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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통화정책, 코로나 회복 전망까지 완화 유지"

소비자물가 상승률 당분간 0% "코로나 후에도 상당기간 저인플레이션"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0.06.25 16:37:2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국은행


[프라임경제] "앞으로 통화정책은 우리경제가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

이주열 한국은행(이하 한은) 총재가 25일 열린 '2020년 상반기 물가설명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열린 설명회는 한은이 물가상황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동시에 물가안정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연 2 차례에 걸쳐 물가 안정 목표 운영 상황을 알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 총재는 최근 물가와 관련 "1월 중 1%대 중반을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이후 빠르게 둔화돼 4월 중 0.1%로 낮아진데 이어 5월 –0.3%를 기록하면서 물가안정목표(2%)를 크게 하회했다"라고 설명했다.

한은 측은 물가상승률 둔화 요인으로 코로나19 확산이 글로벌경제 전반에 전례 없는 충격을 초래하면서 물가에도 상당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활동 위축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한편, 수요측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여행·숙박·외식서비스를 중심으로 물가상승압력이 약화됐다. 

여기에 무상교육 확대와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 사회보장 강화 및 소비촉진책도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바라봤다. 

이주열 총재는 향후 물가여건에 대해 "최근 주요국 경제활동이 일부 재개됐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여전히 높아 국내외 경기와 국제유가 회복세는 완만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당분간 0%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내년 이후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사라지는 가운데 경기 개선을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지겠지만,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속도는 상당히 더딜 것"으로 첨언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과 관련해 "우리경제가 코로나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라며 "이런 가운데서도 금융불균형 누적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도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울러 위기가 진정되면 확장적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미리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실질금리 인하를 위한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에 대해선 "코로나19 전개상황, 그리고 그것이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안정상황 변화 등을 점검하면서 신중하게 판단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이 경기침체에 그치지 않고, 경제주체 행태와 경제구조에 변화를 불러 향후 확산이 진정되더라도 물가 흐름에 구조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위기상황에서 대규모 해고라든가 매출 급감을 경험한 경우 극단적 위험회피 성향을 갖는 이른바 슈퍼 세이버(super saver)가 증가할 수 있다"라며 "이런 경우 경제주체 재무건전성은 개선될 수 있으나, 경제 전체적으로 '성장의 한 축'인 소비와 투자 회복이 더뎌지고 이는 다시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이런 요인들을 고려할 때 물가는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에도 상당기간 저인플레이션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향후 한은 정책과 관련해 "현행 물가안정목표제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통화정책 유효성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개발해 활용할 예정"이라며 "물가안정목표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통화정책체계도 국제논의를 참조하면서 모색하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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