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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용의주도' 보험사기 소탕전…적발 시스템 고도화

SIU 조직 개편, AI·빅데이터 기반 예측 시스템 개발 '잰걸음'

임고은 기자 | ige@newsprime.co.kr | 2020.09.11 17:42:49

최근 보험사기 건수가 급증하고 수법 또한 지능화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보험사기를 전담하는 전문 인력을 확대하고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사전 예측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최근 보험사기 건수가 급증하고 수법 또한 지능화되면서 보험업계는 보험범죄 적발 시스템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험사기는 불필요한 보험금 지출을 늘려 보험사 손해율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보험사가 이를 상쇄하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부담은 결국 일반가입자들에게 전가된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험사기는 해마다 강력범죄와 연계되거나 의료업 종사자, 보험설계사 등 전문가들이 가담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8809억원, 적발인원은 9만253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7982억원을 기록했던 2018년 대비 10.4%(827억원) 증가한 규모다. 하루 평균 254명, 금액으로는 24억원의 보험사기가 적발된 셈이다.

주요 생명·손해보험사는 보험사기를 전담하는 전문 인력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전 예측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기특별조사팀 의료·경찰 출신 확대, 전문성 강화

보험업계에서 보험사기에 대응하는 최전방 부서는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이다. 

SIU는 개별보험사가 보험사기를 전문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설치한 특별 부서로, 일반직원이 갈수록 지능화되는 보험사기를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만들어졌다. 국내에서는 1996년부터 삼성화재(000810)를 필두로 도입돼 생명보험사 19곳, 손해보험사 14곳에서 운영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화재 △DB손해보험(005830) △한화생명(088350) 등 주요 보험사들이 SIU 조직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담 부서를 세분화 하고 의료·경찰 출신 등 전문 인력 충원에 나섰다고 전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보험조사파트 인원의 절반가량을 경찰 출신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도로교통공단과 같은 전문 기관 경력직을 배치하는 등 수사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이를 활용해 보험금 부정수급이 의심될 경우 고강도 자체 조사와 사법기관 수사 의뢰를 통해 법적 절차를 밟아 강력한 사후조치를 시행 중에 있다. 삼성화재는 현재 AI를 활용한 보험사기 예방시스템 개선을 준비 중으로, IT기술 관련 인력 추가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DB손해보험(005830)은 지난해 상반기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SIU팀은 운영부서와 조사 지원부서로 나눠졌으며, 최근에는 담당 영역을 더욱 세분화해 전문성을 높이는 모양새다. 

SIU 운영부서는 조사 전문성 향상을 위해 자동차·장기조사센터로 구분해 보험사기 적발 기능을 강화했다. 조사부문에서는 최근 기획조사 단위를 신설해 신규 보험사기 조사테마 발굴 및 적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불법행위 병원과 정비업체 등 거래처 대응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한화생명도 올해 초 유의 병원 계도 등을 담당하는 조사 전담 인원 15명을 충원했다. 최근 의료기관의 불법 과잉치료가 증가하고 병원이 주도하는 실손 보험사기가 급증한 데에 따른 대응이라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지난 8월에는 간호사 출신 SIU 인력 2명을 보강하고, 빅데이터실을 설치하는 등 보험사기 분석 및 인사이트 제공에 필요한 디지털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

◆'인슈어테크' 보험사기 예측 시스템 개발 '속도'

각 보험사는 인력 개발뿐만 아니라 보험과 첨단기술을 접목한 '인슈어테크' 기반의 보험사기 사전 예측 시스템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해상(001450)은 지난달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보험사기 예측 시스템 'Hi-FDS'를 자체 개발했다. AI는 보험사기 유형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보험사기 고위험군 대상을 자동으로 선별해 탐지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공하는 의료기관 정보에 자사의 보험 정보를 결합한 후 보험사기 특징을 스스로 학습해 보험사기 탐지능력을 22배 향상시켰다.

오렌지라이프(079440)도 자체 기술력을 통해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한 보험사기 사전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과거 적발된 보험사기 사례를 기반으로 가설을 세우고 약 150개 변수를 생성해 대내외 빅데이터를 분석한 후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하는 식이다. 

해당 모델은 보험사기 유형 중 상당수가 보험계약 체결 시점부터 이뤄진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계약 과정에서부터 보험사기 의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은 업계 최초라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이를 통해 보험사는 상대적으로 보험사기 위험도가 높은 대상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범죄에 대한 보험사와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선제 대응이 가장 중요한데, 보험사기가 갈수록 지능화·조직화하면서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추세"라며 "보험사 내부 전담 인력을 강화하고,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새로운 조사 기법을 구축하면서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사전·사후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통해 사기 적발률을 높이고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보험사기 수법과 동향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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