-미 관계

10년 전 2010년 6월25일 개최한 '6.25 전쟁 60주년 기념 행사'에는 국내외 주요인사와 참전용사 등 50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정부 주도로 열리는 첫 행사였던 만큼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그날 이명박 전 대통령은 "60주년을 맞아 북한이 더 이상의 무모한 군사도발을 중지하고 7000만 민족이 다함께 사는 길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천안함 도발 사태 탓일까요.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탈북자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대북 전단을 북쪽으로 날리는 행사를 진행하는 등 북한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고, 당시 남북간 분위기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냉각됐죠. 

이후에도 냉랭했던 남북관계는 좀처럼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급기야 북한은 계속되는 대북 제재에도 아랑곳 않고 '핵 도발 감행'을 통해 전 세계를 위협했죠. 2017년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북한을 향해 규탄하며 경고 메시지를 어필했지만, 만족할 만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죠. 

그러다 2018년 1월 개최된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분위기가 반전됐는데요, 그해 4월27일에는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까지도 탄생했습니다. 

2018년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남과 북을 대표하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 분계선을 사이에 둔 채 악수를 나누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죠. 일각에선 '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할 정도로 그야말로 남북이 하나 된 모습이었죠. 

두 차례에 걸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은 그동안 교착상태에 놓였던 북미 관계에도 '청신호'를 켰습니다. 서로에게 막말을 내뱉던 북한과 미국은 이후 정상회담을 통해 거리를 좁히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역사적인 합의문을 채택하고, 서명식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행복한 상상은 딱 여기까지 였을까요. 베트남 하노이에서 또 다시 회동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아무런 합의도 이뤄내지 못했죠. 그리고 이후 북한은 다시 냉랭한 태도를 취하면서 햇빛 가득할 것 같았던 남북관계도 다시 얼어붙기 시작했습니다.

◆10년 지난 지금도 반전은 없다

이처럼 하노이 북미회담 전까지만 해도 통일을 꿈꾸던 우리가 그토록 기대한 반전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또 다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분위기죠. 

실제 북한 김여정 노동장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남조선 당국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대북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 조항을 결코 모른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군사도발 가능성을 언급한 북은 불과 3일 만에 남북 대화창구인 북한 개성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을 비방하는 사진과 글이 적힌 '대남전단 살포' 협박까지 아끼지 않았죠. 

즉, 불과 2년 만에 남북은 또 다시 갈등국면으로 접어 들었습니다.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인 동시에 6·15선언 20주년입니다. 어느 때보다 남북평화를 외쳐야 할 시기임에도 '대화창구 폭파'라는 초강수와 함께 분노의 막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있어 6월25일은 가슴 아픈 역사의 날입니다. 이날만큼은 부디 남한도 북한도 한발씩 물러나 서로를 향한 비난을 멈추고 끔찍했던 70년 전 그날의 비극을 떠올려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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