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25시] 'SK가 삼성보다 호실적' 사실인가요?

2020-08-17 15:03:25

- 갑자기 등장한 별도 기준 실적비교에 혼란

[프라임경제] 재계에 갑작스런 헤프닝이 벌어졌습니다. 16일 한 기업 데이터 분석기관이 내놓은 대기업의 상장계열사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때문입니다. 이 기관은 상반기 SK그룹 순이익이 삼성을 제치고 10개 그룹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고, 자료를 인용한 매체는 'SK가 상반기 총 6조1952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며 'SK의 상반기 순이익이 삼성을 앞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팩트'를 체크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습니다. 

관련해 눈여겨 봐야할 부분은 이들이 분석한 자료의 명칭입니다. 이 매체는 괄호안에 'IFRS 별도 기준'이라며 분석한 자료의 구체적 내용을 적어 넣었는데요. 기사의 근간이 된 자료가 특정 정보를 가공해 만들었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지요. 

이는 기업 구조에 대한 통상적인 회계기준을 반영하지 않은 분석 결과라는 것을 표시한 것입니다. 그렇게 가공된 자료 또한 국제회계기준의 따른 기업가치 평가로 볼 수 없기 때문이지요. 즉, 원천자료는 신뢰할 수 있지만 가공된 자료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확인해보겠습니다.

▲SK그룹. 사진=박지혜 기자


◆주 재무제표는 '연결재무제표'

한국은 2011년부터 상장사를 대상으로 국제회계기준(IFRS. 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를 적용했습니다. 그간 사용해온 GAAP(기업회계기준. Generally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에서 국제회계기준위원회의 눈높이로 기준을 변경한 것이지요.

그 결과 기업의 주 재무제표가 연결재무제표로 변경됐습니다. 분기 및 반기보고서도 연결재무제표 중심으로 공시되며 연결대상에 포함되는 대상기업의 기준도 달라졌습니다. 자회사 등 종속기업의 영향력을 유효하게 판단해 기업의 실체를 투명하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지요. 

하지만 연결재무제표의 신뢰도를 위해 종속회사 또는 관계회사로 인한 이익은 전부 배제하고 모회사만의 실적을 나타내는 재무제표도 필요하다는 이유로 '별도재무제표'도 유지됐습니다. 오늘 기사의 주제인 해당 기관이 분석에 사용했다고 밝힌 자료가 바로 SK상장사들의 별도재무제표입니다. 

IFRS기준에 따른 연결재무제표와 별도재무제표의 가장 큰 차이는 종속회사와 관계사에 대한 평가방법인데요. 연결재무제표는 종속회사를 연결해 처리하고, 관계회사에 대해서는 지분법을 적용합니다. 반면 별도재무제표에선 종속회사와 관계사에 대해 취득원가 또는 공정가치를 기준해 처리하지요.

SK상장사들이 작성한 별도재무제표에서는 종속회사 및 관계회사투자지분을 취득원가나 공정가치로 평가됐습니다. 종속회사 등으로부터 배당금 수취시에도 이를 이익으로 처리됐고요. 

따라서, 앞선 분석에 사용된 자료를 토대로 SK상장사들의 상반기 실적을 평가한 결과가 '진실된 사실'로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종속회사나 관계사의 실적이 반영되고 지분법을 통해 투자자산 평가가 이뤄진 자료가 아니기 때문인데요.

도리어 현재 시점에 적용되는 기준에선 '기업의 실적을 규명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자료를 취합한 결과가 보도에 이른 상황'으로 보입니다.

◆오해를 부르는 분석방법

또한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기관은 그룹의 형태를 변수로 고려하지 않고 비교했습니다. 이는 현실을 정확하게 분석하기에 부족한 조건이지요.

앞서 SK는 SK㈜(034730)를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했습니다. 즉, SK㈜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가 완성된 것입니다. 

반면 삼성의 경우 아직 지주사 전환을 위한 실마리를 풀지 못했습니다. 계열사간 순환출자고리를 끊기 위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사업지주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로 분리하는 그림이 가장 유효해 보이지만, 이를 위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정리가 숙제로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함에 따라 SK㈜는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등 그룹 내 계열사들을 모두 종속회사로 두고 있습니다. 계열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 자산총계 등 실적과 재무상태 등이 지주회사 SK㈜의 연결재무제표에 100% 반영되는 구조입니다. 

IFRS에 따른 종속회사 인정 기준은 △타기업의 의결권 과반수를 보유하거나 △타기업에 관여해 타기업이 산출하는 손익에 영향을 받거나 이익에 대한 권리를 보유할 경우 △타기업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타기업에 대해 자신의 영향력을 사용하는 능력이 갖춰진 경우에 해당합니다. 

SK는 보유지분이 부족한 경우에도 지배력(경제활동에서 효익을 얻기 위해 재무정책과 영업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근거로 종속회사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기업의 구조에 따라 계열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 반영에서의 차이가 발생하는 상황이지요. 삼성과 SK의 구조적 차이가 반영되는 것과 반영되지 않는 것의 다름은 이 차이에서 시작됩니다.

따라서 양 그룹간 상반기 실적이 포함된 기업가치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별 상장사의 지분법이 적용된 연결재무제표가 우선해야 하겠지요. 

이를 반영하지 않고, 별도재무제표만을 취합한 데이터를 가공한 자료는 자칫 양 그룹의 상장사들이 보유한 계열사들의 가치와 실적이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반기보고서로 묶여서 제출된 자료가운데 제한된 자료만 가공해 의견을 만들어낸 배경은 의문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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