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영의 Law포유] 코로나19 지침 어긴 강남 유학생, 손해배상 책임 있나?

2020-07-13 09:38:19

[프라임경제] 중국 우한지역에서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 누적 확진자 수가 283만 명, 사망자 수는 20만 명을 넘어서면서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 확산을 은폐하고 미흡하게 대처해 피해가 커졌다는 이유로, 중국에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소송이 제기된 손해 배상액 규모는 3경 20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가 소집단 중심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어 재유행이 우려되는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법적인 분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가 신천지교회를 상대로 1000억 대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열제 10알을 먹고 제주도 여행을 강행한 안산시 거주 확진자와 강남 거주 유학생 모녀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국가의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그들은 손해배상책임이 있을까?

현재 자가격리 조치는 감염병예방법 제42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감염병에 관한 강제처분으로서 이루어지고, 이를 위반할 시 동법 제79조의3 제4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법이 개정돼 법정형이 강화된 것인데, 최근 격리시설을 무단이탈해 근처 산으로 도주했다가 붙잡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자에 대해 담당 재판부는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처럼 자가격리 조치 위반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뿐만 아니라,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하였으므로 위법행위를 한 자로서, 민법 제750조가 적용돼 불법행위 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의 경우,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되면 가해자는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확진자가 자신의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외출해 영업장 등을 방문한 것만으로는 '고의 또는 과실'을 입증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로부터 자가격리 조치 받은 자가 그 조치를 위반하거나, 확진자가 감염 증상을 느끼고도 고의로 외출해 다중시설을 이용하고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켜 손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된다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회사와 근로자 사이에서도 근로자가 코로나에 감염된 사실 만으로는 근로자를 징계하거나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하지만 회사가 구체적으로 명확한 행동지침 마련해 사전 알리고 주의할 것을 통보했음에도 이를 위반해 격리지침 등을 무시하고 출근한 경우에는 근로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이를 징계하거나 근로자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할 것이다.

법무부도 4월28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격리조치위반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매뉴얼'을 지방자치단체 및 유관부처에 배포하여, 자가격리 조치 위반자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임을 간접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한편, 어떠한 경우에 신종 출현 감염증에 대한 정부 대처의 미흡을 이유로 정부 또는 지자체에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는지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2015년 유행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 속칭 메르스 감염과 관련하여 최근 정부를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 판결들의 결론이 하나씩 나오고 있다.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에 따라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 

국가배상법 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해당 공무원이 자신에게 주어진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 주의의무 위반과 손해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야 한다.

이에 전염병 방역 등에 관해 공무원이 주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에 대해 대법원은 구체적인 사안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누가 보더라도 현저하게 불합리한 경우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그리고 메르스 감염과 관련해 최근에 나온 손해배상 판결들의 결론들을 살펴보면,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서 공무원들의 과실과 사망 사실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 정신적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도 하고, 상당인과관계의 부존재를 이유로 국가의 불법행위 책임을 부정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판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승소 가능성은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전세계가 방역 모범 국가로 인정하고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많은 국민들이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쳐 방역이 느슨해진 틈을 타, 코로나가 다시 유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고생하고 계시는 의료진들의 노고를 명심해 자신은 물론 모두의 안전을 위해 국가의 방역지침을 잘 준수해야 할 것이다.

김찬영 변호사·공인노무사 /스마트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대한진폐보호자협회 자문변호사 / 서울특별시 노동권리보호관 / 한국폴리텍대학교 자문위원 / 양천구 노동복지센터 자문변호사/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산업안전보건과 의료 고위과정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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