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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부동산불패 끝났다던 한국…여전히 전쟁 중

"50년 잔치 끝났다" 비판부터 "일본 대폭락사태 재현우려" 공포감까지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20.09.18 14:46:20

10년 전 오늘 시장에서는 50년 부동산불패신화가 종결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팽배했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은 여전히 부동산과 전쟁 중이다.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최근 정부의 연이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꺾일 줄 모르는 부동산 가격 상승곡선을 보며 10년 전 부동산불패신화 종결론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의 여파는 국내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당시 부실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일으켰던 저축은행들이 무너졌고 건설사들도 줄도산이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2010년 부동산불패를 외치던 대한민국의 부동산경기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불패신화에 균열을 가져왔습니다. 당시 정부는 DTI제한을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 8·29 대책 등을 내놓으면서 급락사태를 막겠다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금융위기로 촉발된 부동산하락세에 인구하락, 베이비부머세대의 은퇴가 겹치면서 부동산가격이 점차적으로 내려갈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수요도 동반하락하게 되고 집을 소유한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집을 내놓을 것이라는 게 요지였죠.

몇몇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의 50년 상승 잔치가 끝났다"는 말과 함께 "1989년부터 20년간 이어진 일본의 부동산폭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주택이 소유에서 거주의 개념으로 전환되면서 내 집 소유의 열망이 쇠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결과론적으로 10년이 지난 오늘날 부동산시장은 당시 우려와 분석을 무색하게 합니다. 다시 살아난 부동산 불패론에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업계는 PF사업에 열을 올리면서 그 규모가 100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분양가상한제와 HUG보증 등으로 가격을 통제하려했지만 오히려 분양단지들은 청약당일 전체 마감되는 일이 보편화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결국 부동산불패신화가 다시 살아난 가장 큰 이유로 '학습효과'를 꼽고 있습니다. 경제가 출렁일 때마다 현금과 동산은 오히려 가치가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부동산은 일단 부피나 모양이 줄어들거나 변하지 않습니다. 

당장 매겨지는 시세나 호가는 변하지만 부동산가격상승을 주도하는 강남에서는 하락장에는 매물을 내놓지 않는 '단지단합'으로 대응하는 프로세스가 굳어진 상태입니다. 

전체적인 인구감소가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도심지와 수도권 집중으로 오히려 주요 지역은 인구가 늘어났습니다. 결국 소유보다 거주라는 개념도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부동산시장을 지탱하는 가장 큰 동력인 '심리'를 깨지 못하면 결국 백약이 무효합니다. 결국 학습효과를 만드는 반복된 패턴에 '예외'를 늘려가야 합니다.

지금 정부의 여러 대책들은 사실상 '각개전투'에 머물렀습니다. 결국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것은 개개의 전투보다도 핵심적인 한 번의 전략적 행동일 것입니다. 10년 후를 바라 보는 전략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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