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표준임대료' 검토 예고…전문가 "가격통제 정답 아냐"

2020-09-09 18:13:20

- 권한 가질 지자체 '전문역량' 부족 지적…이의제기 속출 가능성

[프라임경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표준임대료' 도입 시사 발언 이후 부동산 업계가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표준임대료 제도는 지자체별로 지역물가·경제사정을 고려해 기준이 되는 임대료를 고시하는 제도다. 제도가 도입되면 임대인은 신규계약을 맺을 때 고시된 기준을 바탕으로 임대료를 받아야 한다.

김현미 장관의 표준임대료 도입 시사 발언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김 장관은 "표준임대료 도입을 위해선 임대차 시장 전반에 대한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면서 "내년 6월 임대차 신고제가 시행되고 우리나라 전체적인 임대차 시장 정보가 쌓이면 그 때가서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사실상 표준임대료 도입에 대한 즉답은 피한 셈이다. 국토부도 "표준임대료 제도는 해외 선진사례 등을 참고해 도입 필요성을 검토 중에 있으나 정부 방침이 확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김현미 장관은 추가 발언을 통해 정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표준임대료 도입을 구상 중임을 암시했다.

김 장관은 "우리나라 국민의 재산 중 75%는 부동산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높다"면서 "부동산 시장을 투명·공정하게 관리하는 것이 국민 개개인 재산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국토부의 검토도 단순 필요성 판단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구체적이다. 국토부는 지난달 11일 표준임대료 제도와 관련해 해외 주요국의 사례를 설명하는 자료를 배포했다. 독일·프랑스 등에서 시행 중인 계약갱신청구권과 임대료 통제제도가 주요 내용이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독일은 기한 없는 임대차계약이 일반적이고 프랑스에서는 3년을 기본계약기간으로 한다. 두 국가 모두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해지가 불가능해 사실상 무제한으로 볼 수 있고 초기임대료도 제한된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독일 베를린에서 올 1월부터 5년간 임대료를 동결한 것 △미국 뉴욕이 주택건축시점에 따라 투 트랙으로 임대료를 통제하는 것도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김현미 장관의 발언과 국토부의 자료배포가 표준임대료 도입을 위한 명분 쌓기 과정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표준임대료 도입 시 실효성 문제와 부작용 발성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당초 임대차3법 시행부터 우려되는 요소가 많았다"며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한 시장경제에서 살고 있다. 시장경제에서는 수요와 공급 축에서 중간 합의한 점이 시세가 된다. 매매가 올라가면 당연히 전세도 올라가는 것인데, 정부가 임대료·임대기간 등에 깊게 관여하는 것은 재산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법률전문가인 장민수 법무법인(유한) 강남 변호사는 "섣불리 표준임대료 제도를 시행하면 임대료의 과도한 상승을 억제하려는 도입 취지에 따른 순기능보다는 공시지가에 대해 이의제기가 빈번하게 제기되는 것과 같이 표준임대료에 대한 이의제기가 속출하는 상황 등 부작용이 더 크게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표준임대료를 정하는 주체인 일선 지방자치단체가 표준임대료를 정할만한 전문적인 역량이나 행정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행정비용·민원소요 부담까지 생각하면 지자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차원에서 제도를 시행하더라도 관련 자료·연구 축적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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