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라이프톡] '와타나베 부인'과 '동학 개미'

2020-09-04 18:28:00

[프라임경제] 일명 '와타나베 부인'은 국경을 넘나드는 엔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를 통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일본인 일반투자자들을 의미한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가계의 저축 등 돈 관리를 가정주부가 맡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다 보니 일본의 경제 호황기에 자금을 융통해서 다른 나라에까지 발을 넓힌 '일본 민간인 투자'를 '일본 아줌마 부대(Japanese Housewives)'의 행보로 연결지어 표현한 것이다.
 
와타나베는 일본에서 흔한 성씨 3위에 든다고 하니, 그야말로 평범한 개미들이 다른 나라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선진국의 위상을 반영한 결과다.
 
고위험 자산을 기피하고 안전자산을 추구하는 일본의 뿌리 깊은 전통을 깨고 일본의 장기불황에 맞서 엔화를 저금리로 빌려 해외의 고수익 및 고위험 자산에 투자해 환차익을 노리는 이 세력을 어떻게 봐야 할까? 

우리나라 보다 앞서 저금리 경제상황을 겪은 일본에서는 해외 고금리 상품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다수 있었고, 이들이 환율 등 경제 전반에 관해 쌓은 지식으로 무장하고 있었음도 이런 이름 뒤에 숨어 있는 것이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면서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표현도 잠시 우리 관심 밖에으로 사라지는 듯 했지만 그 개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세력은 JP모건의 보고에 따르면, 그 자금 규모가 40조엔의 규모로 세계 외환시장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그리고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여성 명사와 상관없이 남성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다고도 알려져 있다.
 
막대한 거래규모와 함께 와타나베 부인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엔화를 사고, 오르면 파는 '역투자전략' 때문이다. 크게 벌지만 크게 잃을 수도 있는 고위험 전략을 개인 투자자들이 한다는 것이 관심을 끈다. 

위에서 언급했듯, 처음 글로벌 금융권에서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별명이 생길 때부터 이들은 해박한 지식으로 무장하고 무대에 나왔다고 할 수 있다. 
헤지펀드들이 주로 단기간 동안 환율을 한 방향으로 몰고가는 추세추종전략을 쓰는 것과 반대다.
 
지난 3월 와타나베 부인들의 거래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투자전략이 정반대인 헤지펀드와 한판 붙었기 때문이라고 하니, 그 규모는 물론 대담성에서도 다시금 혀를 내두르게 된다.
 
한국 투자자들도 이에 빗대어 보게 된다. 국내의 금리가 계속 하락하고 투자처의 다각화에 관심이 높아진 요즘 국내 투자자들도 달러에 대한 관심 또한 많이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국내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연초 대비 약 25% 증가(498억800만달러)했다고 한다. 올해 최대 수준으로 집계된 것이다. 달러 예금 금리가 0.2% 것을 감안할 때 기업과 개인이 금리의 매력보다 환차익의 기대나 안전자산인 달러의 확보에 나선 것이라 볼 수 있다.
 
달러 약세의 전망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국과 주요국의 금리 격차가 좁혀진 점, 미연방준비제도(Fed)가 2% 이상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고 있는 점 또한 제로금리 정책을 장기화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끄는 이슈다. 일각에서는 달러 약세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다.
 
이러한 달러 약세 기조는 상품 수출국과 신흥국가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대부분 상품 비용이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낮아지면 수입하는 바이어의 입장에서는 더 저렴하게 구입하게 되므로 수출에 활기를 불어넣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달러 약세는 글로벌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고려해볼 만하며 일반인들에게 달러투자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달러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이다.
 
달러가 기축통화의 지위를 잃을 가능성은 아직 낮다. 쌀 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투자 성공의 기본 원칙이므로 달러의 약세가 예상될 때는 그 변동성을 감안하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투자자산을 다각화해 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와타나베 부인들의 대담함을 우리 투자자들이 겉으로만 따라해서는 안 된다. 달러는 안 망한다는 단순한 논리만으로 소중한 자산을 기약없이 묶어둘 수도 없는 일이다. 어느 때보다도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주식시장에서만 하더라도 일명 '동학 개미'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외국인이나 기관에 크게 못 미쳤다고 한다.

'와타나베 부인 신드롬'은 시장에 대한 안목과 단기 차익 보다는 중장기 투자전략은 최근 한국 증시를 흔들고 있는 동학 개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와타나베 부인이라는 개념이 오래 회자되는 것처럼 이제 글로벌 개념을 접목하면서 나서는 한국인들의 개별 투자도 성공적으로 오래 갈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김미경 메가미래라이프 동대구 지사장


카카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Copyright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전 1 / 0 다음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