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태오 회장 "박수칠 때 떠나라" 미궁 속, 차기 대구은행장은?

2020-08-07 14:36:00

[프라임경제] DGB금융그룹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기 위한 작업이 기대와 달리 점차 늦어지자 회사 내부에서도 생각치 못했던 의혹이 제기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각종 논란 및 악재로 잃어버린 신뢰와 작금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특단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DGB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는 김태오 회장은 지난해 1월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대구은행장과 '한시적' 겸직을 선언한 바 있지만, 사실상 임기를 꽉 채우며 뒷말이 무성한 상황이다.  

올해들어 김태오 회장은 차기 은행장 후보로 △황병욱 부행장보 △김윤국 부행장보 △임성훈 부행장보 3인을 확정하면서, "박수칠 때 떠난다"는 약속을 지키는 듯 보였다. 

실제 차기 은행장 후보들은 DGB금융지주 CEO육성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DGB는 이를 통해 지난 7월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상 차질이 생겼다며, 차기 은행장 선임을 9월로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얼마 전 또 다시 'CEO육성프로그램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은행장 선임을 12월말로 미루자, 회사 안팎에서 불편한 기류들이 하나 둘 밖으로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을 사유로 일정을 연기할 순 있지만, 내부 직원들조차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후보 선정마저 미뤄졌다"며 "특히 직원들과 소통 부재는 결국 '김태오 회장의 약속 미이행'이라는 볼멘소리로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즉, 김 회장이 언급한 한시적 겸직과 "박수칠 때 떠난다"라는 약속 자체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 결국 행장직을 연임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차기 은행장으로 '기존 후보군이 아닌, 제 3인물을 선임하려는 게 아니냐'라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김 회장 입장에선 자신 입맛에 맞는 인사(人士)가 차기 행장으로 선임될 경우, 부담스런 겸직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지배력까지 강화할 수 있는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의혹은 올해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된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과 김 회장간 관계가 알려지면서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권혁세 이사는 '경북고 출신' 김태오 회장 2년 후배로, 현재 지주 이사회 의장 및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는 은행장 선임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끊이지 않는 정황이 계속되는 우려를 낳고 있지만, 이런 소모적 논쟁 속에 정작 DGB금융의 실적마저 악화되고 있어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고사성어가 DGB금융의 상황에 빗대어 지고 있는 것. 실제 지방금융지주 상반기 당기순익 실적을 살펴보면 △BNK 3109억원 △JB 1882억원 △DGB 1851억원 순이다. DGB금융은 전년대비 8.2% 감소하면서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최하위'라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DGB금융 수익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대구은행은 당기순이익(1388억원)이 지난해와 비교해 22.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1777억원) 역시 23.3%나 줄어드는 등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DGB금융은 은행장 자리를 둔 영남대와 경북고간 파벌싸움이 벌어지는 동안 채용비리 및 비자금 조성 등으로 고객 신뢰를 잃고 있는 것은 물론, 경영 상황도 나빠지고 있다며, 더욱이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 '차기 은행장'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결국 무성한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한 최선책은 김태오 회장이 하루빨리 약속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는 숏리스트에 오른 후보 3인 가운데 차기 은행장을 선정한 후 깨끗하게 물러나야 한다는 것. 

향후 리더 역할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느 때보다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DGB금융과 대구은행이 '제왕적 지배구조'에서 탈피해, 경제 회복을 위한 지역은행 역할에 충실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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