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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혁신 신약개발에 '총력'…연구개발 성과 기대

혈액항응고제 '나파벨탄'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능 확인…임상 2상 진행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0.07.02 15:13:34
[프라임경제] 종근당(185750)이 지난해 매출액 대비 13%인 13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데 이어 올해 역시 1500억원 이상 투자를 목표로 글로벌 혁신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곳곳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6월 새로운 기전으로 주목 받고 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이 영국 규제당국(MHRA)으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 받은 데 이어 항암이중항체 'CKD-702'가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성과를 거뒀다. 

2월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의 전임상 결과를 '유럽크론병 및 대장염 학회'에 발표해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종근당 최초의 바이오의약품인 빈혈치료제 '네스벨'이 국내와 일본에 출시되며 바이오 시장 진출의 시작을 알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 한국원자력의학원과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세포 수준에서 종근당의 혈액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키로 했다.

임상시험은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개발한 임상 프로토콜을 활용해 코로나19로 폐렴 확진을 받은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나파벨탄의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식약처에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며, 추후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나파벨탄의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분해효소 'TMPRSS2'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3000여 종의 물질을 대상으로 세포배양 실험을 통해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능을 탐색해왔으며, 나파모스타트가최근 코로나19 치료제로 미국 FDA의 긴급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에 비해 사람 폐세포 실험에서 수백 배 이상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해외 임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종근당은 지난 22일 항암이중항체 바이오 신약 'CKD-702'의 전임상 결과를 미국암학회(AACR, 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미국암학회 연례 학술대회는 매년 약 80여개국에서 2만5000명 이상의 연구자, 임상의, 보건산업 종사자 등 전문가들이 참여해 암 연구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연구 학술행사다.

종근당이 지난해 매출액 대비 13%인 1300억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데 이어 올해 역시 1500억원 이상 투자를 목표로 글로벌 혁신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 종근당


종근당은 CKD-702의 항암 효과와 작용 기전을 확인하기 위해 비소세포폐암 동물모델에서 CKD-702 단독요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CKD-702는 암세포주에서 암의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 hepatocyte growth factor receptor)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를 동시에 억제하는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기존에 사용되던 c-Met, EGFR 표적항암제(타이로신키나제억제제, TKI)에 내성이 생긴 동물모델에서도 항암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CKD-702는 c-Met와 EGFR에 동시에 결합해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고 두 수용체 수를 감소시켜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살상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ADCC, Antibody-dependent cellular cytotoxicity)을 일으키는 등 세 가지 작용기전으로 표적항암제의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위암, 대장암, 간암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글로벌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CKD-508' 유럽 임상 1상 승인…글로벌 신약으로 성장

최근 유럽 임상 1상을 승인 받은 'CKD-508'은 혈액 내 지방단백질 사이에서 콜레스테롤에스테르(CE)와 중성지방(TG)의 운반을 촉진하는 콜레스테롤에스테르 전이단백질(CETP)의 활성을 억제해 저밀도콜레스테롤(LDL-C)을 낮추고,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C)을 높여 주는 기전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다. 

종근당은 CKD-508의 이상지질 동물 모델을 이용한 약효 평가 실험에서 LDL-C과 LDL-C에 함유돼 있는 아포단백(Apo-B)이 유의하게 감소하고 HDL-C이 증가하는 우수한 지질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CKD-508은 안전성 문제로 개발이 중단됐던 기존 CETP 억제제인 아나세트라핍(anacetrapib)과 토세트라핍(torcetrapib)과 달리, 지방 조직에서 약물이 축적되거나 혈압이 상승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은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유럽에서 진행될 임상 1상 시험에서 약물의 안전성과 지질 개선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CKD-508은 스타틴으로 조절되지 않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또 다른 치료 옵션을 제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약물로, 현재 60억달러 규모에서 2027년 1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세계 이상지질혈증 시장에서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6월 새로운 기전으로 주목 받고 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이 영국 규제당국으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 받은 데 이어 항암이중항체 'CKD-702'가 '미국암연구학회'에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진은 종근당 효종연구소. © 종근당


현재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혁신신약 후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KD-506'이다. CKD-506은 HDAC6를 억제해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을 조절하는 T 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면역 항상성을 유지시키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치료제다. 

전임상과 임상 1상을 통해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했으며 현재 유럽 5개국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a상을 완료한 상태다. 

종근당은 CKD-506을 기존 관절염 치료제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신약으로 개발하고 향후 미충족수요가 높은 여러 자가면역질환으로 적용범위를 넓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 사태에도 불구, 탄탄한 본업 역량 증명" 

샤르코-마리-투스(CMT, Charcot-Marie-Tooth) 치료제인 'CKD-510'에도 HDAC6을 억제하는 플랫폼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CMT는 유전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돼 정상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희귀질환이지만 현재까지 확실한 치료제가 없다.

CKD-510은 HDAC6를 억제해 말초신경계 축삭수송기능을 개선시켜, 네트워크 기능을 유지시키는 기전의 치료제로 현재 유럽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CKD-701'은 현재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국내 25개 기관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1년까지 임상을 완료해 연 200억원 규모의 국내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과 4조원 규모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는 종근당에 대해 코로나19 확산 사태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본업 역량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박병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의 1분기 실적은 개별기준 매출액 연간 25%, 영업이익 연간 56% 성장하며 코로나 영향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며 "영업이익에서 큰 폭의 성장을 견인한 원인은 작년에 신규 도입한 케이캡이 1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이 컸다"고 설명했다. 

선민정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대부분의 비용을 감소시켰음에도 불구, 경상연구개발비를 전년 대비 무려 29%나 증액시키면서 연구개발에 투자를 과감하게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럽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는 CKD506도 올해 11월6일 개최되는 미국 류마티스학회(ACR)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드디어 올해부터 종근당의 연구개발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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