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형의 직업병 이야기] 과로사와 산재 보상 바로알기

2020-08-24 11:49:02

[프라임경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2020년 상반기 들어 택배 물량이 작년 대비 20% 증가했고, 택배 물량의 증가는 고스란히 택배노동자의 업무량 증가로 이어져 올 상반기에만 7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목숨을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에 '택배사는 택배노동자에게 휴식을 보장하라'는 슬로건 아래 전국택배연대노조는 주요 택배사에 택배기사 휴가요청을 했고, 이러한 요청이 받아들여져 지난 8월14일은 '택배 없는 날'로 지정됐다.

1992년 택배산업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택배노동자의 '쉴 권리'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택배노동자를 넘어서 우리 사회 전체에 근로자의 휴식권에 대한 큰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처럼 오랜 기간 '과로사회'로 불려온 우리나라에서 점차 휴식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과중한 업무시간과 스트레스로 인한 과로사 문제는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과로사와 관련해 현행 산재법은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뇌/심혈관계 질병이 발생하거나 그 질병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오해로 인하여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음에도 그 고통을 오롯이 개인과 가족이 감당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

그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살펴보면 ①사인미상의 경우 산재가 가능한지와 관련하여 산재법에서는 △뇌실질내출혈 △지주막하출혈 △뇌경색 △해리성 대동맥자루 △심근경색증을 과로로 인한 뇌·심혈관계 질병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사인미상, 심장정지, 돌연사 등의 경우에도 부검을 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질병이나 손상 등에 의한 심폐정지나 심장정지가 아닌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심장의 문제로 볼 수 있으므로 과중한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입증된다면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다음으로 ②주말이나 퇴근 후 갑자기 쓰러진 경우 산재로 인정받을 수 없고, 반드시 사업장에서 증상이 발생해야만 산재로 인정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뇌심혈관 질병의 경우 △증상 발생 전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의 발생과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로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병변 등이 그 자연경과를 넘어 급격하고 뚜렷하게 악화된 경우(급성과로) △발병 전 1주일 이내의 업무의 양이나 시간이 이전 12주 간에 1주 평균보다 30퍼센트 이상 증가되거나 업무 강도, 책임 및 업무환경 등이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바뀐 경우(단기과로)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만성과로)에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발병 전 24시간 ~ 12주의 기간에 위 기준에 부합하는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있었다면 발병한 장소가 반드시 사업장이 아니더라도 산재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③기존 질환으로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던 근로자가 뇌심혈관 질병이 발생하면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와 관련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은 뇌심혈관 질병의 기초 질환으로 익히 알려져 있기 때문에 고혈압이 있으면 산재로 인정받는데 불리한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존 질환으로 고혈압이 있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고혈압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어 뇌출혈 등 뇌심혈관 질병을 유발한 것으로 인정되면 충분히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이 있으면 산재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은 그릇된 이해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산재와 관련한 뇌심혈관 질병의 대표적인 오해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는 등 '과로사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유지되어온 우리의 노동 관행은 쉽사리 변하지 않아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근로자는 과로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과로로 인해 불의의 사고를 당하더라도 올바른 이해를 통해 부디 한명의 근로자라도 더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

정일형 공인노무사 / 노무법인 산재 경기 안산지점 대표노무사 / 대한진폐재해자보호협회 자문노무사 / 광산진폐권익연대 강릉지회 자문노무사 /안산시 외국인주민상담지원센터 자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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