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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文主공화국과 '이의 있습니다!'

 

전영민 청년기자 | okm91@naver.com | 2020.07.13 18:12:25
[프라임경제] 필자가 초등학생 시절, 조부가 시청하던 뉴스에서 한 남자가 '이의있습니다'라고 외치는 장면이 아직 뇌리에 남아있다. 시간이 흐른 지금, 해당 장면이 당 지도부의 일방적 당론에 항의하는 것임을 알게 됐다. 

최근 금태섭 전 의원 징계파문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공격을 보고 있자면, 그 장면을 회상하면서 '당론 이의 제기 = 역적'이라는 인식이 너무나 안타깝다. 

사실 언제부턴가 정권을 향한 '이의있습니다'라는 말 무게가 무거워졌다. 

조기숙 교수가 文정부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자 여권 지지층들은 조 교수에게 입에도 담기 힘든 욕설을 쏟아냈다. 또 대통령에게 "경기가 거지같아요"라고 말한 반찬가게 사장은 악플 뿐만 아니라 협박 전화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임미리 교수 등 현 정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람들은 욕설과 인신공격에 시달렸다. 

문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을 모두 적으로 만들고 '청렴결백하고 완벽한 군주'로 만드는 지지자들의 지나친 언행은 결국 대통령을 전형적인 포퓰리스트로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모든 국민을 다수 국민 총의(總意)에 복종시키는 전체주의와도 닮은 꼴이다. 

이 때문일까. 당 내에서 정부 정책 비판에 많은 용기가 필요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개개인 소신은 사라지고, 양심은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친문무죄 반문유죄'라는 말이 뉴스 기사 댓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친문 인사라면 선거에 권력을 행사하더라도, 뇌물을 받고 감찰을 무마했어도 범죄가 아니라는 의미다. 설령 죄가 있어도 '정의'를 위한 잘못이니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진보 진영 대표 학자' 최장집 교수가 현 진보정권에 대해 날선 비판을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수처 설치를 앞둔 지금, 문주(文主)공화국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공수처가 개인 소신과 양심을 억압하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권력 옆에 '공수처'라는 칼을 두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염려다. 권력을 향해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치는 자에게 칼을 들이민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경험할 수도 있다. 

지금처럼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치는 소신에 대가를 매긴다면, 이번 정부는 '문주공화국'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비판과 반대 속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완성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동안 비판과 반대를 탄압하지 않고 오히려 끊임없이 대화하고 타협했다. 하지만 이번 문재인 정권에서 '비판과 반대'는 사라진 지 오래다. 

'이의 있습니다'라는 울림 있는 외침이 이번 정부에 다시 들리길 바란다. 




전영민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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