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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낙' 이후가 문제…당대표 이낙연 다음 과제는?

짧은 기간 확고한 인상 남겨야 '페이스 메이커' 논란 떨칠 것…쉽지 않은 싸움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20.08.29 18:02:19

[프라임경제] 29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후보가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변 없이 '어낙연(어차피 당대표는 이낙연)'이라는 전망을 확인한 것.

다만 처음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면서 당대표 도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던 때보다는 상황이 다소 달라졌다는 점에서 이번 당선 소식이 마냥 호재인지 주목된다. 

'어낙연'은 확인돼 일단 작은 고비는 넘게 됐지만 '어낙연 이후'의 정치적 과제에 관심이 모아진다. 

DJ가 신임하던 기자 출신 정치인에서 차기 대권 유력 주자까지, 지나온 흐름에서는 큰 정치적 위기는 없었다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그러나 앞으로까지 이런 흐름이 유지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전라남도지사와 국무총리를 지낸 그이지만, 한때 옛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거리를 두고 구 민주당에 남았었던 이력 등, 다음 정권 재창출 움직임에서 가장 큰 동력원이 될 '원조 친노 및 친문'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풀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차기 당대표로 뽑혔다. 오른쪽에 경선 과정 유력한 경쟁자였던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이 보인다. ⓒ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총리로 기여했음에도 이 같은 모호한 영역이 남아있는 건 분명 의문이다. 그에게 정권 재창출 주역이 아닌, 일종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까지만 맡고 빠지는 역할이 아니겠냐는 다소 야멸찬 추정이 계속 뒤따르는 것을 그 자신도 모르지 않는 듯 하다. 

그가 이번에 다소 무리한 대표직 도전을 감행한 이유다. 우선 그에게는 정치적 저력 특히 야성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는 않았다. 잠룡으로서 해피엔딩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당권을 잡은 기간 중에 관리자의 능력과 다소 다른 결을 보여주어야 할 필요가 제기된다.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이낙연 vs 황교안 매치'를 치르면서 보수의 유력 정치인을 침몰시킨 이상의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문제는 '시간'이다. 새 당대표인 그가 만약에 대선에 나갈 결심을 굳히게 되면, 내년 3월9일까지는 대표 자리를 사임해야 한다. 이런 상황은 민주당의 현재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부분이다. 

당장 내년 4월7일에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재보궐선거가 있다. 5월9일에는 다시 후임 당대표를 뽑아야 한다. 이런 바쁜 시간표를 거쳐, 바로 8월 말이나 9월 초부터는 대통령 후보 경선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이 문제가 바로 그 자신의 당권 중도 이탈이라는 개인적 책임 때문에 빚어진다.

대표 경선에서 김부겸 후보(전 의원)에게 계속 '일곱달짜리 대표의 문제'를 지적받았던 바로 이 대목이다.

짧은 시간에 당에 족적을 남기고, 당의 전략 방향을 남겨야 한다. 그런 과정에 여당으로서 정권 후반부를 적극 돕는 역할도 떠안아야 한다. 두 대도시의 보궐선거는 그가 떠난 직후 치러지지만, 그 운영 과정 및 결과에 대한 평가는 결국 그가 피할 수 없다. 

그 문제는 결국 그의 차기 대선 도전 과정에 큰 자산 혹은 족쇄가 될 수밖에 없다.

적극적인 판단력과 돌파력 과시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바로 그에게 주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그간 민주당 측 인사들의 문제로 열리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지에 이 신임 대표는 입장을 다소 모호하게,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일관해 왔는데 이제 구체적 전략 그리기에 바로 나서야 한다. 

각도가 약간 다른 문제지만, 재난지원금 문제에서 소극적인 점 등 그간 보여온 신중한 태도들이 이제 여당의 새 대표로서는 '밋밋하다'는 다른 평을 얻을 수도 있다. 무모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의 후반부 안정 운영에 적극 협력하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스탠스에 머물면서 사방에서 난타당할 우려도 없지 않다.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그보다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면에서 얼마 전 1등으로 역전해 치고 나가는 상황을 음미할 필요점이 바로 이 지점이다. 

짧지만 굵게, 당권을 장악하면서 자기의 정치적 자산을 쌓는 쉽지 않은 도전에 당원들은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이제 결과를 내놓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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