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익환수 외칠 때, 집 없는 청년 쓰러진다

2020-08-29 08:47:40

- 재건축·재개발 규제 일변도 정책, 변화모색 필요

[프라임경제] 최근 부동산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법이 문제가 아니라 시장 반응이 문제다. 집값을 오르게 하는 것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의 심리다"라는 말이다.

'규제하면 공급이 줄어들고, 공급이 줄면 다시 가격은 오른다'는 생각을 깨뜨리지 않는 한 집값 잡기란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연이어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규제를 강화할수록 매매·전세가도 상승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26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8503만원으로 10억원에 육박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5억1011만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5억원을 넘어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규모 공급을 통한 가격안정화 주장이 계속해서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노태우 정부 때 200만호 건설 후 1991년부터 2000년까지 10년간 집값은 하락세를 보였다. 200만호 건설의 여파가 오랫동안 주택 시장을 잠재운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여권에서는 이미 도시화된 서울에서의 추가적 주택공급을 위한 유일한 선택지인 재건축·재개발 허용에 부정적이다. 일부 재건축·재개발 혜택을 본 사람들이 이익을 가져가고 서민들은 그 이익창출에 이용된다는 논리다.

틀린 말은 아니다. 산업화시대 아파트라는 것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래로 서울과 수도권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었고 집값은 올랐으며 심지어 소득향상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이후 집을 마련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빈부격차는 더욱 커져왔다. 그리고 새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내는 돈(분양가)으로 진행되는 재건축·재개발로 새집도 갖고 비용(부담금)도 줄일 수 있는 기존의 '집 가진 자'들의 이익도 언뜻 부당해 보인다.

이러한 부당한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게 막거나 환수하자는 것이 정부의 논리다. 하지만 좋은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법망을 빠져나가는 세력이 존재하고 이들 다수는 범죄자가 아니라 '고위 공직자'라는 명예훈장을 단 자들이다. 심지어 여권에서도 이런 자들이 수두룩하다. 

피해는 애꿎은 청년들이 뒤집어쓴다. 치열하다 못해 피 튀기는 청약시장에서 3040세대는 가점에서부터 밀린다. 대출을 받아서 전세 구하기도 빠듯한데, 대출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공급이 마르자 전셋값은 더 뛰어오른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로또에 당첨돼도 서울 아파트 한 채는커녕 전세도 구하기 어렵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전세도 못 구하는 세대에게 집값 폭등과 수억원대 아파트는 머나먼 소설 속 이야기다. 

청년들이 매달 꼬박꼬박 최소 2만원씩 저축한 성실함에 대해 정당한 도전 기회는 줘야 하지 않겠는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중요하듯 채찍만 휘두를 것이 아니라 당근도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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