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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진격의 삼성 반도체…'메모리' 넘어 '시스템'까지 석권할까

 

이우호 기자 | lwh@newsprime.co.kr | 2020.08.05 08:24:07
[프라임경제] 10년 전 오늘 2010년 8월5일, 삼성전자(005930)가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2분기 점유율 40%를 넘어서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2010년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 디램익스체인지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10년 2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1분기보다 9.5% 커진 47억7600만달러로, 삼성전자는 1분기보다 1.2%포인트 상승한 40.4% 점유율로 1위를 지켰습니다.

당시 2위 업체 도시바는 1분기에 삼성전자 점유율 격차를 4.8%포인트까지 좁혔으나, 2분기에는 1.3%포인트 줄어든 33.1%에 머물렀습니다.

시장점유율은 △삼성(40.4%) △도시바(33.1%) △마이크론(12%) △하이닉스(8.3%) △인텔(6.3%) 순이었습니다.

10년 전에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 1등은 삼성전자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세계 D램 시장(2010년 2분기 기준)에서 38억1900만달러 매출로 35.4% 시장점유율을 기록,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전자에 이어 2위는 하이닉스였습니다. 하이닉스의 2분기 시장 점유율은 21.5%였습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2분기 점유율을 합치면 56.9%나 되는 셈입니다.

도시바 메모리 매각구도. ⓒ SK하이닉스

현재 2020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낸드플래시 포함)은 상황이 다소 달라졌습니다.

삼성전자는 DRAM과 낸드플래시에서 1위를 줄곧 지키고 있습니다만, 낸드플래시 시장 2위는 순위가 바뀌었습니다. 도시바가 없어지고 키옥시아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도시바는 자회사 도시바메모리를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등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지분 59.8%를 약 20조에 매각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 가운데 약 3조8000억원을 출자해 지분을 획득한 것입니다. 애플·킹스톤·델·호야·시게이트 등 미국과 일본 기업도 대거 참여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낸드플래시 시장(2020 1분기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33.3%) △키오시아(19%) △WDC(15.3%) △마이크론(11.2%) △SK하이닉스(10.7%) △인텔(9.9%) 순으로 바뀐 상태입니다.

10년 전과 비교해, DRA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점유율이 더 늘어난 상태입니다.

2020년 1분기 디램 점유율. ⓒ 트렌드포스

점유율은 △삼성전자(44.1%) △SK하이닉스(29.3%) △마이크론(20.8%) △Nanya(3.2%) 순 입니다. 사실상 현재 DRAM 시장은 삼성과 SK하이닉스, 그리고 마이크론 3강 체제인 셈이죠.

삼성과 SK 하이닉스의 점유율을 합치면 73.4%, 즉 DRAM 시장은 한국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삼성은 미래 먹거리에 고민이 큽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은 메모리 반도체보다 시스템 반도체에 더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죠. △5G △AI △사물인터넷 △전장 사업 모두 시스템 반도체와 더 밀접한 것들입니다. 

여기에 반도체 시장은 시스템 반도체가 약 70%, 메모리 반도체는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위 말해, 파이 크기가 다른 것이죠. 

또한, 시스템 반도체는 경기를 타지 않고 영업이익과 매출이 안정적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시장이기도 합니다.

2020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점유율. ⓒ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 불린 2018년 시절, 삼성전자의 DS(반도체) 사업 상반기 영업이익은 무려 15조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삼성의 상반기 DS 영업이익이 9조4200억원인 점을 볼 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경기를 많이 타는 구조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TSMC는 올해 상반기 매출 약 25조원과 영업이익 약 10조40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삼성전자보다 매출은 뒤지지만, 수익성은 앞서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삼성이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 △DRAM △낸드플래시 △파운드리 △이미지센서 등 다양한 반도체 사업을 함에도, 파운드리만 하는 TSMC보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뒤처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삼성전자가 반도체2030을 발표한 것입니다.

반도체 2030은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중 △파운드리(반도체 제조 전문) △팹리스(반도체 설계) △이미지센서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데요. 그중 파운드리 EUV(극자외선) 미세공정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파운드리 시장 약 5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TSMC의 시가 총액이 삼성전자 시가총액을 최근에 앞지른 점을 볼 때, 파운드리 시장규모가 얼마나 커질지에 대해 삼성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인텔이 7나노 칩 생산 포기를 발표하면서, 파운드리 시장은 더욱 들썩였죠. 

삼성의 반도체2030은 이제 딱 10년 남았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정책에 위협받고 있으며,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라는 어찌 보면 가장 큰 무기를 가진 TSMC의 파운드리 벽은 아직 높아만 보입니다.   

10년 후의 삼성은 어떤 모습일까요.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는 그대로 유지하고, 시스템 반도체에서 1위가 될 수 있을까요. 시스템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해야만 하는 국운이 달린 이 시점, 삼성이 이 목표를 이뤄내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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