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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폭증에 신용융자 빗장 잠그는 증권사들

신용거래융자 17조5600억원…전년比 90%↑

이지운 기자 | jwn@newsprime.co.kr | 2020.09.17 18:17:34
[프라임경제]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거세진 가운데 증권사들이 잇달아 신용거래융자 중단에 나섰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거세진 가운데 증권사들이 잇달아 신용공여 중단에 나섰다. ⓒ 연합뉴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모두 17조5600억원으로 지난해말대비 90% 가까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최근 닷새 연속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현금이나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주식을 매수하는 제도다. 증권사별 차이는 있지만 대략 현금 1000만원을 맡기면 약 2000만원어치 주식을 살 수 있다. 은행 신용대출보다 비교적 요건이 단순해 주식투자자들이 쉽게 이용하고 있다. 

◆'빚투 폭증에 증권사 신용공여 한도 임박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 77조의3 6항'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신용공여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분의 100을 초과할 경우 신규 매수를 금지한다. 이는 자본 건전성을 우려해서다.  

NH투자증권(005940)은 신규 신용거래융자 신규 매수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NH투자증권은 오는 21일부터 별도 공지 날짜까지 일시적으로 신용거래융자 신규 매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삼성증권(016360)도 한도관리를 위해 신용융자 거래를 일시 중단했다. 

삼성증권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16일부터 당분간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이용할 수 없다"고 알렸다. 

삼성증권은 7월에도 이틀간 신용융자를 중단한 뒤 재개한 바 있다.

이외에도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가 신용융자 업무를 중단한 상태이며, 나머지 증권사들도 대부분 한도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 대출 증가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재무 건전성 위험수위 높아져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들은 통상 자기자본 60∼80% 정도를 개인 대상 신용공여에 사용한다. 한도가 거의 차면 예탁증권 담보 대출, 신용융자 순으로 신규 대출을 제한한다.

회사마다 대출가능 한도가 최대치에 달했다는 것은 이 돈을 빌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재무건전성 우려도 높아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용융자는 증시가 활황일 땐 문제가 되지 않지만 주가가 하락할 경우엔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 이는 증권사들이 자금 회수에 나서기 때문. 현행 규정에 따라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담보 비율을 140%로 유지해야 하는데, 주가가 떨어져 담보 가치가 하락하면 반대매매를 하거나 추가 증거금을 받아 140%를 맞춰야 한다.

문제는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대내외 변수가 줄어들면서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박스권을 넘어설 것이란 의견이 있는가 하면, 넘치는 유동성이 회수될 경우 주가가 기업들의 실적에 맞춰 적정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에 많은 유동성이 몰리면서 기업실적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높은 경우가 많다"며 "주가 조정기를 거치게 되면 빚을 내 투자한 투자자들이 우선적으로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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