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임증감청구권, 임대차3법 맞선 '대항 수단' 급부상

2020-08-27 16:50:42

- 임대인 "매년 5%씩 임대료 증액 가능" 주장…정부 "단순 요구권일 뿐" 일축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이 통과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이 통과되면서 임대료 증감을 요구할 수 있는 '차임증감청구권'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차임증감청구권은 지난달 31일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 7조에 명시된 권리다. 민법 제 628조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 11조에서도 이를 보장하고 있다. 

차임증감청구권은 계약 당사자가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이 적절하지 않을 때 증감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차임이나 보증금 적절성은 임차주택에 관한 조세·공과금, 그 밖의 부담 증감이나 경제사정 변동 여부를 통해 판단한다. 

증액청구는 임대료 증액 후 1년이 지나야 가능하고, 약정한 차임이나 보증금 5% 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 

집주인들은 이러한 차임증감청구권을 근거로 4년 임대기간 동안 매년 5%, 최대 15%까지 임대료를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정부는 차임증감청구권이 단순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에 불과하며, 증액하려는 경우 청구 사유를 증명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토부는 24일 발표한 '주택임대차보호법 해설서 핵심 Q&A'에서 "임대인이 임대료 증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일 뿐, 무조건 5%를 증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임대인 요구만으로 증액이 이루어질 수 없고 임차인과 임대인이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증액을 청구하는 측에서 현재 임대료가 임차주택에 관한 조세·공과금, 그 밖의 부담 증가나 경제사정 변동으로 인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도 '임대인이 요구하면 임대료 5%를 무조건 올려줘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부가 12일 배포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관련 Q&A' 카드뉴스에 따르면, 5%는 임대료를 증액할 수 있는 상한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임대인과 임차인은 5% 범위 내에서 협의를 통해 임대료를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증액에 관해 임대인·임차인 간 의견이 서로 다를 경우에는 임대차분쟁조정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임대차분쟁조정 등을 통해 임대료 증액이 인정되면 임대인은 갱신된 임대차 기간 동안 받지 못한 증액분 만큼을 당연히 지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을 비롯한 차임증감청구권 인정을 요구하는 측은 차임증감청구권을 형성권(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해 법률관계의 변동을 발생시키는 권리)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예외적인 사안에 대해서만 법원의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래통합당 서울시당 아파트·부동산대책위는 26일 입장문에서 "차임증감청구권이 형성권이라는 것은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집주인이 차임증액청구권을 행사해 세를 올려달라고 했을 때, 세입자 동의여부와 무관하게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다. 예외적 경우에 법원이 판단하겠다는 것인데, 이 부분을 두고 임차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는 것처럼 왜곡하는 해석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법률전문가들은 차임증감청구권을 형성권으로 봐야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결국 소송까지 이어지면 실익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임대업에 관한 정책 일관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면서 시장 안정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민수 법무법인(유한) 강남 변호사는 "차임증감청구권은 법적 성격이 형성권이어서 임차인의 동의여부와는 상관없이 행사할 수 있다"며 "법적으로 상호 간 협의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임차인이 증가된 차임지급을 거절할 경우, 결국 차임증감청구권 행사 타당성 및 적정 액수에 대한 판단은 법원 소송절차에서 판단 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통할 경우 소송비용·재판기간으로 인해 실익이 떨어지므로 차임증감청구권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차임증감청구권 관련 논란은 관할부처나 정부 당국에서 명확히 정리해 줘야 한다"며 "방향성이 반대인 것을 하나의 정책으로 몰아서 해결하려고 하니 답이 안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이번 정부에서 1가구 1주택 정책을 목표로 실거주 하지 않는 주택을 팔라고 했는데, 실거주하지 않는 집이 있어야 임대할 수 있다"며 "올해 임대사업자 혜택도 없애 임대시장 매물을 줄이는 정책을 펼치면서 동시에 임대시장을 안정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가격도 많이 오르고 임대 물건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료를 제한하면 임대인과 임차인의 다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사실 시장이 안정화되면 그럴 일이 없다"고 말했다. 

또 "최근 임대 물건이 점점 사라지고 전세보다 월세가 늘어나는 현상은 임대차3법과 더불어 조세 때문"이라며 "세금이 높아질수록 월세를 올리거나, 전세를 반전세로 바꾸게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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