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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도로 위, 지구 다 지킨다" 볼보 S90, 역시 안전 끝판왕

디젤엔진 전면 배제 전동화 전략 펼쳐…안전노하우 집약 '인텔리세이프 시스템' 적용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0.09.17 14:57:34
[프라임경제] 도로 위 사망사고를 '0'으로 만들겠다는 자신감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수십 년간 안전을 집요하게 추구해 온 자만이 할 수 있다. 그리고 자동차 브랜드 중 이런 포부를 자신 있게 말하는 곳이 있다. 바로 볼보자동차다. 볼보자동차는 항상 "안전은 옵션이 될 수 없다"고 외친다. 자동차와 안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볼보자동차는 오늘 날 전 세계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구한 것으로 알려진 3점식 안전벨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기술을 공유했다. 또 더 많은 생명을 구하고자 지난 해부터 자신들의 교통사고 조사팀이 축적한 정보와 지식을 모두에게 공유하는 프로젝트도 전개하고 있다.

그 결과 볼보자동차는 현재 안전의 상징이자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그런 볼보자동차가 최근 국내 수입차시장에 안전과 환경에 대한 배려가 담긴 모델을 선보였다. 안전은 알겠는데, 환경은 갑자기 왜 등장했을까. 

도로 위 안전을 넘어 지구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볼보자동차가 선보인 신형 S90. ⓒ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자동차가 새로운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도입해서다. 볼보자동차는 2040년 기후중립 달성을 위한 탄소배출량 저감 액션 플랜으로 모든 모델을 순수 디젤 및 가솔린 엔진 대신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출시 중이다.

이에 도로 위 안전을 넘어 지구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볼보자동차가 신형 S90을 통해 제시하는 럭셔리 진화를 경험했다. 시승에는 새로운 표준 파워트레인으로 'B' 배지와 함께 선보여진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S90 B5 인스크립션)이 사용됐고, 시승코스는 서울마리나(서울 영등포구)에서 출발해 네스트호텔(인천 중구)을 다녀오는 120여㎞.

4년 만에 새로워진 신형 S90의 가장 큰 변화는 키가 굉장히 커졌다는 것이다. 그것도 다리가 굉장히 길어졌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신형 S90 전장은 10~20㎜ 변화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요즘 트렌드를 비웃기라하듯이 이전 모델 대비 125㎜ 늘어난 5090㎜다. 억지로 늘려 놓은 느낌은 전혀 없고, 꽤 유려하다.

신형 S90 전장은 이전 모델 대비 125㎜ 늘어난 5090㎜다. = 노병우 기자


특히 늘어난 125㎜ 중 120㎜가 휠베이스를 늘리는데 사용됐고, 그렇게 신형 S90의 휠베이스는 3060㎜에 이른다. 덕분에 신형 S90은 E 세그먼트로 분류되지만 한 단계 위의 모델들과 비견될 정도의 넉넉한 실내를 확보했다. 전폭과 전고는 1880㎜와 1450㎜로 기존 S90과 큰 차이가 없다.

기본적으로 S90은 경쟁모델보다 차체가 보다 낮고 넓고, 길어 보인다. 설계할 때 대시보드에서 앞바퀴 축까지의 길이를 길게 하고, 오버행(앞바퀴 축의 중심선에 차량 앞 끝단 사이의 거리)을 상대적으로 짧게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단 보닛 길이를 좀 더 길게 만들어 인상이 전체적으로 웅장하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이다.

전면부는 T자형 헤드램프와 3D 형태의 아이언마크가 적용된 세로모양의 그릴이 자리하고 있고, 토르의 망치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헤드램프는 차량의 인상을 보다 강렬하게 완성한다. 후면은 시퀀셜 턴 시그널이 반영된 Full-LED 테일램프 등이 새롭게 적용됐으며, 직선형 디자인과 조화를 이뤄 중후한 느낌이 난다.

신형 S90 내부 모습. = 노병우 기자


이와 함께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실내는 외관에 적용된 직선형 디자인이 적용돼 일체감을 이룬 동시에 깔끔하면서 고급스럽다. 심플하면서도 시각적으로 넓고, 안락한 분위기가 나는 공간이다.

달라진 점을 꼽자면 시승 모델인 B5 인스크립션 트림에는 오레포스(Orrefors)의 크리스탈로 마감된 전자식 기어노브가 장착됐다. 

또 컨티뉴엄 콘 적용으로 업그레이드 된 바워스 & 윌킨스(B&W) 사운드 시스템이 들어갔으며, 재즈클럽 모드와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 등도 추가됐다. 아울러 뒷좌석에는 럭셔리 암레스트와 전동식 사이드 선블라인드, 리어 선 커튼 등을 추가로 제공한다.

