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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대한민국=우주강국' 이끌 국산 위성 '천리안 2호'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0.07.06 08:02:50
[프라임경제] "목표 정지궤도 진입 성공."

우주 관련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대사 같습니다만, 10년 전 오늘인 2010년 7월6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바로 남아프리카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에 위치한 우주센터에서 아리안-5ECA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 천리안 위성이 목표 정지궤도(동경 128.2도·적도 상공 3만6000㎞) 진입에 성공했던 것인데요. 

천리안은 국내 자체 연구개발에 의해 제작된 첫 정지궤도 위성이었던 만큼, 그 기대가 남달랐었습니다.

그러나 천리안은 시작부터 삐끗했죠. 2010년 6월24일에 발사하려 했던 천리안은 카운트다운 47분37초를 남긴 상태에서 멈췄습니다. 발사체 상단과 1단의 압력이 저하된 탓에 발사가 중단된 것인데요. 

국내 연구개발에 의해 제작된 첫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위성을 탑재한 아리안-5ECA 발사체가 2010년 6월27일 오전 6시41분(현지시각 26일 오후 6시41분) 남미 프랑스령 가이아나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곧바로 천리안 위성 발사관리단은 해당 문제는 센서 오작동 때문이었고, 센서를 교체한 결과 압력이 정상임을 확인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천리안은 다음날인 25일에도 발사가 또 실패했으며, 우여곡절 끝에 27일에 발사됐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해 △방송통신위원회 △국토해양부 △기상청 4개 기관이 2003년 9월부터 3500여억을 투입해 개발한 천리안 위성은 7년간 하루 24시간 내내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반도 주변의 기상과 해양을 관측하는 임무를 띠고 있었습니다.

발사 과정은 험난했지만, 천리안은 제 몫을 톡톡히 해냈는데요. 천리안 1호는 발사 후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난 10년간 매일 8회씩 1시간 간격(태양빛이 있는 오전 9시~오후 5시)으로 한반도 주변의 해양변화를 관측을 하며, 적조 및 녹조 정보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제주 해역에 대량 출몰해 피해를 주는 괭생이 모자반을 탐지해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프랑스와 공동 개발한 GOCI(해양관측용 센서)의 관측 자료가 활용된 SCI(과학기술인용색인)급 국제논문도 지난해 기준 230여 편에 달했는데요.

천리안 해상관측위성이 지난 2017년 4월23일 촬영한 괭생이 모자반 사진. 초록색을 띤 것들이 괭생이 모자반. ⓒ 연합뉴스


무엇보다 천리안 1호를 통해 해양 위성 운영 경험을 축적하면서 해양 위성 자료처리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대기 정보 기술은 해양 발생 신호만을 추출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해 해외에 조언을 해주는 수준에 이르렀죠.

당초 GOCI의 설계수명이 7년이었음에도 천리안 1호는 현재 3년째 연장 운영 중이며, 오는 2021년 3월께 임무가 종료될 예정인데요. 

물론, 그 자리를 대체할 또 다른 누군가와의 바통 터치 역시 준비돼 있습니다. 지난 2월 발사된 천리안 2B호의 해양탑재체 GOCI-Ⅱ가 임무를 이어가게 됐는데요. 

앞서 2018년 12월에는 천리안 2B호의 쌍둥이인 천리안 2A호도 발사됐었습니다. 현재 천리안 2A호는 지난해 7월부터 강우 강도, 지표면 온도 등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죠.

천리안 1호의 후임인 2호가 2A와 2B 두 대가 나눠진 것은 각 탑재체의 성능이 크게 향상됐기 때문입니다. 고성능의 탑재체들을 위성 한 기에 모두 실을 수 없어서 위성 2기를 제작하고 기상관측과 환경·해양관측이라는 임무를 나눠준 것입니다.

실물 크기의 정지궤도 복합위성인 천리안위성 2A호. ⓒ 연합뉴스


현재 천리안 2B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주도로 궤도상 시험운영 및 각종 센서의 최적성능 구현을 위한 검정 및 교정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험운영이 마무리되는 올해 10월부터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양위성센터)에서 생산되는 기초자료들이 해수부(국립해양조사원 국가해양위성센터)를 통해 국민에게 서비스될 예정이죠.

2021년 상반기부터는 누적된 관측 자료를 활용해 분석‧가공된 다양한 해양 정보를 제공하게 될 계획인데요.

천리안 2A·2B호는 기존 천리안 1호보다 공간해상도가 4배 정도 개선돼 보다 선명한 영상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능 개선을 통해 기존에 식별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요. 

천리안 1호는 지난 10년 동안 유용한 정보를 축적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을 넘어 해양관측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위상도 높여줬습니다. 

실제로 천리안 1호의 해양탑재체를 통해 확보된 위성자료 및 활용 기술들은 천리안 2A·2B호의 해양탑재체 운영을 위한 듬직한 기반이 돼주기도 했죠.

천리안 1호가 그랬던 것처럼 천리안 2A·2B호도 해양관측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할 위상을 다시 한 번 높여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데요. 이는 천리안 1호가 프랑스와 공동 개발이었던 것과 달리 천리안 2A·2B는 국내 기술로 본체를 설계, 조립, 시험한 '국산 위성'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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