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오늘] '2시간 생활권' 전국고속철도망 구축계획 10년…지금은?

2020-09-01 06:35:45

- 그물형 철도망, 전국 2시간 생활권 실현…지역발전 토대 역할 '부상'

[프라임경제] "고속철도를 이용한 전국 2시간 생활권 실현"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일이지만 불과 10년 전만 해도 서울-부산 간 고속철도의 주요 구간을 제외하고는 머나먼 이야기였습니다.

심지어 2004년 개통한 KTX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공사비가 대폭 삭감돼, 한동안 대구-부산 구간을 일반 선로에서 150㎞/h의 속도로 달렸었습니다.

고속철도 도입 6년 간 이런 우여곡절을 겪은 뒤, 정부는 전국에 고속철도망을 깔겠다는 계획을 내놓게 됩니다. 흔히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으로 불리는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바로 그것입니다.

▲2010년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왼쪽)과 현재 전국 철도노선도(오른쪽) 비교. 2010년 당시에는 고속철도망이 서울-부산 간 경부선에만 설치돼 있었다. 현재는 X자와 ㅁ자가 결합된 그물형태의 철도망이 대부분 완성된 상태다. ⓒ 국토교통부



정부는 10년 전 오늘인 2010년 9월1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녹색성장위원회·미래기획위원회·지역발전위원회 등 4개 위원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나온 것이 바로 위의 내용을 담은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입니다.

당시 정부는 2020년까지 전국 주요도시를 1시간30분대로 연결하고 전국에 철도를 연결하는 한편 기존 선로를 복선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여기에 호남고속철도를 2단계로 나뉘어 2017년까지 연결하고, 춘천-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와 충청권철도·동해선·서해선까지 전국에 그물형 철도망을 깔겠다는 구상도 담겼습니다. 또 일반철도도 고속화해 230㎞/h에 달하는 열차를 도입하겠다는 내용도 더했습니다.

당시 목표했던 완수기간인 2020년 현재 이를 돌이켜보면, 계획변경과 지자체 협의 등으로 일정이 지연된 몇 개 노선을 빼면 대부분 노선이 완성됐습니다. 복선화작업과 일반철도의 고속화 작업도 순탄하게 진행 중입니다.

일정이 지연된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도 내년이면 착공에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일부 구간이 완공돼 운행 중인 포항-영덕 동해선도 2022년에는 준공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부가 2010년 '전국고속철도망 구축계획'을 내놓았을 때만 하더라도 일부 지방에서는 수도권 집중화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면서 반대를 했었다는 것입니다. 이동이 수월해지니 지역거점도시보다 수도권으로 인구이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수도권 집중화는 고속철도와 무관하게 일어났습니다. 오히려 철도망이 깔리면서 교통편의성이 개선되고 지자체의 유인책이 더해지면서 기업이 지방에 생산시설을 이전하거나 증설하기도 했습니다. 공장이 들어서자 인근 지역경기가 좋아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그간 벽지로 인식되던 지역들도 철도망으로 수도권 접근이 쉬워지고 생활권이 넓어지면서 주거지역으로 탈바꿈됐습니다. 파주시의 운정신도시를 비롯한 경기북부권이나 세종시를 비롯한 충청북도 북부지역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최근에는 속초를 비롯한 동해안 도시들이 동서고속철도 추진과 함께 휴양을 위한 세컨드하우스 마련지역으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장점은 철도망이 전국적으로 촘촘히 구축되면서 휴양철 국내여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의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는 점입니다. 그 덕에 그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과제를 달성했다고 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입니다. 일부 지역은 기업유치에 성공하면서 혜택을 봤지만, 대다수 지역은 철도망 구축과 별개로 수도권 집중화를 막기에는 여전히 인구유입요인이 적습니다.

향후 철도망은 더욱 촘촘해지고, 속도는 빨라져 지역 간 체감거리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2016년부터 추진돼 2025년 달성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대도시권 광역철도망을 촘촘히 구축하는 제4차 계획도 내년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대도시권 광역철도망까지 완성되면 전국은 주요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을 이루고, 메트로폴리탄들이 또다시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즉 대한민국이 하나의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거대도시)가 되는 단계적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관건은 지자체 스스로 철도망을 활용한 전략을 짜고 이를 정부에서 잘 지원해주는 것입니다. 지자체 간 협력체계 구축이나 토지비가 비싼 수도권에서 하기 어려운 산업을 육성해 철도망을 통해 유통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향후 10년 미래비전을 지금부터 차근히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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