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오늘] 정부 압박에 서민대출 늘린 은행들…부실대출 위험 여전

2020-07-30 07:03:09

- 은행권 정부 정책 요구에 다양한 지원 "무리한 대출 확대 경계해야"

▲10년 전 7월30일, 한나라당 홍준표 위원장이 30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서민정책특위 첫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고용 80% 이상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이 어려워지고, 대기업만 배불리는 구조를 시정해야 한다. 외환위기 당시 국민 혈세를 쏟아 부어 (은행들이) 살아났는데, 이후 자기들 연봉 잔치만 하고 서민대출은 나몰라라였다."

10년 전 오늘 2010년 7월30일,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서민정책특위' 첫 회의에서 이 같이 말했습니다. 

해당 발언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악화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어려워지던 시점에서 터져 나온 대기업을 향한 쓴소리였죠. 이른바 기대했던 '낙수효과' 없이 돌아온 건 대기업 투자 부진과 서민 대출 외면 및 주거 대책 미흡 등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은행들은 서민 대출 비중을 늘렸을까요? 현재 은행권 중심으로 서민 정책이 어떻게 변화했으며, 또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봤습니다.

◆친서민 정책과 수위만 높인 대기업 압박

10년 전인 2010년 7월30일 이명박 정권은 친서민·중소기업 정책을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호응하듯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금융사를 향해 서민 금융 지원 및 일자리 창출 등 각종 대출 상품을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나섰죠. 

사실상 지시에 가까웠지만, 어쨌든 서민과 중소기업 어려움을 인식한 대통령이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습니다. 

이런 연유에 당시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은행권 실무관계자들과 함께 '은행권 판매 전용 서민금융상품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죠. 이후 4~6등급 대출 상황 및 연체율 등 현황 파악해 서민층 위한 금융상품 개발 논의에 돌입했습니다. 

4~6등급은 시중은행 이용 가능할 만큼 등급이 낮지 않지만, 주로 카드사나 캐피탈사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서민층입니다.

그런 압박 탓인지 은행권이 꺼내든 결과물이 4~6등급 대상 10% 중반 금리 대출상품입니다. 이는 현재 햇살론과 비슷한 수준이죠. 당시 대표 상품으로는 △KB국민은행 KB행복드림론2 △우리은행 우리희망드림소액대출 △하나은행 이자다이어트론을 꼽을 수 있습니다.

나아가 국민은행은 대출 자격을 기존 '연 소득 3000만원 이하'에 '업종별 200만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했습니다. 우리은행의 경우 대출 대상을 7등급에서 8등급으로 변경하고, 한도도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늘리기도 했죠. 

다만 당시 은행권에서는 대출 실적 증가로 인해 대출 부실 위험도 늘어날 것을 우려했습니다. 만일 대출 부실이 확대될 경우 보증 재원도 고갈될 수 있기에 대출 회수율 향상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었죠. 

◆코로나19에 서민대출 늘렸지만…부실채권 위험 'UP'

그렇다면 이후 10년이 지난 오늘날, 서민 금융은 어떤 모습일까요. 

10년 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이했다면, 오늘날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로 또 다시 위기 상황에 봉착했죠. 이 때문에 '제로금리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 차원에서 금융권을 향해 '서민 금융지원'이라는 구원의 손길을 요청하자 금융권 나름대로 각종 금융대책도 펼치고 있습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차원에서 금융권을 향해 '서민 금융지원'이라는 구원의 손길을 요청하자 금융권에서는 각종 금융대책을 펼치고 있다. ⓒ 각 사

신한은행을 포함해 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국내 5대 시중은행 대출 잔액(6월 기준)을 살펴보면, 대기업 대출 잔액(85조798억원)이 전월대비 4.3% 감소했습니다. 이와 달리 중소기업(434조3646억원)의 경우 오히려 0.6% 늘어났으며, 가계대출(630조7243억원)도 0.5% 증가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 코로나19 대책에 따라 은행권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며 "다만 '부실 대출'이라는 만만치 않은 리스크를 감안해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동시에 대출 문턱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죠. 

문제는 은행권 대출 태도가 기업과 가계 주택 관련 대출 중심으로 한층 강화될 분위기라는 점입니다. 은행 입장에서 주요 수입원인 이자 수익을 높일 수 있지만 이자 회수조차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여신건전성 관리나 취약업종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죠. 

당장은 은행들이 손해를 입을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금의 대책이 분명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됩니다. 

단 몇 푼에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뿌리가 흔들려선 안 됩니다. 어쩌면 위기는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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