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대우건설, 시공능력평가 5위서 6위 하락…'경영평가' 고배

기술능력·신인도평가 2위 · 공사실적 3위…경영평가 10위권 밖

김화평 기자 | khp@newsprime.co.kr | 2020.08.13 16:49:07
[프라임경제] 대우건설(047040)이 올해 시공능력평가 6위로 밀려났다. 부채비율로 인한 재무구조 악화가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대손충당금의 여파도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은 1990년대 후반부터 외환위기와 대우그룹 해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인수·재매각, 분식회계 논란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럼에도 줄곧 건설사 '빅5'에 이름을 올렸으나,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6위로 밀려났다. 

국토교통부가 전국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공사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신인도 등을 종합평가한 '2020 시공능력평가' 결과, 대우건설은 8조4132억원으로 6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대우건설은 2017년 시공능력평가 3위, 2018년 4위, 2019년 5위로 떨어졌고, 올해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우건설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떨어뜨린 주범은 다름 아닌 경영평가. 대우건설은 기술능력평가(1조5387억원)과 신인도평가(1조1562억원)에서 모두 2위를 차지했고, 공사실적평가(4조7610억원)는 3위였다. 그러나 경영평가(9573억원)에서 10위 밖으로 떨어지면서 전체 합산 순위도 떨어졌다.  

경영평가는 실질자본금과 경영평점(차입금의존도·이자보상비율·자기자본비율·매출순이익율·총자본회전율)을 곱해 80%를 적용한 결과다. 올해 대우건설 경영평가액은 957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3% 줄었다. 

2006~2019년 대우건설 사업보고서(재무제표 기준)를 살펴보면, 2013년부터 부채비율이 급격히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 김화평 기자


약 15년 전 건설업계 판도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2006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1위는 대우건설이었다. 대우건설은 2008년까지 3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의 모회사였던 대우그룹은 재계 서열 2위였으나 외환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1999년 해체됐다. 이후 2000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건설은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했다. 당시 시공능력평가 1위였던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얼마 못가 유동성 악화로 대우건설을 매각했다. 

2010년 대우건설 주인이 된 KDB산업은행은 2018년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하며 매각작업을 추진했으나, 호반건설이 인수를 철회한 후 아직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차입금과 이자비용 증가 등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취재 결과 이 기간에 재무제표 세부 계정과목도 변경됐고, 2010·2011·2013·2015년 사업보고서(재무제표)의 매출액·영업이익·자산·부채 액수가 추후에 수정되기도 했다. 

대우건설의 경영악화는 2013년부터 본격화됐다. 2013년 부채비율은 전년(175.57%) 대비 약 100% 급증해 273.71%를 기록했다. 2015년(244.75%)에 30% 가량 줄어들었으나 2016년에 다시  365.13%까지 치솟았다. 

부채비율은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부채비율이 높을수록 자산에 비해 부채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 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서 기업신용평가등급에 큰 영향을 준다. 예컨대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할 경우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현장. ⓒ 대우건설


2016년 경영실적 악화는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공사'가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우건설은 2017·2018년 부실한 사업을 정리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부채비율을 다시 약 270%로 낮췄으나, 2019년 다시 300%를 넘었다. 

3월30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채비율이 다시 늘어난 것은 서울 을지로 신사옥 이전에 따라 향후 10년간 지불해야 할 임대료 전액을 리스기간에 걸쳐 당기손익으로 인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모로코 사업의 경우, 공정이 길다보니 대손충당금(받을어음·외상 매출금·대출금 등에서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해 장부상으로 처리하는 추산액)이 쌓였다. 지금은 시공이 거의 끝나고 정산하는 단계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그런 일들(분식회계 논란) 때문에 회계 부문에서 그 어느 회사보다 깨끗하다"고 덧붙였다. 

2015년 9월23일 당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대우건설이 3896억원의 손실을 과소 계상한 혐의로, 금융당국이 부과할 수 있는 최대 과징금인 20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대우건설은 지난달 30일 공시를 통해 2020년 상반기 경영실적(연결 기준)을 잠정 집계한 결과 △신규 수주 6조4019억원 △매출 3조9490억원 △영업이익 2021억원 △당기순이익 114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상반기에 코로나19, 저유가 지속 등 대내외적인 경영환경 악화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계획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주택건축부문 사업이 본격화되고 해외 사업장도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돼 올해 실적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