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오늘] '잠실주공5단지' 여전히 오리무중…재개발·재건축 제자리 왜?

2020-06-28 08:33:36

- 조합 투명성·전문성 높이고, 정부 규제 현실화 시급

[프라임경제] 10년 전인 2010년 6월28일 서울 송파구청은 잠실주공5단지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조건부 재건축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해당 단지의 재건축 추진은 2003년 12월29일 추진위 승인으로 시작됐으며 추진위 승인 후 안전진단 통과까지 약 6년6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10년이 흐른 지금까지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은 오리무중입니다.

▲26일 촬영한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1978년 준공된 잠실주공5단지는 2010년 6월28일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다. = 김화평 기자


잠실주공5단지는 강남권의 대표적인 중층재건축 단지로 1978년 부지면적 34만6500㎡에 3930가구가 입주해 있으며 용적률 138%가 적용됐습니다. 

해당 단지는 2003년 추진위 승인 당시 112㎡·6억3000만원에서 71.4%(4억5000만원)가 올라 2010년 6월에는 약 10억8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2010년 6월23일 서울시는 건축위원회를 열어 잠실 제2롯데월드 신축공사 계획을 조건부로 통과시켰는데요. 업계 전문가들은 제2롯데월드 건축안이 통과된 것에 더해 잠실주공5단지 조건부 재건축 판정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었죠. 

당시 잠실주공5단지 추진위는 용적률 최대 300%를 목표로 잡고 전체 9800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안을 검토했습니다. 또 송파구 관계자들은 2012년 이주 및 착공에 들어가 2015년 하반기에 입주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 오늘날까지 재건축 사업은 안개 속에 있는데요. 급기야 지난달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승인은 서울시와 청와대가 적극 나서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 김화평 기자


한 달 동안 20만명 이상 동의를 받은 청원에 대해서는 정부 및 청와대 책임자가 답변을 해주지만, 안타깝게도 해당 청원은 21일 1757명 동의로 청원종료됐습니다.

잠실주공5단지 뿐만 아니라 최근 정비사업에서는 시공사를 선정하고도 사업 추진이 더딘 곳들이 적지 않은 실정인데요. 사업이 지연되는 데 여러 요인이 있지만, 조합원 간 불화 등 내부요인과 인가절차와 관련한 외부요인으로 크게 나뉩니다. 

먼저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은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2018년 시공사 선정까지 10년이나 걸렸습니다. 그러나 최근 기존 시공사인 롯데건설의 대안설계가 인허가를 받지 못했고 조합장 해임까지 진행되면서 사업이 더욱 지연되고 있습니다. 

또 흑석3구역에서는 비정상적인 옵션비·사업비 증가에 대한 의혹 제기와 함께 해임된 조합장 금고에서 조합원 이름이 새겨진 '막도장'과 조합원 신분증 사본까지 대거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합임원들이 위법행위를 자행해 조합원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동대문 제기4구역 조합장이었던 이씨는 2014년 8월부터 3년 동안 정비업체 선정 대가로 A정비업체 대표에게 4억1900만원 뇌물을 받고, 자신이 상정한 안건에 대한 서면결의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7년에 벌금 4억2000만원, 추징금 4억1900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강남권에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우려한 정부와 지자체가 안전진단이나 분양가 책정 등에서 제동을 거는 경우가 많습니다. 

19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이미 재개발·재건축을 완료했으나 이보다 앞서 지어진 △압구정 현대아파트(1976년) △잠실주공5단지(1978년) △대치동 은마아파트(1979년) 모두 서울시와 갈등을 겪으면서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편 총 사업비 7조원에 달하는 한남3구역에서는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입찰 무효 결정을 시작으로 △검찰 수사 △재입찰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일정이 지연됐었죠. 

한남3구역은 2003년 뉴타운 지정 후 △2009년 정비구역 지정 △2012년 조합설립인가 △2017년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 △2019년 사업시행인가를 거쳐 마침내 2020년 6월21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현대건설(000720)을 시공사로 선정했습니다. 

흔히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말하지만, 정비사업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인 것 같습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정부 규제의 문턱을 현실화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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