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요구권 법제화 '벌써 1년' 시중은행 수용률 "아직 30%"

2020-07-31 10:24:53

- '가계대출 80%' 담보대출 해당되지 않아…자체 등급 산정도 저하 요인

▲신용상태 개선 시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이 법제화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정작 수용률은 30%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신용상태 개선 시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이 법제화된 지 1년이 지났다. 은행권에서는 비대면 중심으로 금리 인하 신청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수용률은 30%대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부채가 줄거나 소득이 늘어 신용등급이 개선된 경우 기존 대출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 2002년 은행권에 도입됐지만, 복잡한 절차와 안내 부족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은 2018년 12월 '금리인하요구권' 안내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을 진행,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금융소비자가 관련 증빙 자료를 제출하면서 금리 인하를 요구할 경우 이를 접수한 은행은 내부 심사를 거쳐 △전화 △서면 △문자메시지 △전자우편 등을 통해 알려준다. 단 서울보증보험 보증서가 필요한 대출은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없다. 

이런 금리인하요구권이 법제화되면서 점차 신청 건수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4대 시중은행에 접수된 금리인하요구 신청은 15만여건이며, 카카오뱅크의 경우 10만여건 이상이 접수됐다. 

문제는 수용률에서 엄청난 차이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3대 시중은행 금리인하요구 수용률은 평균 35.4%에 그친 반면, 카카오뱅크는 무려 80%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는 매분기마다 알림 메시지를 보내면서 관련 문의가 크게 늘어났다"며 "여기에 기존 은행권과 달리 금리 변동 탄력성이 높은 신용대출 취급도 많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시중은행들의 낮은 수용률 원인으로 △담보 대출 △자체 신용등급 △복잡한 신청 절차 등을 꼽고 있다. 

우선 시중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 및 전세자금 등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0%다. 

금리인하요구권의 핵심은 신용등급 변동이다. 하지만 담보대출의 경우 차주 신용등급이 아닌, 담보물 상태와 기간에 따라 금리가 책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법제화 이슈 때문에 금리 인하 문의가 늘어났지만, 정작 시중은행이 접수된 대다수 신청들이 금리 인하 요구권이 적용되지 않는 담보대출"이라며 "이 때문에 아무리 신용등급이 개선되더라도 시중은행 입장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자체 신용등급 산정도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저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통상 '신용등급'으로 인식되는 나이스신용평가나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같은 신용평가(CB)사 기준이 아닌, 자체 평가를 통해 소비자 신용도를 평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CB등급이 개선되더라도 은행 심사에서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대면 절차 도입 시기도 카카오뱅크보다 뒤처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약정절차 '전면 비대면화'가 지난해 11월부터 실시됐지만, 각 은행별로는 올해 초에서야 전면 시행에 돌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전면 비대면화를 진행하더라도 아직 시행 초기인 만큼 은행권에서는 아직 100% 비대면은 힘든 부분이 적지 않다"라며 "올 초부터 늘어나고 있는 비대면 대출처럼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도 점차 개선의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아직 시행 초기 수준인 금리인하요구권과 관련, 향후 문제점을 개선해 수용률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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