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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 사업 분사' 결정…SK이노와 화해하나?

1년 넘게 지속된 배터리 분쟁…"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 농후"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0.09.17 16:11:50
[프라임경제] 전기차 배터리(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 침해와 특허를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간 분쟁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사 소식에 화해무드로 급전환되는 분위기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분쟁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사 소식에 화해무드로 급전환되는 분위기다. ⓒ 프라임경제


17일 LG화학에 따르면, 이날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지사업본부(배터리 사업) 분사를 최종 결의했다.

LG화학은 오는 10월30일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후 12월1일부터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분할 방식은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비상장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가지게 된다.

LG화학은 이번 분할 결정에 대해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재 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회사분할에 따라 전문 사업 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 단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LG화학은 분할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 확보 및 사업부문별 독립적인 재무구조 체제 확립을 통한 재무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LG화학은 관심을 모았던 신설법인의 IPO(기업공개)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이르면 연내 물적 분할을 단행한 뒤 2021년 상장할 것으로 예상중이다.

주목할 점은 LG화학에게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 리스크는 신설법인 상장에 부담요인이 된다는 것.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합의를 위한 물밑 작업이 다시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의 최종 판결(10월5일 예정)이 나오기 전 양사가 합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ITC가 LG화학 측이 요청한 조기 패소 예비결정을 받아들여 결국 협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데 근거한 추측이었다. 

그러나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최근까지도 장외에서 날 선 공방을 펼쳐, 양사 간 분쟁은 ITC 최종판결이 나야 끝날 분위기로 흘러갔다.

실제 양사는 지난 4일에 이어 6일 잇달아 상대방 측이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면서 자사의 주장을 담은 입장문을 내놓으며 공세를 이어간 바 있다.

한편, 업계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분쟁 해결의 핵심은 '합의금 규모'라고 입을 모은다. 양사가 지난해와 올해 진행한 협상이 계속 결렬된 것은 입장차 즉, 합의금 액수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탓이라고 주장한다. 

합의금뿐만 아니라 명분과 자존심에 기댄 감정싸움으로 번졌다는 점도 양사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결과적으로 이 감정싸움 역시 합의금 액수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합의금 규모를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로 예상한다. 다만, SK이노 측은 조 단위 합의금은 절대 없다는 입장이며 LG화학은 조 단위 합의금을 원하는 눈치다. 

하지만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홀로서기'를 선언한 현시점에서의 양사 분쟁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는 IPO를 준비하는 회사가 일상 업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규모 소송에 계류 중인 경우 상장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의 반발에도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을 택한 LG화학이 더 이상 수백억원이 드는 소송보다 신설법인 성장에 '올인' 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는 대목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ITC 최종판결을 코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LG화학 배터리 사업 분사 결정까지 더해지면서 양사가 배터리 사업에 역량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합의금 조율에 더욱 적극 나설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LG화학이 상장을 위해서라도 합의금 규모에 대해 양보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고, 소송에 부담을 느껴오던 SK이노는 합의금 규모가 수천억원 대로 줄어들면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빠른 시일 내 합의점이 도출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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