B5 인스크립션 트림에는 오레포스(Orrefors)의 크리스탈로 마감된 전자식 기어노브가 장착됐다. = 노병우 기자


새롭게 도입된 B5 엔진은 48볼트 배터리가 출발가속과 재시동 시 250마력(5400~5700rpm) 터보차저 가솔린엔진의 출력을 보조하는 형태로 더욱 민첩한 성능과 높은 효율성, 배출 저감 효과를 낸다. 여기에 8단 기어트로닉이 맞물리며, 전륜으로 출력을 전한다. 

이런 구성을 통해 신형 S90 B5 인스크립션은 정지상태에서 7.2초 만에 시속 100㎞까지 가속할 수 있고, 11.3㎞/ℓ의 복합연비(도심 9.8, 고속 13.7)를 확보했다. 최대토크는 35.7㎏·m.

시동을 걸었을 때는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다. 전기모터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준 덕분이다. 이후 가속페달을 밟으면 가뿐하게 출발하고 매끈하게 달려 나간다. 일상주행에서 가속 시 강한 펀치력보다는 부드러운 가속감이 인상적이다. 

신형 S90 뒷좌석 모습. = 노병우 기자


길이가 5m가 넘음에도 출발가속이 꽤 경쾌하다. 여기에 변속기의 반응속도나 변속속도, 변속 시 질감 등은 주행 내내 군더더기가 없는 모습이다. 

주행 중 배터리는 적극적으로 운전에 개입하진 않지만, 필요한 순간에 영리하게 슬쩍 힘을 실어준다. 주행 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회생시스템이 작동돼 전력을 보충하는데, 이는 클러스터를 통해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고속구간에서의 정숙성은 어디 가서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2중 접합유리를 적용하고, 보닛을 비롯한 차 곳곳에 흡음재를 아낌 없이 배치한 덕분이다.

볼보자동차는 새로운 표준 파워트레인에 'B' 배지를 사용한다. = 노병우 기자


눈여겨 볼 부분 중 하나는 볼보자동차가 국내 자동차시장에 출시하는 모든 모델의 안전 최고속도를 180㎞/h로 제한하기로 했다는 사실이다. 심각한 교통사고로 인한 중상자 및 사망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이를 두고 "왜 굳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실 일상주행에서 제한속도까지 달릴 일은 거의 없다.

전반적으로 신형 S90은 중고속에서 속도를 끌어올리는 능력이 인상적이었고, 속도를 줄였다 다시 가속할 때는 물론 고속 이후에서도 속도를 내는 꾸준함이 돋보였다. 
 
신형 S90 역시 볼보자동차의 첨단 안전 패키지인 인텔리 세이프(IntelliSafe)가 탑재됐다. 앞차량과 간격을 유지하며 차선 중앙에 맞춰 조향을 보조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2(PA2)와 차량·보행자·자전거·대형 동물을 감지하고 교차로 추돌 감지 기능이 추가된 긴급제동 시스템인 시티세이프티, 도로 이탈 완화,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등이 대표적이다.

신형 S90은 일상주행에서 가속 시 강한 펀치력보다는 부드러운 가속감이 인상적이다. = 노병우 기자


PA2는 차선만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조향장치의 도움을 받아 자동차 스스로가 차선을 유지해 달릴 수 있도록 해준다. 양산화 된지 오래된 만큼 완성도가 상당하다. 직선, 곡선, 고속 등 어느 구간에서나 더할 나위 없이, 흔들림 없이 PA2를 이용해 신형 S90은 움직였다. 각 기능이 작동할 때의 위화감은 전혀 없고, 반응속도도 빠르다. 

의도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시승 차량들이 일렬로 달리다가 앞차와의 거리가 찰나로 가까워지자 신형 S90은 사고위험을 느끼고 브레이크를 작동시켰다. 운전자가 사고위험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스스로 시티 세이프티를 작동시킨 것이다.

'Top of the game'. 

신형 S90의 슬로건이다. 볼보자동차는 언제나 유행을 좇기보다는 자신만의 색깔로 승부했다. 그리고 시승 후 느낀 점 역시 신형 S90은 유행을 타지 않을 디자인, 부족함 없는 퍼포먼스, 합리적인 가격, 친환경성, 넘사벽이라 불리는 안전 등을 고려하면 그들의 바람대로 게임에서 승리자가 될 듯하다.

한편, 신형 S90 B5 인스크립션의 국내 판매가격은 66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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