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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금소법 첫 언급 10년 후 본회의 통과 쾌거…조직적 금융범죄 막을 최후의 보루?

"금소법 통과 후에도 금융 규제·감독 정책의 전면전 개편 논의도 필요한 상황"

박성현 기자 | psh@newprime.co.kr | 2020.06.29 07:47:22

2010년 6월2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자본시장연구원·서울대학교 금융법센터가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처음 언급된 용역보고서를 발표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10년 전 오늘 2010년 6월29일은 한국개발연구원(KDI)·자본시장연구원·서울대학교 금융법센터가 금융소비자보호 업무를 전담할 별도의 기구를 설립하자는 내용이 담긴 용역보고서를 발표한 날입니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금소법)이 처음 언급된 것으로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이날 발표된 해당 용역보고서는 금융위원회가 발주했습니다. 세부 사항으로 △금융소비자보호법 △금융자문업 별도 규제 신설 △판매업무의 직접판매·중계·자문 등 세분화 시킨 후 별도 규제 △소비자의 손해배상 청구권 보장 및 집단소송제 도입 등이 담겨 있습니다.

이 보고서가 발표된 후 금융위는 당시 글로벌 트렌드에 맞추면서 감독기관의 이해관계 상충을 막기 위해 해당 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줬습니다.

반면 금감원은 현실적인 감독업무 관련으로 혼란이 불가피하며, 자칫하면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금융위는 다음 날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금융소비자 전담 기구 도입 또는 금감원의 조직과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를 진행하거나 입장을 정리한 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2008년 세계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입장에서 금융회사 규제에 너무 소홀했다는 반성 때문에 대안 중 하나로 금융소비자 보호기구 설립에 관한 논의가 진행된 것입니다.

이후 2011년엔 박선숙 당시 민주당 의원이 금융소비자보호법을 발의했으며, 보도해명자료의 영향 등을 받아 2012년엔 비영리법인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이 설립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제정 관련으로 논의만 됐을 뿐, 금소법이 통과되지 않아 금융소비자원이 △고위험 파생상품의 불완전 판매 △시세 조작 및 회계부정 등의 조직적 금융 범죄로 인한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특히 독일 국채 10년물과 미국과 영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를 기초자산과 관련된 파생결합상품(DLS·DLF) 사태와 플루토-TF1호와 테티스 2호에서만 1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로 인해 국회 내에서 다시 논의가 됐으며, 8년 만에 금융소비자보호법이 통과됐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융소비자보호법)이 최초 발의된 지 약 8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 연합뉴스


하지만 지난 달 20일에 열린 '라임사태의 전개와 정책과제' 토론회 참석자들은 모태펀드 확대와 오는 8월에 시행되는 벤처투자촉진법 등으로 인한 사모투자 확대로 제2의 라임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라임자산운용 관련으로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25일 에스모의 시세조종에 가담해 부당 이득을 챙긴 대부업자 황모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 연합뉴스


한편 지난 25일 라임 자금이 투자된 에스모의 시세조종에 가담해 100억원이 넘는 부당 이득을 챙긴 대부업자 황모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라임자산운용과 관련된 법정 싸움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개별 재판만 10건이 넘고 아직 기소되지 않은 사건들도 있어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보여 10년 전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처음 언급된 금소법이 통과된 지금 상황에서도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업 육성과 금융시장의 신뢰 및 무결정 유지를 양자택일적인 접근 방식으로 통제를 한다면 금융시장의 발전과 선진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금소법은 통과됐지만 이후에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 규제·감독 정책의 전면전 개편을 위한 논의가 계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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