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형의 직업병 이야기] 직업병,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

2020-07-14 15:19:03

[프라임경제] 19세기 초반 산업화가 태동해 지금의 첨단 IT 산업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은 공장의 생산라인과 하나가 되어 피와 땀을 흘렸다.

인간은 결코 기계가 아니기에 생산라인에서의 희생은 직업병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고 직업병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그 시절 사람들은 국가로부터 적절한 보호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사회에서 도태되고 말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간 존엄성과 노동에 대한 존중이 중요시되면서 산업재해에 대한 인식 역시 크게 개선되었다.

이에 직업병은 더는 근로자 개인이 감내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 차원에서 보호받아야 할 문제로 자리 잡았고, 이를 반영해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 질병 승인율은 2018년의 경우 2017년보다 19.1% 상승한 63%를 기록해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정부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직업병 문제는 아직 사람들의 피부에 와 닿지 않고 있다. 사람들은 아직도 직업병에 대해 매우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며, 극히 일부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문제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과연 직업병이 가끔 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일부 사람들만의 문제인가?"라는 물음에 필자는 근로자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해당될 수 있는 문제일 수 있으며, 지금 내가 앓고 있는 질병이 어쩌면 직업병일 수 있다고 답하고 싶다.

직업병이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개인적 소인, 각종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인 요인, 기초 질환 및 기존 질병 등 다양한 요인이 업무와 관련되어 발생한 질병을 의미한다.

직업병과 관련한 대표적인 법령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직업병을 업무상 질병이라는 개념으로 업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인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등 근로자의 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된 질병 및 그밖에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질병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뇌심혈관계질병 및 근골격계질병 등 업무상 질병의 종류를 열거하면서도 여기에 열거되지 않은 질병이라도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다.

결국 질병의 원인이 업무와 관련성이 있는지가 직업병을 판단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 업무는 어떠한 형태로든 질병의 요인이 될 만한 요소를 내포하고 있어 이것이 개인적 소인과 결합해 얼마든지 직업병으로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근로자는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사업장에서 보내고 있기 때문에 후천적 원인에 의해 질병이 발생했다면 직업적 요인과의 관련성을 일차적으로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수십 년간 착암기를 사용하는 업무를 하다가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경우, 과다한 근로 시간과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갑자기 뇌출혈이 발병한 경우 또는 평소 무거운 짐을 나르는 업무를 하다가 허리디스크에 걸린 경우는 바로 직업병이 아닌지 강력히 의심해 봐야 한다. 

어쩌면 직업병은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을 수 있으며, 나와 우리 가족에게 닥칠 문제일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보호의 사각지대에서 직업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하루빨리 직업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 사회보장제도의 울타리 안에서 적절한 보호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정일형 공인노무사 / 노무법인 산재 경기 안산지점 대표노무사 / 대한진폐재해자보호협회 자문노무사 / 광산진폐권익연대 강릉지회 자문노무사 /안산시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 자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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