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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거인'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 숙환으로 타계

"R&D는 나의 목숨과도 같다" 매출 20% 신약개발 역량 강화 투자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0.08.02 19:13:21
[프라임경제]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거인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80세)이 2일 새벽 숙환으로 타계했다. 

임 회장은 1967년 서울 동대문에서 '임성기 약국'을 시작으로 1973년 한미약품을 창업해 '한국형 R&D 전략을 통한 제약강국 건설'이라는 꿈을 품고 48년간 한미약품을 이끌며 일생을 헌신했다.

고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 한미약품

임 회장은 성장 가능성이 큰 후보물질에 투자하는 R&D 방식을 '한국형 R&D'로 설명한다. 과감한 R&D 투자를 단행한 뚝심 경영으로 한미약품을 신약개발 회사로 바꾸는 체질 변화를 끌어냈다. 

해마다 매출 20%가량을 신약개발 역량 강화에 투자했으며 지난 2015년 신약 개발에 성공한 면역질환 치료제를 글로벌제약사에 7억달러 규모로 수출하는 등 성과를 냈다. 

"R&D 없는 제약기업은 죽은 기업, R&D는 나의 목숨과도 같다"고 주장한 임 회장의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이 최근 20여년간 R&D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한국형 R&D는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토대가 됐다. 한미약품은 지난 1989년 국내 제약사 최초로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다국적 제약사 로슈에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의 개량 제법에 관한 기술을 수출했다. 외환위기를 겪던 1997년에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마이크로에멀젼' 제제 기술을 당시 최고 규모인 6300만달러(약 750억원)에 이전했다.

2003년 국내 최초의 개량신약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을 출시해 한국 제약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입증했으며, 2009년에는 국내 최초의 복합신약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을 기반으로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의 초석을 닦았다.

2015년에는 한 해 동안 총 7건의 대형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글로벌 제약기업에 잇따라 성사시키며, 한국을 역동적인 제약 국가로 탈바꿈시켰다. 2016년엔 개인주식 1100억원어치를 7개 계열사 임직원 2800명에게 무상으로 지급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영숙씨와 아들 임종윤·임종훈씨, 딸 임주현씨가 있다. 장례는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확정되는대로 추후 알릴 예정이며, 발인은 8월6일 오전이다. 

유족측은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한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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