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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사라졌던 정부 최초 '위안부 구술집’ 일본어판 발간

문재인 정부, 올해 말 발간 목표로 작업 착수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08.05 13:49:38

문재인 정부가 올해 말 발간을 목표로 정부 최초 일본군 위안부 구술집 '들리나요? 열두소녀의 이야기(이하 들리나요)' 일본어판의 제작에 착수했다. ⓒ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

[프라임경제] 문재인 정부가 올해 말 발간을 목표로 정부 최초 일본군 위안부 구술집 '들리나요? 열두소녀의 이야기(이하 들리나요)' 일본어판의 제작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주간지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인터넷신문협회에 따르면, '들리나요' 일본어판의 제작이 2015년 예산 부족이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단됐다. 2014년 12월 '들리나요' 영문판까지 순조롭게 발간됐다는 점에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공교롭게도 2015년은 한일 위안부 합의가 전격 이뤄진 해다.

'들리나요'는 정부 차원에서 진행한 최초의 일본군 위안부 구술기록집이다. 2013년 2월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이하 대일항쟁조사위원회)가 발간해 처음으로 세상에 나왔다. 기존 구술기록집은 민간단체가 적거나 녹음한 채록 형식만 있었다.  

다른 구술기록집은 정부로부터 '채록(採錄·필요한 자료를 모아 적거나 녹음함)' 을 의뢰받은 민간단체가 만든 것이다.

이후 '들리나요'는 2014년 12월 영문판으로 제작, 발간됐다. 영문판 제목은 국민 공모 과정을 거쳐 'Can you Hear Us? : The Untold Narratives of Comfort Women'으로 정해졌다.

당시 대일항쟁조사위는 '들리나요' 일본어판 작업도 진행 중이었다. 대일항쟁조사위의 협력단체 일본어 번역협력위원회가 2014년 6월 번역작업을 마치고, 대일항쟁조사위 측에 전달했다. 

일본어 번역협력위원회는 대일항쟁조사위원회가 발간한 보고서 33권, 자료집 1권, 구술기록집 15권 총 49권의 번역을 담당한 검증된 곳이다(2014년 말 기준).하지만 일본어판은 2015년 들어 제작이 돌연 중단됐다.

이유는 납득하기 힘들었다. 대일항쟁조사위 측은 일본어 번역협력위 공동대표에게 "일본어판 감수비용은 물론 인쇄비용도 확보하지 못해 작업을 진행할 수 없게 됐다"는 메일을 보냈다. 대일항쟁조사위 측이 마련치 못했다고 밝힌 감수비용은 고작 400만원이었다. 참고로 2015년 대일항쟁조사위 예산은 76억원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등 보상금까지 포함하면 연 276억원에 달했다.

제작 중단 사실이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대일항쟁조사위 측은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현재 상황에서 '들리나요' 일본어판이 발간된다면 일본인의 역사인식을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어판 발간 계획도 전했다. 대일항쟁조사위 측은"일본어번역본 평가자문위원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번역본 평가와 발간 관련 자문을 구해 '들리나요' 일본어판 발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약속은 또다시 지켜지지 않았다. '들리나요' 일본어판은 끝내 발간되지 않았다. 대일항쟁조사위는 2015년 12월31일 활동을 중단, 2016년 6월 해산했다.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관계자는 "올해 초 중단됐던 발간 작업에 다시 착수했다"면서 "일본어판 발간을 계기로 '들리나요? 열두소녀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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