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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긴급'하게 보고받고 시시함에 그친 '대통령의 무게감'

청와대 브리핑까지 해가며 중계했지만 기존 정책기조 '중언부언'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7.03 17:11:23
[프라임경제] 실망스럽다. 기대가 무색하다. 일정에도 없던 국토교통부 장관 긴급보고를 받고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내용 이야기다.

주무부처 장관을 긴급하게 찾아 묻고 내린 '네 가지 큰 방향'이라는 것을 살펴보면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다. 그저 기존 정부 입장을 중언부언했을 뿐이다.

실수요자나 생애최초구입자, 전월세 거주자의 부담을 확실하게 덜고 보호한다는 거창한 말을 내세웠을뿐 제시한 내용이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오를 대로 올라버린 주택가격은 세금완화 운운 이전에 '희망'을 꺾어버린다. 주택가격이 오르는 이유를 문재인 대통령을 위시한 정책 입안자들만 모르는 듯하다.

신종코로나감염증 확산으로 주택거래활동 자체가 위축되면서 우리에게 나타난 급매물 위주의 부동산 가격 하락세는 많은 시사점이 있었다.

결국 수요가 없으면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가장 기초적인 경제원리인 수요공급 법칙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도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요 감소 현상은 일시적이다.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은 교육환경, 경제활동 여건, 교통 등 모든 요소에서 지방과 비교할 수 없는 인프라를 갖고 있다. 심지어 주택마련의 기회를 제외한 다른 기회들까지도 지방보다 훨씬 많다.

이미 오른 가격을 지불할 능력도 없기 때문에 받을 수 있다는 세금완화 혜택이라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도 못한다.

주택공급을 조일대로 조이는 상황에서 특별공급은 하늘에서 나는 것인지 문재인 대통령이 이야기한 '생애최초 구입자들이 조금 더 쉽게 주택을 공급할' 정도로 공급될 만큼 주택시장에 물량이 있는 지부터 체크해야 옳다.

결국 물량이 적으니 이 적은 물량으로 이득을 보겠다는 '투기세력'이 나타난다. 말 그대로 가격을 '농단'하는 질서교란자들이다. 전체 발행주식이 적어 작전세력의 먹잇감이 되는 주식의 우선주 시장처럼 결국 투기꾼들이 놀도록 판을 마련해 준 것은 물량을 조인 정부다.

투기꾼이 놀도록 판을 만들고는 말로만 투기세력을 규제하라고 지시한다. 그런데 대통령을 둘러싼 참모진들은 다주택자들이 수두룩하다. 학창시절 문제를 일으키면 하곤 했던 1:1면담을 해야 참모진들이 팔까말까 한다는 소식은 놀라울 것이 없다.

결국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물량은 서울로 진입하지 못한, 진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방편에 불과하다. 이를 늘려봤자 전 국민이 수도권을 제외한 자신의 고향을 등지고 모두 올라오지 않는 이상 끝이 없는 싸움이다.

마지막 당부라는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과 "보완책이 필요하면 주저하지 말고 언제든지 추가 대책을 만들라"는 지시도 뜬구름잡기와 두더지잡기식 정책난사를 계속하겠다는 말로 비친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와 지시 한 토막은 숙고에 숙고를 거쳐 나와 우리사회에 '아젠다'를 설정하도록 유도하고, 국민통합과 미래로 전진하는데 쓰여야 한다.

그러나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긴급보고 사실을 알리고, 지시사항까지 정리해 발표하는 등 요란을 떤 것에 비해 이번 대통령의 당부와 지시는 알맹이가 부족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번 긴급보고와 지시에서 나타난 '대통령의 무게감'은 다소 시시한 측면이 있었다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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