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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은행 실적 견인하던 'KB국민카드' 이젠 업계 1인자 추격 중

분사 전부터 인정받던 경쟁력…자동차 할부금융 바탕 '최초 2위' 쾌거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20.08.07 08:59:01

어윤대 KB금융지주 전 회장이 지난 2010년 8월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취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카드사업 부문 분사 이후에 대비해 분발할 것."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8월5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이 같이 언급하며 카드사업 분사 가능성을 제시했는데요, 카드사업 분사가 다양한 고객 요구를 충족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책임질 것이라며 '분사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KB은행 카드사업은 이미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었기에 분사 전망도 꽤나 긍정적으로 평가되곤 했습니다. 

2010년 2분기 시장점유율(개인신용판매 기준)을 살펴보면, 전체 24.8% 점유율을 자랑하던 1위 신한카드 뒤를 이어 △현대카드 15.4% △KB카드 13.4% △삼성카드 12.7% 등 순이었죠. 특히 KB카드 분사시 무려 1200여개에 달하는 은행 점포망을 바탕으로 공격적 영업을 통해 업계 2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셈이죠. 

여기에 다른 은행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국민은행 실적과는 달리, 유독 카드 사업 부문에서는 꾸준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었죠. 2010년 상반기 기준 국민은행 당기순익 1735억원 가운데 카드 사업 부문을 제외하면 사실상 순익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카드 시장 내 성공 가능성을 예측한 KB금융은 신용카드 사업부문 역량 강화와 KB금융 비은행부문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결국 카드부문을 분사, 자체 실사 및 금융당국 승인을 거쳐 2011년 3월 KB국민카드로 출범했습니다.

그리고 분사 이후 불과 1년 만에 KB국민카드는 '체크카드 부문 1위'에 등극하는 동시에 시장 점유율(15.03%)도 전년대비 1.46%p 끌어올리는 등 선전을 통해 업계 내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죠. 

국민은행에서 분사한 전 최기의 KB국민카드 대표이사가 지난 2011년 출범식에서 전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사기를 전달받고 깃발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KB금융 카드사업 분사는 단순히 KB금융 조직 개편에 그치지 않고 '시장 변화에 따른 자연스런 수순'이었다는 게 업계 분석입니다. 2010년을 전후로 다른 금융지주 및 은행들도 카드부문 분사 추진 혹은 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사실 카드사들은 2003년 카드 대란 당시 8조5410억원의 적자 등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은행 내로 편입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2007년부터 수익성이 호전됐으며, 2009년 영업이익 2조3095억원을 이뤄낼 만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했죠. 

이런 카드업계 호황이 이어지자 겸영은행 카드사들 분사가 봇물을 이뤄졌습니다. 

하나금융이 KB금융보다 앞선 2010년 SK텔레콤과 손잡고 '하나SK카드'를 출범, 우리금융도 통합(2004년) 9년 만에 다시 우리카드를 재출범한 것입니다. 하나SK카드의 경우 2014년 SK텔레콤 지분 매각 및 외환카드와의 합병으로 현 사명 '하나카드'로 통합 출범한 케이스죠. 

농협중앙회 역시 금융지주 출범 이후 신용카드사업부 분사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NH카드분사' 형태도 아직 CIC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상황과 관련해 "금융지주들은 신용카드사를 그룹 '캐시 카우(현금창출원)'로 판단했다"라며 "특히 카드사업 독립 추진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더불어 발 빠른 마케팅을 통한 수익성 향상"이라고 회상했습니다. 

물론 카드사태 이후 사라졌던 카드 모집인도 다시 등장하는 등 벌써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과당 경쟁'이라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진 않았습니다. 

© KB국민카드


그렇다면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현재 KB국민카드 상황은 어떠할까요. 

최근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가 줄곧 차지하고 있던 '업계 2위 자리'를 KB국민카드가 분사 이후 처음으로 등극하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2017년 3분기 현대카드를 제치고 3위에 오른 시장점유율이 매 분기 상승곡선을 그렸으며, 올 1분기에는 17.71%까지 확대되면서 지각변동을 예고한 바 있죠. 

KB국민카드 '고공행진'은 이동철 사장이 중금리대출 및 자동차 할부금융 등 '사업 다각화'와 함께 고비용상품을 줄인 '비용 효율화 작업'을 적극적으로 펼친 결과입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을 자동차 할부금융에서만 전년대비 60.8%나 증가한 713억원을 거두기도 했죠. 

나아가 코로나19로 새로운 고객층마저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입니다. 

카드사별 긴급재난지원금 신청건수와 금액을 살펴보면, 체크카드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기 때문이죠. 

카드 업계 관계자는 "긴급재난지원금은 카드사 수익을 크게 좌우하진 않지만, 한정된 기간(8월31일) 내 사용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 가맹점 수수료 수익과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며 "특히 이번 계기로 쓰지 않던 카드를 사용하거나 카드론과 같은 카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불과 10년 전' 국민은행 실적을 견인했던 KB국민카드가 '오늘날' 업계 2위로 올라설 정도로 고공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10년 후' KB국민카드가 어떤 모습으로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을지 관련 업계가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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