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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부실 건설사 '허위 기업진단' 무더기 적발…지금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코로나19 연말까지 지속 시 '부실 건설사 급증' 예상

김화평 기자 | khp@newsprime.co.kr | 2020.08.02 08:23:56
[프라임경제] 10년 전인 2010년 8월2일 서울 중랑경찰서는 허위 기업진단보고서로 등록기준을 채운 건설사 1349곳을 적발했습니다. 그 무렵 업계에서는 전체 건설사 중 약 30%가 허위로 등록기준을 충족한 부실업체라고 추정하기도 했는데요. 공교롭게도 10년이 지난 오늘날,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실 건설사도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10년 전 이맘때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중소 건설사들의 부도와 분양연기가 속출했다. 2010년 7월 부동산 경기를 대변하듯 서울의 한 도로 옆 아파트에 서울시내 미분양 아파트를 특별할인 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연합뉴스


10년 전 오늘, 서울 중랑경찰서는 부실 건설사 1349곳에 허위 기업진단보고서를 발급하고 수수료로 수억원을 챙긴 혐의로 경영진단업체 대표 A씨를 구속했습니다.

아울러 다른 경영진단업체 3곳의 대표와 부실 건설사를 소개한 알선업자, 건설사 대표 등 총 214명이 건설산업기본법 및 상법 위반과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는데요.

경찰에 따르면 A씨를 비롯한 경영진단업체 대표들은 1349곳 건설사에 허위 기업진단보고서를 작성해주고 업체당 평균 20만원씩, 약 2억9000만원의 진단수수료를 챙겼습니다. 

당시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신규 건설사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국토해양부 위임을 받은 건설업전문 경영진단업체 기업진단보고서를 첨부해 대한건설협회나 해당 시·군·구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해당 경영진단업체들은 예금잔액증명서·채권매매영수증 등을 위조하는 수법으로 부실 건설사에 허위 기업진단보고서를 발급했고, 이를 근거로 자격 없는 업체들이 신규 건설사로 등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건설사들이 각종 공사를 수주해 건실한 건설사가 피해를 봤을 뿐만 아니라 부실공사가 우려된다"며 "적발한 건설업체를 건설협회와 관할 관청에 통보해 건설업 등록취소 및 자격증을 박탈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약 3개월 후 당시 국토해양부는 건설업 등록기준 충족여부에 대한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건설업관리지침'을 개정해 11월1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는데요. 

국토부는 건설업관리지침 개정 시행으로 등록기준에 미달하는 상당수의 부실·부적격 업체가 시장에서 퇴출되고, 페이퍼컴퍼니가 크게 감소해 입찰시장 왜곡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최근 3년간 건설업 기업경기 동향 및 전망.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약 10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요? 코로나19 종식이 늦어질 경우, 부실 건설사가 속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건설산업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에서 국내 한계(부실) 건설사 비중이 2018년 10.4%에서 올해 11~1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내 건설사 약 5만곳 중 부실 건설사가 5000곳이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최대 7000곳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인데요.

해당 연구원은 이러한 위험요인으로 크게 △건설현장 공기 지연 및 원가 상승 △건설기업 재무 리스크 증가를 꼽았습니다. 

해외·대형공사를 진행하는 대기업들은 수익성 악화 및 단기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부채가 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높은 이자율과 낮은 대출한도로 자금조달이 어려워 한계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건설업 한계기업 동향 및 코로나19 시나리오별 전망.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6월18일에 열린 '2020 건설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디지털 SOC(사회기반시설), 스마트시티 등 새로운 건설수요를 창출하고, 스마트 건설을 활성화해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는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라고 덧붙였는데요. 

정 총리의 기념사처럼 건설업계가 그동안 수많은 시련을 극복한 경험·역량을 살려 이 위기의 문턱을 가뿐히 넘을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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