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식거래‧양도세' 부과, 또다시 '기울어진 운동장' 될까?

2020-07-02 09:22:10

[프라임경제] 최근 정부가 발표한 금융세제 개편 방안에 대한 '갑론을박' 여론이 뜨겁다. '양도세·거래세'는 한국증시에서 뜨거운 감자에 해당되는 만큼, 향후 증권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이후 이번 개편안이 또 한 번 기울어진 운동장을 연상시키고 있다며, 국민청원과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정책적인 반대 의견을 모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5일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주식투자로 거둔 매매차익에 대해 오는 2023년부터 2000만원 초과 수익분에 20%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주식을 매도할 때 0.25%씩 원천징수하던 증권거래세는 단계적으로 줄여나가 2023년부터는 0.15%로 낮아질 예정이다. 기존에는 주식투자에 따른 매매차익에 별도 세금 없이 거래세(매각대금 0.25%)만을 부과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올린 '주식 양도세 확대와 증권거래세 확대'에 대한 비판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청원인은 "대한민국 증시는 세계 증시 중 이머징 증시 국가에 포함되고 있다"며 "이머징 증시 국가 중 주식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국가는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선진증시 국가에서 주식 양도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대한민국과 비교대상인 대만주식도 양도세를 부과했다가 증시가 폭락해 이를 취소했다"며 "일본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주식 양도세를 부과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한 투자자는 "양도세 부과대상을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늘려 현금부자들이 유입돼야 한다"며 "국내증시가 성장하기 위한 이점을 살리는 정책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대만의 경우, 지난 1988년 9월 세제개편 발표 후 19일 만에 지수가 8798포인트에서 5615포인트로 36.2% 급락했다. 거래대금도 크게 줄어 세수까지 줄어드는 부작용을 낳았다. 결국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재무 장관이 물러난 바 있다.

다양한 비판 여론에 정부는 지난달 30일 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어 개인투자자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2023년 이전에 발생한 양도차익은 과세하지 않도록 의제 취득 기간을 둘 예정이며, 현재 발생한 투자수익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증권거래세에 대해선 재정적 측면뿐 아니라 기능적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존치될 필요가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획재정부의 정책적 입장이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을 납득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수십 년째 정체된 국내 증시, 경쟁력이 사라졌다고 평가받으며 자금력 있는 투자자들은 해외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떠나 주식시장은 국내 남아있는 유일한 중산층 탈출구라는 것이 투자자들의 의견이다. 특히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주식시장이 해외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선 국내 시장의 장점들이 더욱 돋보여야 하는데, 어떠한 투자자가 없던 세금이 다시 부과되는 것에 찬성할 수 있을까? 

그나마 현재 '동학개미'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을 버티고 있는 와중에 '양도세 확대'라는 정책적 이슈가 다시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세계국가별 양도세율의 경우를 살펴보면 미국이 0~20%, 영국 10~20%, 일본 20%, 독일 25%, 프랑스 30% 수준이다. 이와 비교해 한국은 22~27.5%(지방세 포함)로 높은 편에 속한다. 손실공제기간은 한국이 3년이며, 미국, 영국, 독일은 무제한, 프랑스는 10년이라는 점에서 형평성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 있다'란 명제엔 동의한다. 그러나 여타 홍보 또는 10년간 공청회 한 번 없이 급작스러운 양도세 정책을 내놓는 것은 국민들의 반감을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꾸준한 의견조율 기간을 가지며, 이에 정책적인 부분을 논의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소득과 과세라는 명제 하에 급진적인 정책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기재부는 다음 달 이와 관련 한 공청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7월말 세법 개정안에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을 넣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청회에선 국내증시에 대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불만이 가득한 개인투자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정책과 논의 방향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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