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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닥튜버 전성시대" 진료실 박차고 나온 의사들은 지금…

"부정확한 사실 유포" 우려도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0.09.04 11:02:15

유튜브 하한출tv를 운영중인 의료법인 제세의료재단 제세한의원 하한출 원장이 영상촬영 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안방의 브라운관과 극장의 스크린이 영상 미디어의 전부이던 시절이 불과 20년 전. 하지만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사이 세상도 달라졌다.

3분 진료를 보기 위해 3개월을 기다린다는 소위 '대한민국 빅5' 대학병원은 물론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명의 시리즈로 만났던 의사선생님이 이제 제 발로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들은 닥튜버(닥터+유투버)다.

한의사 경력 34년의 하한출 원장은 "예전엔 병원 홍보가 전부 구전이었죠. 누가 다녀왔는데 좋다더라. 너도 한번 가봐라 등. 그러나 지금은 주변 사람들의 얘기가 아니라 환자 스스로 치료법을 선택하고, 의사를 고른다"며 "매체가 너무 많다 보니 아는 사람의 추천이 있더라도 SNS를 통해 이중삼중의 검증은 기본"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어 "이제 진료실에 앉아서 환자를 기다리는 시대가 아니다. 의료소비자들도 너무 똑똑해지고 빨라졌다. 환자는 병원 문턱을 넘기 전에 판단을 끝낸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꽤나 유명 한의사로 알려진 그도 시류에 편승했다. 6개월째 하한출TV를 운영하고 있는 '초보 유튜버' 하한출 원장은 유튜브 채널에 80여개의 영상을 짬짬이 업로드 하는 중이다. 환자의 병증과 치료경험들, 체질과 질병에 대한 이야기, 다양한 식재료와 전통한방약재에 대한 이야기들은 지난 34년간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상대로 늘 하던 얘기라 부담 없이 재밌게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는 대면진료,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는 보편적인 치료로 설명을 할 수 밖에 없고, 불특정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콘텐츠라 개인정보 노출의 소지가 있는 민감한 내용은 자체 검증해야 해 한계도 있다.

대신 유튜브라는 채널의 특성에 맞추어 콘텐츠 다양화로 접근했다. 우선은 코로나19의 한방대처법, 공진단의 진실 등 가볍게 볼 수 있는 트렌드에 민감한 팝콘 건강 상식에서부터 전공분야인 한방 8체질 소개, 다양한 질환별 한방치료법을 담았다. 

하한출 원장이 농장의 채소들을 소개하고 있다. ⓒ 하한출tv 캡쳐

또 진료실을 벗어나 직접 농사지은 채소들을 보여주며 체질별로 좋은 채소들을 소개하기도 한다. 진료가 없는 날 틈틈이 제세 나눔 농장에서 유기농 농법으로 키운 채소들은 나홀로노인의 가정으로 기부되고, 귀한 약재로 활용되는데. 초록의 푸름이 화면 가득 담겨, 구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곧 배추가 파종되는 초가을, 김장 나눔 행사를 치를 초겨울까지 농장의 사계절도 계속해서 소개될 예정이다.

유튜브는 반응도 꽤 좋다. 쇠고기, 돼지고기를 금해야 하는 태양인-금양체질의 섭생법을 다룬 영상을 보고, 왜 고기를 먹고 속이 더부룩한지 이유를 알게 됐다거나, 알 수 없는 증상으로 고통 받다가 이제는 그 원인을 이해하게 됐다는 감사인사, 체질에 맞는 식재료를 찾는 문의 글까지 반응도 다양하다.

실제로 정보검색의 툴로 유튜브는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미 유튜브 이용자들의 정보 검색은 이미 거대 포털을 위협하고 있다. KT그룹의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가 지난 4월 발표한 ‘2020 인터넷 이용자 조사(NPR, Netizen Profile Research)’에 따르면 온라인 동영상 시청 시 유튜브를 이용한다는 응답은 93.7%로, 유튜브 중심의 동영상 시청 및 자료 취득은 이미 대세가 된지 오래다.

또한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 5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6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스마트폰 사용자의 대다수가 정보검색과 취득의 도구로 유튜브를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서 특이할 만한 부분은 전 연령 가운데 50대 이상의 유튜브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구글 네이버 등의 검색엔진이나 공중파 TV등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던 기성세대 유저들이 이제는 유튜버를 정보의 창구로 적극 이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것은 블로그의 빼곡히 적힌 텍스트, 인스타와 페북, 틱톡 같은 짧은 이미지 영상보다는 유튜브의 투박한 영상언어의 정서가 5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는 더 소구력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의사와 약사 등 전문직종의 유튜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논란도 많다. 사생활 논란이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부정확한 사실 유포, 개인정보 유출 등의 가능성 때문이다.

온라인 동영상 시청 시 유튜브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93.7%로 나타났다. ⓒ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

이런 이유로 대한의사협회는 ‘의사들의 안전한 소셜미디어 사용을 위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제시했다. △개인 정보(비밀)보호 △정보 적절성 △환자와 의사 관계 △전문가로서의 품위 △의사(동료) 간 커뮤니케이션 △의사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한 교육 △이해 충돌 7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하루 수만 건이 넘는 유튜브 내용을 심의하고 위반사항을 처벌할 근거와 인력이 부족해 앞으로의 정책과제로 남아있다.

한편, 현재 부산에서는 닥터 코알라 TV(장산 최내과 최성열 원장), 스윗한 닥터(동아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한성호 교수, 신스라이프(디지털아트치과 신준혁 원장) 등 다수의 닥튜버들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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