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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제로 시대' 대출 막힌 은행권, 비용 절감 안간힘

코로나19 지원, 부동산 정책까지 '이중고' 고객 이탈 우려

설소영 기자 | ssy@newsprime.co.kr | 2020.09.04 17:27:25

신한·우리·국민·하나·농협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 기준) 평균 금리는 연 0.9%에 그쳤다. ⓒ 각 사

[프라임경제] 시중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재확산과 초저금리 기조 등 대출 성장에 제동이 걸리자 수신금리를 내리는 등 비용절감에 나섰다.

최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우리·국민·하나·농협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 기준) 평균 금리는 연 0.9%에 그쳤다. 지난해(1.65%)와 비교해 무려 0.75%p나 하락한 셈. 

이처럼 연 1% 금리조차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면서 우대금리 메리트도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 

신한은행 '신한 주거래 미래설계 통장'은 연 최고 우대이율이 1%였지만, 최근 0.75%로 0.25%p 낮아졌다. 농협은행 '매직트리 통장'도 우대금리가 최고 0.8%에서 0.4%로 변경된다. 특히 기존 △거래장 미신청계좌 0.3% △만 25세 미만 혹은 만 55세 이상 0.1% 우대금리 항목을 삭제했다.

앞서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 역시 지난달부터 '내지갑통장' 일별잔액 중 50만원 초과 2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적용하던 우대금리도 기존 0.90%에서 0.6%로 하향조정했다. 또 비즈니스플러스통장(금리형·수수료형)을 통해 0.1~0.5%까지 줬던 우대금리는 0.1%로 낮췄다. 

다만 하나은행만이 △리틀빅 정기예금 금리 1.2% △하나원큐 정기예금 1.2% △주거리 정기예금 1.15%를 제공하면서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1%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즉 하나은행 외에는 1%대 금리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나아가 현재 평균 0.9%대 금리도 조만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0%대 정기예금 상품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최근 계속되는 한국은행 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한은이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75%, 0.50%로 기준금리를 낮추자 시중은행들이 6월부터 앞 다퉈 예금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정부 주도 코로나19 금융지원과 부동산 정책도 예금 금리 인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여러 요인으로 수익을 올릴 만한 구석이 없어 비용을 줄이고 있다"며 "하지만 돈 나갈 곳은 많은 데다 최근 금융당국이 영업점 통·폐합에 대해 속도 조절까지 당부한 만큼 다른 비용을 최대한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 은행권은 단순 예금 금리 인하에 그치지 않고, 우대 혜택을 없애는 동시에 입출금식예금까지 줄이는 분위기다. 이자마진이 줄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비용을 최대한 아낀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은행권 '비용 절감' 움직임이 향후 고객 이탈 현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경우 보다 많은 고객들은 조금이라도 금리가 높은 은행이나 주식 및 부동산 등 '다른 투자처로의 이동'이라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이라며 "결국 은행들은 고객 이탈 방지 차원에서라도 프로모션과 같은 대책을 모색할 시기"라고 경고했다.

과연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 은행들이 이탈하는 고객들을 막고 '비용 절감' 움직임에 따른 수익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향후 업계 상황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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