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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 없는 M&A 불가능" 제주항공, 이스타항공에 마지막 경고

인수 관련 내용 외부 유출에 불쾌감 드러내…'셧다운·구조조정 지시' 논란에는 반박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0.07.07 16:06:11
[프라임경제]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 측에 10영업일 이내에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했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다."

7일 제주항공(089590)은 무산 위기에 놓인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이 같이 밝히며, 이스타항공의 선행조건 미이행 시 계약파기가 가능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제주항공은 양사 최고경영자 간의 통화내용이나 협상 중 회의록 같은 엄격히 비밀로 유지하기로 한 민감한 내용들이 외부에 유출된 것에 대해 "비도덕적인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하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 것이다.

앞서 이스타항공 노조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게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하자 자신들이 확보한 회의록과 녹취록을 공개하며,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셧다운(전면 운항중단)을 지시하고 희망퇴직 규모도 사전에 산정해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 제주항공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경영상 어려움에 따라 양사 협의를 통해 이뤄진 운항중단 조치를 마치 제주항공이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처럼 매도한 것은, 어려움을 겪던 이스타항공을 도와주려던 제주항공의 순수한 의도를 왜곡한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이스타항공의 셧다운과 관련해 제주항공은 "요구하거나 강제한 사실이 없다"며 "주식매매계약상 그런 권한이 있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제주항공은 "당시 국제선은 이미 셧다운해서 운항하지 않았고, 국내선은 운항을 하더라도 변동비용을 커버할 수 없어 운항할수록 적자만 늘어나는 상황이었다"며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주항공 전 대표이사는 국제선과 마찬가지로 국내선도 셧다운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했고, 최종결정은 이스타항공의 의사결정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또 구조조정 지시 논란에 대해서는 "이스타항공의 거짓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스타항공 노조가 언론에 공개한 파일이 사전에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다분해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노조에서 언론에 공개한 파일에는 구조조정 목표를 405명, 관련 보상비용 52억5000만원이 기재된 엑셀 문서가 있었는데, 이는 3월9일 12시 주식매매계약 후 양사가 첫 미팅을 하고, 같은 날 17시경 이스타항공에서 제주항공으로 보내준 엑셀 문서의 내용과 동일하다"며 "이것은 이스타항공이 이미 해당 자료를 작성해뒀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 이스타항공


아울러 제주항공은 자신들이 수행해야할 선행조건들은 모두 완료된 상황인 반면, 이스타항공은 선행조건 이행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게 요구하고 있는 선행조건은 임직원들에게 체불한 임금지급을 포함해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조업료 및 운영비 등의 각종 미지급금이 포함된다. 

제주항공은 "타이이스타젯 보증문제가 해결됐다는 증빙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 계약체결 이후 미지급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라며 "그 외에도 이해되지 않은 선행조건이 다수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이렇게 이스타항공 측의 선행조건 미이행이 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종결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인수합병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지자 이스타항공이 상황 반전을 위해 꺼내든 카드인 이상직 의원의 자녀들이 보유한 이스타항공의 지분(이스타홀딩스를 통해 39.6% 보유) 헌납에 대해서는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이스타항공은 대주주가 헌납한 지분을 토대로 체불임금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지분 헌납으로 발생되는 금액으로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서다.

제주항공은 "지분헌납으로 체불임금(약 260억원)을 해결하면 딜을 클로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스타홀딩스 보유 지분에는 제주항공이 지불한 계약금과 대여금 225억원에 대한 근질권이 이미 설정돼 있어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 상의 없이 지분 헌납을 발표할 권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게다가 실제로 지분 헌납에 따라 이스타항공에 추가적으로 귀속되는 금액은 언론에 나온 200억원대가 아닌 80억원에 불과해 체불임금 해결에는 부족하다"라며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은 약 1700억원인데, 현재 상황대로 딜을 클로징하면 1700억원대의 미지급금과 향후 발행할 채무를 제주항공이 부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끝으로 제주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됐고, 양사 모두 재무적인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번 인수에 대해서 동반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M&A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결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것인 만큼 견실하게 회사를 운영해 갚을 수 있는 확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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