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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최전방 '전문건설업계·노동계' 상생위해 '맞손'

코로나 위기 극복, 발주·원청 갑질 공동 대응 약속…"구조개혁" 한 목소리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9.16 17:07:37

전문건설업계와 노동계는 상생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건설업구조 개편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일선 건설현장의 카운터파트인 전문건설업계와 건설노동자들이 16일 공동선언문 발표를 통해 코로나극복과 건설업계 구조개혁에 함께 나서기로 약속했다.

건설노조와 (사)철근콘크리트 서울경기인천사용자연합회를 위시한 전문건설업계는 16일 오후 전문건설회관 4층 중회의실에서 '올바른 건설산업구조 정착과 노사 상생을 위한 건설노동자 전문건설업계 공동선언 기자회견' 열고 위와 같은 내용을 밝혔다.

건설업은 통상적으로 공사를 일으키는 발주자와 사업전반을 운영하는 시행자, 공사를 진행하는 시공사가 축을 이루고 그 외에 안전관리와 감리 등이 추가돼 있는 구조다. 

건설현장의 전체 공정가운데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을 꼽으라면 바로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빠질 수 없다. 또 원청 시공사로부터 각 부분을 도급받아 실질적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전문건설업체도 현장의 최전방에 있다. 대부분 일용직근로자를 포함한 현장 기술인력들은 원청 시공사가 아닌 전문건설업체에 고용돼 일한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그간 전문건설업계와 노동계는 사실상 건설업 구조상 가장 불리한 '을'의 관계에 있으면서도 서로 노사관계가 돼 반목하는 일이 많았다. 실례로 건설일용직노동자들의 국민연금 가입이 처음 추진되었을 때 전문건설업계가 반대의견을 낸 일도 있었다.

코로나와 잇따른 폭염, 폭우 등 외부에서 닥쳐온 위기는 노사를 손잡게 했다. 건설업의 특성상 기 발주된 현장의 경우 직접적인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경우 그대로 공사를 진행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당장 코로나 등의 요인으로 인한 타격이 가시화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코로나발(發) 위기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견제와 비판보다는 협력과 상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전문건설업계와 건설노조는 이번 공동선언을 통해 △일자리 확대 및 교용안정 △불합리한 입낙찰구조 개선 △질 좋은 건설일자리 창출 △인력양성체계마련에 힘쓸 것을 약속했다.

먼저 일자리 확대와 고용안정을 위해서 공공공사 조기발주와 착공, 인프라투자확대에 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현장에서는 지역민을 우선고용하고 내국인력 고용활성화에 힘쓰면서 복지향상도 노력할 예정이다. 건설산업 발전을 위한 노사협의회 활성화에도 상호 협력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노사는 최저가 낙찰방식과 근거 없이 유찰을 반복하는 등의 낙찰관행에 대한 개선과 페이퍼 컴퍼니 퇴출에도 뜻을 모았다.

불법하도급 근절과 적정임금제 시행으로 그간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주휴수당과 휴일 수당 등의 지급도 힘쓰기로 했다. 사회보험료와 퇴직공제부금 발주자 직납법제화와 함께 퇴직공제부금 인상노력에도 손잡는다.

특히 전문건설업계와 노동계에 공기압박에 따른 부담을 전가시켜온 일요일 현장을 완전 셧다웃(Shutdown) 시키는 것에 공동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외에도 산재사고 은폐와 공상합의 등을 퇴출하고 불합리한 안전관리비 요율정상화와 사용범위 확대에도 목소리를 함께한다.

인력양성을 위해서는 권역별 훈련센터 운영을 통해 기능공을 양성해 노동 강도 증가 없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키로 하고 기능인 등급제 시행에도 힘쓰기로 했다.

김학노 철근콘크리트 서울경기인천사용자연합회 대표는 "다들 상황이 어렵고 힘든데 노사가 머리를 맞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게 되니 즐겁다"면서 "각자 입장만 생각하기 보단 어려움 극복을 위해 서로 한 발짝씩 양보해서 더욱 진보하는 노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철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위원장은 "건설사업은 압도적으로 힘을 갖고 있는 시행사, 시공사가 전문건설업체와 전문건설노동자들을 쥐어짜 일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였다"면서 "최근 우리사회는 코로나 충격에 휩싸여 있고 이는 건설업에도 막대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투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사가 모여 상생으로 나아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화답했다.

강한수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토목건축분과위원장은 "한 시간 전에 2020년 임금교섭 조인식을 진행했다. 연이어 공동선언을 하게 됐다"면서 "갑을이 명확한 시공사와 전문건설업체, 건설사와 노동자간 계층이 갈리는 전근대적인 건설산업의 구조를 체계적으로 바꾸고 건설적폐로 불리는 관행들도 하나하나 노사가 머리를 맞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청춘버스와 건설근로자공제회 등을 통해 고령화되는 건설산업에 청년들이 유입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갈등을 한 번에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이번 공동선언으로 노사가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상호 이해노력을 통해 간극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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